상단여백
HOME 뉴스 국내
탈북청년, 세계시민이 되다.제3회 탈북청년 영어로 말하기 대회를 다녀와서..

[기사 하단에서 링크를 통해 취재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 <,탈북청년, 영어 말하기 대회>가 2013년12월 6일 종로 파고다학원에서 열렸다. ⓒ유코리아뉴스 오영필PD
 
▲ <,탈북청년,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발표자들의 발표에 환하게 호응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오영필PD

한국사회에서 영어는 무엇인가?
한국 사회에서 영어는 단순한 의미의 외국어가 아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기준으로 개인, 가정, 사회가 영어에 쏟아 붓는 유, 무형의 에너지는 실로 엄청나다. 명문 대학과 좁은 취업문을 뚫고 들어갈 수 있는 공인된 자격증과도 같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영어를 영어답게 사용하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던 중 탈북청년들의 영어로 말하기 대회 소식을 들었다. 과연 그 현장은 어떤 느낌일까? 탈북자들에게 영어란 어떤 의미일까 하는 새로운 호기심을 품고 12월 6일 종각에 위치한 파고다 학원 종로타워를 찾았다.

3회째를 맞는 영어로 말하기 대회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탈북청년, 영어말하기 대회”는 우양재단(이사장 정의승)과 파고다 아카데미(대표이사 박경실)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행사이다. 영어를 배우고 싶어도 비용이 많이 드는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힘들어 하는 탈북청년들을 위해 우양재단과 파고다 학원이 MOU를 맺어서 1인당 두 과목씩 70%의 할인을 해주고 있다. 현재 한 달에 백여 명 정도 수업을 듣고 있다고 한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우양재단의 박영철 간사는 “파고다 학원에서 영어 수업을 듣는 북한학생들이 자신의 친구들이 발표하는 것을 봄으로써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관심을 증폭시키고, 이를 통해 나도 저렇게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하게 됐습니다.”라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국문과 영문 서류심사 및 사전 전화 인터뷰를 통해 최종 결선 진출자 5명을 선정했다. 6시 30분 전후로 젊은 청년들이 삼삼오오 주최 측이 준비한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들고 행사장으로 모여들었다. 7시가 되자 150석의 자리는 어느 새 꽉 찼다. 사회자의 진행으로 영어 말하기 대회의 막이 올랐다.

나의 잊지 못할 에피소드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성렬씨는(한동대 4년, 국제지역학)중국에 머무는 동안 자신의 어머니가 중국 돈 3천원에 팔려간 경험이 있다. 처음에는 어머니도 자신이 팔렸다는 사실을 몰랐고, 중국남자와 몇 달을 살고 나서야 브로커가 그 남자에게서 돈을 받아 가져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중국에서 직접 보고 경험한 탈북여성들의 인권유린의 상황을 “자신이 살면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North Korean women have rights that should be protected and respected. Even though they are living in China illegally, the purpose of living there is just to get food. They are not thieves, terrorists, and murderers. They are just somebody’s daughter, somebody’s mother, and somebody’s wife. They are just like us. They just need some food for them to go back to their home. What if they had lots of food and wealth, and they had not defected from their country? Then they could have gone to school and received an education. It’s time to extend our hands to help them out from their sick places, and to support them with variety of ways to come to South Korea.

탈북여성들의 권리는 중국에서 보호를 받아야 하고 존중 받아야 합니다. 그들은 중국에서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지만 그들의 목적은 단순히 음식을 구하는 것 뿐 입니다. 그들은 도독이 아니며, 테러리스트들도 아니며, 강도도 아닙니다. 그들은 누군가의 딸이며, 누군가의 어머니며, 누군가의 아내입니다. 그들은 우리와 같습니다. 그들은 그냥 가족을 위해서 음식이 필요했고, 음식을 구한 후 다시 북한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자 했습니다. 만약 그들이 식량이 많고 풍요로웠다면 그래서 탈북을 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학교로 가서 교육을 받았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도움의 손길을 펼쳐서 저들의 인권유리의 고통에서 구출하고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해 탈북여성들이 한국으로 안전하게 올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입니다.

   
▲ 세번째 발표자,김진명씨가 "통일이 나에게 특별한 이유"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유코리아뉴스 오영필PD

통일이 나에게 특별한 이유
특유의 통통 튀는 발랄함으로 연단에 나선 세 번째 발표자, 김민정씨.(한국 외국어대, 2년 )함경북도 샛별이란 곳에서 10남매 중 8째로 태어난 그녀는 7살이 되던 해, 그의 가족들과 함께 두만강을 건넜고 2년이란 시간동안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을 거쳐 2000년 한국에 왔다. 어린 나이에 한국에 정착한 그녀는 곧바로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러나 충분히 한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이들은 담임선생님을 통해 그녀가 북한에서 온 걸 알았다. 그리고 그때부터 반 친구들의 왕따는 시작되었다. 결국 그녀에게 북한은 숨기고 싶은 상처가 되었고 통일은 대면하기 부담스러운 불청객에 불과했다.

그랬던 그녀에게 작년 여름, 6개월간 미국 어학연수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그 곳에서 만난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은 남한과 달리 자신이 북한에서 온 것을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받아주는 경험을 통해 그녀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된 것이다. 그곳에서 가장 놀라운 그녀의 경험은 북한 출신인 자신보다 그곳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들이 북한에 대해 훨씬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것과 남한과 북한의 통일을 진심으로 소망한다는 점이다. 그녀는 그곳에서 객관적인 북한의 정치와 역사를 배웠다. 북한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쌓아갈수록 통일을 소망하게 되었고 통일한국을 위한 자신의 비전을 찾게 되었다.


