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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홍대 클럽, 내일은 평양 클럽!”젊은이들이 그리는 통일 상상력! <제1회 마중물 음악회> 공연 소식

 “오늘은 홍대 클럽 내일은 평양 클럽
홍대에서 피자 먹고, 평양에서 냉면 먹자
오늘은 홍대 클럽 내일은 평양 클럽
홍대에서 커피 한 잔, 평양에서 소주 한 잔
오늘은 한라산에 내일은 백두산에
등산도 올라가고, 천지 구경 실컷 하자
오늘은 한강에서 내일은 대동강에서
한강에서 낚시하고 대동강에서 수영하자
오늘은 시청광장 내일은 김일성광장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추고, 떠들어 보자”

지난 11월 1일 금요일 밤, 대학로 동숭교회 1층에 마련된 까페에쯔에 울려 퍼진 1인조 인디밴드 ‘하늘 소년’이 부른 노랫말 중 일부이다. 오늘은 홍대 클럽에서 놀고, 내일은 평양 클럽에서 놀고, 하루는 홍대에서 커피 한 잔, 다음 날은 평양에서 소주 한 잔 하겠단다. 당찬 이 젊은이의 포부가 어른들의 눈으로 보기에는 당돌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이제까지 우리는 통일해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하지만 어른들이 얘기해 온 통일의 당위성이나 한민족의 핏줄 이야기는 이제 젊은이들에게 소위 ‘먹히지’ 않는 이야기가 되었다. 전쟁을 겪지 않았고 또 북녘 사람들과 살아본 경험이 전혀 없는 세대에게, 통일은 관심 밖의 딴 세상 이야기인 것만 같다. 하지만 동시에 참 아이러니하게도, 어떻게 접근을 하느냐에 따라 즐거운 상상력이 발휘되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늘 소년’은 이 노래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예전 ‘꼬꼬뮨밴드’로 활동을 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인문학 콘서트에 출연하게 되면서 ‘오늘은 홍대 클럽, 내일은 평양 클럽’이라는 주제에 맞춰 곡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가 이 날 부른 또 하나의 노래, ‘꽃과 단풍이 안부를 묻네’라는 곡은 봄꽃은 남쪽에서부터 점점 올라가면서 피고, 가을 단풍은 북쪽에서부터 점점 내려오는 것을 모티브 삼아, 남과 북이 서로 평화의 안부를 묻는 은유적 가사를 붙여 노래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노래를 함께 신나게 듣고 즐기는 이 자리는 북한출신 청년들 중 대학졸업자들과 직장인들의 모임인 <With-U>가 무연고 탈북청소년들을 돕기 위해 마련한 “제1회 마중물 음악회” 자리였다. 공연 티켓을 보니, 북한 출신 청년 선배들의 응원이 마중물이 되어, 후배들의 마음 속 펌프로부터 희망과 잠재력이 콸콸 쏟아져 나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마중물’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고 한다.

   
▲ 제1회 마중물콘서트, 음악회 후 토크콘서트가 진행되었다. ⓒ유코리아뉴스 김성옥

한국에 온 지 올해로 10년이 된 With-U의 사무국장 강원철씨는 6개월 전부터 With-U 멤버들과 함께 이 공연을 준비했다고 한다. 이 공연의 수익금은 무연고 탈북청소년들이 함께 사는 ‘가족’ 그룹홈에 전액 기부한다는 계획이다. 탈북청소년들을 돕기 위한 후원 행사들이 그동안 여러 단체에서 있었지만, 이번 행사는 다양한 출연자들이 공연 순서를 채운 덕에 다채로운 악기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참석자들에게는 눈과 귀가 즐겁고, 무엇보다 무연고 탈북청소년들을 돕는다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이 공연을 만들어갈 수 있었던 계기에 대해 강씨는 모든 분들의 재능기부로 가능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공연 장소인 까페에쯔는 동숭교회 측에서 좋은 취지를 듣고 무료로 대여해주었고, 사회자로 나선 개그우먼 김효진씨, MBC개그맨 최현진씨와 음악인 이창민씨의 우쿨렐레 듀오 ‘지미 브라더스’, 홍대 인디밴드 ‘하늘 소년’과 ‘남.여.울’, 아코디언 연주자 ‘조미영’씨 모두, 출연료 없이 기꺼이 함께 해주었다고 한다. <With-U>의 멤버들이 탈북청년으로 한국에 와서 지금까지 여러 많은 도움을 받기만 했었는데, 이제 더 어려운 형편에 있는 탈북청소년들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발 벗고 나섰다고 하니, 이에 공감한 분들이 모두 기쁘게 도움을 준 것이었다.

