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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협동조합을 선택했나?‘통일코리아 협동조합’(가칭)을 추진하며

왜 ‘굳이’ 협동조합을 하려고 하는가. 스스로의 고민이기도 했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받았던 질문이기도 하다. 굳이 ‘굳이’라는 부사가 들어간 이유는 사람들이 보기엔 협동조합 속에 별 메리트가 없었던 것이다. 사회적 기업처럼 정부 지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더군다나 조합원들끼리 회의와 경영한답시고 좌충우돌하다가 좌초하기 딱 좋은 게 협동조합이다. 그런데 왜, 굳이 협동조합을 하려는 걸까.

나름의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우선, 영역별 통일 매거진이 협동조합에 딱 맞아보였다. 한마디로 협동조합이라는 옷이 영역별 매거진엔 안성맞춤이었다. 각 영역에서 통일을 준비하는 개인이나 단체가 각자의 전문성, 활동 내용을 그대로 펼쳐나갈 수 있는 장이 바로 매거진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봤고,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호응해줬던 것이다. 필자가 영역별 통일 매거진을 생각한 건 지난 2012년 2월 통일비전캠프에서다. 우연히 통일 관련 단체장들 모임에 끼게 됐는데 마침 통일운동(사역)의 방향을 나누고 있었다. 단체는 달라도 방향은 하나였다. 영역별 통일 일꾼을 훈련해야 한다는 것! 깊이 공감이 됐다. 그렇다면 언론으로서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던 중 영역별 통일 매거진을 떠올렸던 것이다. 여러 사람들과 발행 여부와 방법을 놓고 논의하던 중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소식을 접했고, 앞뒤 재지 않고 ‘이거다’라고 뛰어든 것이다.

둘째는 연합과 자립, 봉사라는 협동조합 정신이 성서의 가르침과 그대로 닮아 있기 때문이다. 성서 느헤미야엔 이스라엘 민족의 자존심인 예루살렘성이 이방인들에 의해 불타고 무너진 것을 다시 재건하는 장면이 드라마틱하게 묘사돼 있다. 성벽 재건에는 남녀노소, 지역․계층의 구분없이 골고루, 능력껏 참여했다. 강제 노역이 아닌 자원 봉사였다. 그들에게 성벽 재건은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이었다. 협동조합의 정신과 너무나 부합하고 있는 것이다. 중간중간 적들의 놀림과 침입, 내부 분열이 있었지만 성벽을 재건하려는 일치 단결된 힘을 풀지는 못했다. 무너지고 불탔던 성벽은 단 52일만에 기적처럼 재건됐다. 신약성서에서도 각자 부르심과 달란트대로 연합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몸을 세워간다고 했다(엡 4:16). 서로 다른 달란트를 가진 사람들이 연합해서 전체를 세워가는 것, 그것이 바로 기독교 정신이자 협동조합 정신이다.

셋째는 협동조합이 통일 후 경제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간 경제 격차는 통일 과정이나 이후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걸 독일통일의 경험이 말해주고 있다. 2012년 현재 국민총소득(GNI) 기준 남북한 경제 규모는 1279조 5000억원 대 33조5천억원이다. 38배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상황의 개선이 없다면 통일이 되어서도 북한 주민은 2류나 3류 시민으로 살 수밖에 없다. 통일은 또 다른 사회 분열이나 갈등에 다름 아닌 것이다. 이같은 현상을 완화하는 길은 북한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고속도로나 항만, 호텔, 전기․통신 등 인프라는 당연히 외국 자본이나 국내 대기업들의 투자가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의 생업이나 취업과 관련해서는 다른 형태가 필요하다. 북한 주민에게 낯설지 않고, 남한의 자본주의를 닮지 않은 형태, 그것이 바로 협동조합이라고 보는 것이다. 협동조합이 통일 이후 북한의 경제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남한에서부터 롤모델이 나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부단한 시행착오는 불가피한 것이다. 이것이 필자가 협동조합을 고집하는 중요한 이유다.

협동조합은 준비가 긴 만큼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준비를 오래 한 만큼 성공하는 게 어디 협동조합뿐이겠는가. 그만큼 협동조합이 지금 붐을 이루고 있고, 그만큼 준비 없이 뛰어드는 경우가 많은 지금의 협동조합 분위기를 우려하기에 나온 얘기다. 3년 정도는 준비해야지 그나마 어느 정도 성공 가능성을 담보할 있다는 어느 전문가의 이야기도 읽은 적 있다.

