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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이미 개혁·개방으로 접어들었다고 본다”조봉현 IBK 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기독교통일포럼 발제에서 제기

김정은 등장 이후 북한이 본격적인 개혁·개방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조봉현 IBK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3일 오전 경동교회 장공기념관에서 열린 한국기독교통일포럼 주최 포럼 발제를 통해 “북한은 이미 개혁·개방으로 접어들었다고 본다”며 “북한은 개혁·개방이라는 표현 대신 ‘우리식 시장주의’라고 하지만 실제 내용은 개혁·개방”이라고 설명했다.

   
▲ 조봉현 IBK 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유코리아뉴스

조 연구위원의 이 같은 언급은 지난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지시로 발표한 ‘우리식의 새로운 경제관리체계를 확립할 데 대하여’란 제목의 경제조치, 일명 ‘6·28 조치’가 조금씩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6·28 조치는 농업 생산량에 대한 당과 농장 조원의 일정 비율 분배, 중소 규모의 공장이나 기업에서의 독립채산제와 월급제 시행 등을 골자로 한 북한의 경제 개혁 조치다.

조 연구위원은 “지난해 북한의 식량 사정이 좋아졌고 이것은 화학비료 사용이라는 직접적인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크게는 6·28 조치로 인한 농업 개혁이 생산 증대로 이어진 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하지만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이 끊기다시피 하다보니 여전히 북한은 50~130만 톤의 식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전반적인 경제 사정에 대해서도 조 연구위원은 “최근 들어 북한 경제가 다소 나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6·28 조치 등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전체적인 기업 가동률을 끌어올리기엔 원자재, 전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연말 미사일 발사와 올 2월 3차 핵실험 강행, 4월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 등 북한의 잇따른 강경책에 대해서는 “이것은 통치 목적의 강경책이었고 경제 문제를 풀지 못하면 결국 김정은은 체제 불안정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김정은은 경제문제 해결에 더욱 치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선특구, 황금평 개발 등 북한의 경제특구에 대해서는 중국식이나 베트남식이 아닌 싱가포르식 모델이라는 새로운 관점도 제시했다. 조 연구위원은 “싱가포르 모델은 정치는 국가가 통제하지만 경제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자율권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여러 차례 싱가포르를 방문하고, 싱가포르 관료들을 북한에 초청해 북한 공무원 대상 교육을 실시한 것도 그 같은 방향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올 5월 29일 북한은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했다. 조 연구위원에 따르면 이 법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북한의 각 주요 도시마다 하나의 경제특구를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국 투자회사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10년 이상 투자할 때 3년간 면세, 2년 미만일 경우 50% 감면 등이다. 북한 노동자의 급여는 30유로로 개성공단 노동자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외자를 유치하겠다는 북한의 의지가 담겨 있는 셈이다.

북한은 2011년 한 해 동안 306개 기업으로부터 14.37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 국적은 주로 중국이 많지만 영국 등 유럽 기업, 이집트 등 수십 개 나라가 참여했다.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김정은의 최대 오판이 바로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라고 지적했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도 처음엔 폐쇄까지는 생각을 안했고 4월 말 재가동을 목표로 했는데 남한 당국이 근로자들을 철수한 게 북한을 당황스럽게 한 것 같다. 북한은 아직도 개성공단 재개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4월 3일 남측의 통행을 제한한 데 이어 4월 9일엔 북한의 근로자들을 일방적으로 철수한 바 있다.

조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요구하는 재발 방지를 북한이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북한 군부의 마지막 자존심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재발 방지를 얘기하는 순간 개성공단 문제의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걸 인정하는 건데 그걸 못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 측이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에 북한이 독자적으로 공단을 가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 3일 오전 경동교회 장공예배실에서 열린 한국기독교통일포럼에서 조봉현 IBK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의 발제를 참석자들이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조 연구위원은 “개성공단이 어떻게 되느냐가 향후 남북 관계를 결정지을 것”이라며 “결국 개성공단은 폐쇄 수순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의 폐쇄로 남북 관계도 최대 고비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통일부장관의 마지막 제안이나 대통령의 전제조건 등은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점을 말해주는 것 아닌가”라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조 연구위원은 사견을 전제로 “우리 정부가 유연성이 좀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회담 당사자에게 전권을 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까 협상도 어려운 것”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개성공단이 폐쇄되는 것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상화로 가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성원 기자  op_kim@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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