   
▲ 제1회 마중물콘서트, '하늘소년'의 김영준씨. ⓒ유코리아뉴스 김성옥

세 번째 공연 순서자인 ‘하늘 소년’의 김영준씨는 이날 유코리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젊은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통일 예술 프로젝트에 대한 꿈을 이야기했다. 시인, 글 작가, 그림 작가, 밴드 등이 모여, 통일에 대한 아카데미나 세미나를 함께 듣고, 스터디 하고, 이렇게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예술 프로젝트를 함께 만들어가는 일을 구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어른 세대가 말하는 통일의 당위성도 중요하겠지만, 젊은이들을 위한, 젊은이들에 의한, 젊은이들의 창의적인 통일 예술 작업이 결국 딱딱한 통일 이슈를 젊은이들에게로 가져갈 수 있는 좋은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며칠 전 미국의 “버진 아메리카” 항공이 기내 안전 수칙에 대한 영상을 뮤직비디오로 참신하게 제작하여 발표한 것이 큰 화제가 되었다. 이 영상은 영화 ‘스텝업2’, ‘스텝업3’, 그리고 저스틴 비버의 3D 콘서트 필름을 제작한 John M. Chu 감독이 제작을 지휘했고, 미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So You Think You Can Dance"와 "American Idol" 출신 36명이 노래와 랩, 브레이크댄스, 컨토션(contortion, 연체 곡예) 등을 선보이며 출연했다.

평소 기내에 탑승했을 때, 안전 수칙을 설명하는 승무원이 앞에 나오거나 안내 동영상이 나와도 끝까지 집중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 유사시를 위해 굉장히 중요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비행기를 탈 때마다 반복해서 들어왔던 내용이기도 하고, 이제까지 아무 일 없었는데, 오늘이라고 별 일이 있겠냐는 ‘안전 불감증’때문이다. 

비행기에서 교과서처럼 제시되는 비행 안전 수칙이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나 이처럼 통통 튀는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로 만들어졌을 때, 탑승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하고 보게 된다.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랩과 미녀의 안내 설명에 자연스레 귀를 기울이고, 현란한 댄스와 수시로 바뀌는 화면에 눈을 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 자연스레 숙지된 비행 안전 수칙은 탑승자들의 뇌리에 정확하게 남는다.

통일에 대한 접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늘 교과서처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구호는 정작 통일 세대인 젊은이들에게 더 이상 진정한 ‘소원’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분단 위기 불감증’, ‘통일 인식 불감증’이 편만해져 있다. 통일이 진정 ‘이 나라 살리는’ 통일이고, ‘지금의 나를 살릴’ 통일이라면, 그 당연하지만 너무나 교과서적인 통일이야기를 이제는 좀 더 참신하게 풀어내는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 젊은이들에게 통일의 중요성을 정확히 설파하거나 설득시키지 못하는 어른이라면, 오늘 물 좋은(?) 홍대 까페에서 노는 것이 마냥 즐거운 이 젊은이들이, 더 물 좋은 대동강변 평양 클럽에서 노는 이 즐거운 상상의 흐름을 막지 마시라. 그리고 그들이 스스로 ‘통일’을 말하도록 지원해주고 이끌어 주는 ‘마중물’의 역할 또한 게을리 하지 말길 바란다. 막상 통일 역량을 폭포수처럼 콸콸 쏟아내 줄 이들은 기분 좋은 상상력으로 똘똘 뭉친 이런 젊은이들이다.

김 단  jade4nk@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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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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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소년 2013-11-06 16:30:25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유코리아를 통해 통일이 앞당겨 졌음 좋겠습니다. 화이팅! ㅎ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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