그에 비해 영역별 통일 매거진 발간을 위한 협동조합은 구상은 비로 1년 반 전에 했지만 본격 준비를 한 건 몇 개월밖에 되지 않는다. 올 2월 말 ‘통일넷’이란 이름으로 유코리아뉴스 차원에서 협동조합 창립총회까지 했지만 이사장 선임 문제가 늦어져 차일피일 연기되던 차에 4월 쯤 배기찬(세종인 대표, 평통기연 사무차장) 교수께서 이사장을 수락해 주셨고, 그 직후 통일코리아 발행인이신 오성훈 목사께서 ‘협동조합을 같이 하자’고 연락해 오셨다. 기존 큐티진 통일코리아를 매거진으로 전환하고 유코리아뉴스와 합병 형태로 협동조합을 추진하자는 거였다.

   
▲ 지난 2월 열렸던 협동조합 통일넷 창립총회 모습. 통일넷은 이제 더욱 확대된 통일코리아 협동조합가 자연스럽게 대체하게 됐다. ⓒ유코리아뉴스 DB

생각지 못한 변수였다. 그러나 당황스런 변수가 아닌 힘이 되는 변수였다. 가속도가 붙는 변수였다. 규모도 훨씬 커졌다. 온라인 기반의 유코리아뉴스에다가 오프라인의 잡지, 그리고 출판, 거기다 앞으로 하게 될 모바일까지 준비해야 했다. 조합원을 모으기에 앞서 사업계획서를 탄탄하게 짜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우선 6월 초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매거진의 필요성, 통일코리아와 유코리아뉴스에 대한 평가를 객관적으로 받아보고 거기에 맞춰서 사업계획을 세워야 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백지에서 새로 시작하는 심정이었다.

6월 한 달간 사업계획서 초안을 마련했다. 몇 차례의 논의 끝에 객관적이고 입체적인 북한․통일 보도, 영역별 통일 일꾼 발굴․육성, 통일한국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과 사명 제시로 협동조합의 목적을 잡았다. 사업은 월간지 통일코리아를 계간지로 전환하되 북한․통일 관련 이슈들을 심층 분석하고, 단행본은 통일선교 관련 기초서를 문고판 형태로 보급하고, 통일 단체들과 연계한 영역별 아카데미, 다양한 연중 이벤트를 벌여간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서울․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 해외 디아스포라까지 조합원을 확보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7월 한 달간은 이 사업계획서 초안을 들고 몇몇 전문가들을 찾아갔다. 리뷰를 하기 위해서다. 공통된 지적은 북한․통일 미디어 협동조합 형태로는 2000명 조합원 확보는 불가능하다는 거였다. 물론 협동조합 취지나 잡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100% 공감해주셨다. 소수의 직원 미디어 협동조합으로 갈 건지, 아니면 미디어를 뛰어넘어 포괄적인 협동조합으로 갈 건지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섰다. 머리를 맞댔다. 결론은 기왕 무브먼트 차원에서 시작한 만큼 미디어를 넘어 통일선교 차원의 협동조합으로 영역을 넓히기로 했다. 마침 배 교수께서 구상중이던 뉴코리아무브먼트(지자체간, 혹은 면 단위의 남북 교류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모든 영역에서 통일을 준비하자는 취지의 운동)를 협동조합 우산 아래 끌어들이니 모든 게 딱 맞아떨어졌다. 강연, 콘서트를 통해 전국을 누비는 이 무브먼트를 통해 콘텐츠는 물론 조합원 확보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통일코리아 협동조합(가칭)은 10월 3일 발기인대회를 거쳐 11월 11일에 창립총회를 갖는다. 계간지 통일코리아 겨울호는 12월쯤에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지금은 창간호 준비와 발기인 대회 준비가 한창이다. 이미 지난 8월호부터 통일코리아 작업을 함께해오고 있다. 협동조합 통일코리아는 이미 출항한 셈이다. 다만 깃발을 아직 올리지 않았을 뿐.

※전문은 통일코리아 9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김성원 기자  op_kim@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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