After reunification, when North Korea has freedom from oppression, they will need a lot of education. They will need education in communication, economics, law, and world relations. I would like to be a teacher there to educate them about this. My vision is to make an international school in North Korea. The most important thing at the school is to have an international community to build close relationships, even though the students are from different backgrounds. If they can connect with each other, then I hope that the North Koreans will develop and learn more about the world.

통일이 된 후 북한이 정부의 압박으로부터 자유가 됐을 때 그들은 많은 교육이 필요 할 것입니다. 그들은 소통하는 방법, 소비하는 방법, 새로운 법을 받아들이는 방법 그리고 세계와의 관계에 대해서 교육 받아야 할 것입니다. 저는 앞장서서 이들을 위해 이러한 일들을 도와줄 것입니다. 저의 비전은 북한에 국제학교를 만드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비록 다른 환경에서 왔을 지라도 인식, 차별 없이 가까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국제적인 공동체를 만드는 것입니다. 만약 그들이 세계와 연결될 수 있다면 그들은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될 것이고,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자원봉사의 유익한 점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홍설미씨는(20, 대입준비생)고등학교를 부천에 있는 국제학교에 다녔다. 그곳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생활한 경험이 있기에 영어로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이 “아름다운 가게”에서 자원봉사를 한 것에 대한 경험을 발표했다. 그녀가 생각하는 자원봉사의 유익함은 봉사를 받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봉사자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자원봉사를 하기 전 그녀는 사람 만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불편해 했다. 그러나 자원봉사를 통해 자신감도 생기고 사교능력이 향상되었다.

I volunteered with passion, and I felt happy. I am proud of myself when I doing something for others. We should be aware that helping others is a great way to help ourselves. This is what I learned through volunteer experience. Therefore, I will volunteer ceaselessly for others and myself.

저는 자원봉사를 하면서 항상 따뜻한 마음이었고 무척 행복했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을 때, 제 자신이 자랑스럽고 행복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자신을 위한 좋은 방법이란 사실을 알고 있어야합니다. 이것은 제가 자원봉사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사람과 제 자신을 위해 끊임없이 봉사할 것입니다.

   
▲ <탈북청년,영어로 말하기대회> 대상 수상자로 김성렬씨(가운데줄 왼쪽 두번째)가 선정되었다.ⓒ유코리아뉴스 오영필PD

 

이날 최종 결선에 진출한 5명 중 대상은 김성렬(남·28)씨가 수상했으며, 최우수상은 박은아(가명·여·24), 우수상은 김진명(여·21), 장려상은 김정복(가명·여·35), 홍설미(여·20)씨가 수상했다. 심사를 맡은 고루다 파고다아카데미 학원사업본부 이사는 "자신의 경험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주제를 표현한 점이 우수했고, 심사위원 및 청중들의 질의에도 침착하게 답변하는 모습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대상을 수상한 김성렬(남·28·한동대학교 국제지역학 전공)씨는 "이번 영어말하기 대회를 준비하면서 영어를 좀 더 깊게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며 "내 영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점검할 수 있었고 앞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장려상을 받은 홍설미씨도 대상을 받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기보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영어로 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신기했어요.”라고 답했다. 그녀는 내년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며 장래희망은 영어를 전공해서 영어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영어는 자신의 스토리를 담는 멋진 그릇.
이번 취재를 마치면서 스스로 영어란 무엇인가를 다시한번 생각해보았다. 영어를 비유로 표현하면 그릇과 같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그릇은 튼튼하며 보기에도 아름다운 그릇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보기에 좋은 그릇도 그 안에 음식물이 담겨있지 않다면 사람들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영어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높은 토익과 토플점수, 유창한 회화실력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고유한 생각이나 다양한 경험들이 없다면 빈 그릇에 불과할 뿐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영어에 집중하는 에너지만큼 영어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내 생각의 깊이와 다양한 인생경험을 쌓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스토리는 스펙을 이긴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형식도 내용을 이길 수가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탈북자들은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자기만의 고유한 인생경험을 가진 탁월한 이야기꾼들이다. 그들이 북한과 중국에서 몸소 체험한 일들은 결코 부끄러워하거나 숨겨야만 하는 일들이 아니다. 남한 사람들이 경험하기 힘든 고통과 불의와 어려운 과정들은 남은 인생에서 커다란 정신적 유산이 될 수 있다. 고난이 현재형으로 진행되면 그것은 말 그대로 고난에 불과하지만 그 고난에서 벗어나 과거형이 되면 그것은 평생 소중한 추억이요,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그들은 과거의 어둠과 시련을 승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 도구로 영어는 최상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왜냐하면 영어를 통해 남한 사람들이 갖고 있는 근거없는 편견을 깰 수 있고 동시에 세계시민으로서 지역과 인종과 나이를 넘어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탈북청년, 영어로 말하기 대회는 어제의 미운 오리새끼가 내일의 백조가 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확인하는 날이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발표한 친구들 중 언젠가 세계시민 앞에서 자신의 살아온 인생과 거기서 얻은 깨달음과 교훈들을 유창하게 영어로 표현하는 그 날을 감히 상상해본다.

 

 [취재 동영상 바로보기]

오영필  zerophil@hanmail.net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