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국내
통일코리안의 조건, 개개인의 존엄장성택의 숙청을 보며

북으로부터 섬뜩한 소식이 들려옵니다. 12월 8일에는 북한의 확대정치국 회의에서 북한의 2인자였던,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이 체포되어 끌려 나갔습니다. 김정은을 향해 부부가 함께 노래를 불렀던 그의 측근 리용하와 장수길 행정부부장은 한 달 전에 이미 공개 처형을 당했습니다. 몇 달 전엔 김정은이 마식령 스키장 건설을 태만히 했다고 그 건설책임을 맡은 북한 장군을 처형했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0년에는 북한의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물어 노동당 재정계획부장 박남기를 공개 처형했다는 보도도 있었지요.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한국전쟁이 끝난 뒤 북한의 2인자였던 박헌영이 간첩으로 몰려 처형당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아무리 고위인사여도 최고지도자의 눈밖에 나면 한순간에 지위뿐만 아니라 목숨이 날아갑니다. 파리 목숨보다도 더 가볍게 인간의 목숨이 취급되고 있습니다. 고위직이 이렇다면 사회의 하층민과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얼마 전 ‘관상’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저는 2005년에 쓴 책 <코리아, 다시 생존의 기로에 서다>에서 조선문명을 완성한 세종의 업적을 일순간에 뒤엎어 조선문명을 파괴한 자로 수양대군과 한명회를 꼽은 적이 있습니다. 수양대군은 사실 ‘세조’라 칭할 것이 아니라 연산군처럼 ‘수양군’으로 칭해야 마땅하고, 한명회는 ‘책사’(策士)가 아니라 ‘간흉’(奸凶)으로 규정되어야만 역사가 바로 설 수 있습니다. 그 당시 세종과 함께 조선 문명을 완성하는 데 일익을 담당한 김종서와 황보인이 처참하게 살해되고 그 식구들은 일순간에 노비로 전락합니다. 그리고 수양대군은 형제인 안평대군과 금성대군을 죽이고, 성삼문 등 세종이 배출한 걸출한 인물들(사육신)도 찢어 죽이고, 김시습을 비롯한 뛰어난 인재들(생육신)이 세상을 등지고 살도록 만들었습니다. 권력욕으로 아버지 세종의 업적을 파괴했을 뿐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처절하게 짓밟았습니다. 이로써 우리 민족사는, 조선의 역사는 결정적으로 뒤틀려집니다.

사실 우리 남한의 현대사에도 이러한 유형의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이승만 정권기에 제헌의원이자 초대 농림부장관이며 국회부의장 및 대통령후보까지 지냈던 조봉암이 평화통일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간첩으로 몰려 처형되었습니다. 박정희 정권 때도 수많은 사람들이 간첩사건에 몰려 사형을 당했지요. 그리고 전두환 일당들은 권력욕으로 수많은 광주시민을 학살하고 정권을 잡았고, 5공 내내 무수한 사람에게 고문을 가하고 또 죽였지요.

인류의 오랜 역사를 보면 사형제라는 것이 권력욕의 도구로 얼마나 잔인하게 사용되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신의 구속과 자의적 처벌이라는 것이 얼마나 인간의 존엄을 속박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근대 민주주의의 ‘대헌장’이라고 하는 1215년의 영국의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는 “어떠한 자유인도 국법과 판결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 또는 구금되거나 재산을 박탈당하거나 추방되지 않는다”고 규정했습니다.

이러한 인권 개선의 역사는 곧 민주주의의 역사가 되는데, 1776년의 <미국 독립선언서>는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고, 하느님은 몇 개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했으며, 그 권리 중에는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추구가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이것을 백인만이 아니라 유색인종인 흑인에게도 적용시킨 것이 1863년 링컨의 노예해방이며, 이것을 법적인 것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적용시키도록 한 것이 1963년 마틴 루터킹의 공민권운동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 속에서 1948년 <유엔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되어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 사람은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며, 서로에게 형제의 정신으로 대하여야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헌법 1조로 하여 건국한 나라가 바로 ‘독일연방공화국’(서독)입니다. 독일연방공화국은 헌법 1조에 “인간의 존엄성은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 이 존엄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이 모든 국가권력의 의무이다”라고 했습니다. 독일국민들은 이 헌법 1조에 따라 니치즘에 찌들은 독일 국민들의 의식을 바꾸어내고 사회를 바꾸어냈습니다. 독일이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루고,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국가가 될 수 있었던 바로 이 헌법 1조의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우리가 통일을 노래하며 대망하고 또 이것을 위해 우리가 헌신하는 이유는 통일코리아가 모든 사람이 존엄하게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희망 때문입니다. 통일코리아가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 따라서 존엄하게 살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것을 헌법 1조로 삼아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하고 또 고양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따라서 통일코리안(United Korean)은 지금부터 이러한 헌법 1조, 이 가치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하루하루의 일상생활에서, 한 사람 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모든 사람들의 존엄성을 인식하고 또 보호하고 존중하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통일을 꿈꾸며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여와 야, 좌와 우를 떠나 어떤 사람이 거대한 명분을 내세우며 자기의 세치 혀나 어줍잖은 글을 통해, 그리고 때로는 합법화된 국가체제를 이용해 사람 개개인의 존엄성을 짓밟는지 잘 살펴야 합니다. 우리는 보수와 진보를 떠나 길거리의 구호나 인터넷의 댓글에서 ‘박살내자’, ‘처단하자’는 사람을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이들이 바로 ‘모든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인간의 존엄’에 우리 판단의 기준을 두지 않고 다른 어떤 것에 판단의 기준을 두면 결국은 북한의 수령체제가 하는 짓, 조선시대 ‘수양군’이 했던 짓, 남한의 독재체제가 했던 짓을 또 다시 반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은 존엄합니다. 설령 죄인이라도, 죽을 죄인이라도 존엄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판단으로 다른 사람을 모욕하고 죽여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생각이 갈갈이 찢어진 우리 사회와 우리 민족을 구하고 그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코리아협동조합 대표>

 

배기찬  baekichan@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