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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통일은? 그리고 교회는?한반도평화연구원, ‘제38회 KPI평화 포럼’ 개최
   
▲ 한반도평화연구원(원장 전우택)이 17일,명동 청어람 소강당에서 개최한 ‘통일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 주제 제38회 KPI 평화 포럼 장면. 왼쪽부터 이해완 교수, 전우택 원장, 윤덕룡 연구위원, 이문식 목사. ⓒ유코리아뉴스

한반도평화연구원(KPI. 원장 전우택)이 17일 명동 청어람 소강당에서 ‘통일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이란 주제로 ‘제38회 KPI평화 포럼’을 개최했다. 통일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자리였다.

이해완(성균관대) 교수는 민족주의적 통일의 당위성이 점차 희미해져가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해답으로 민족주의가 가지기 쉬운 ‘폐쇄성’, ‘배타성’, ‘자기중심성’을 극복한 ‘열린 민족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열린 민족주의’란 대외적으로 다른 민족이나 나라들과 평화적 공존을 지향할 뿐만 아니라 대내적으로도 인류보편적 가치를 품고 동시에 민주적 시민사회의 다양한 사회문화적 가치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개방적 가치관을 뜻한다.

이 교수는 “‘통일이 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환상에 불과하다"며 갈등이 많이 발생할 수 있는 급진적인 통일보다는 점진적 합의통일의 필연성을 강조했다.

‘통일과 통일비용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란 주제로 발제를 한 윤덕룡(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일문제가 ‘비용-편익’의 문제로 단순 치환되면서 통일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돈의 문제’가 되고 있다"며 ”통일은 돈이 아닌 사람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동서독 통일전후 각 5년, 총 10년간 독일에서 유학생활을 했던 윤 연구위원은 “독일은 돈의 문제로 통일을 한 것이 아닌 자발적 경제적 희생을 감수하며 통일을 한 것”이라며 “통일 당시 서독사람들은 통일비용 때문에 죽겠다고 하소연했지만, 이제는 통일된 것이 잘못이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윤 연구위원은 또 “독일 사람들이 말하는 통일로 인한 가장 큰 편익은 억압받는 동독국민 1600만 명을 구출한 것”이라며 남한 국민들이 통일비용에 대한 걱정을 넘어서 억압받는 북한 주민들을 구출하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발제한 이문식(산울교회) 목사는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이데올로기에서 나오는 절대적인 가치와 힘을 거부해야 하며, 하나님의 말씀으로 그 가치를 상대화시키는 작업을 철저히 행해야 한다”며 "한국 교회가 진보·보수를 뛰어넘어 하나님의 가치관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지금까지 진행돼 온 한국 교회와 공산주의 간의 증오의 역사를 설명하며 “한국 보수 기독교는 ‘평화통일’보다는 ‘멸공통일’에 익숙하고 ‘화해협력’보다는 ‘고립붕괴’를 무의식적으로 희망하는 ‘증오의 영성’에 더 깊이 고착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이 목사는 한반도 평화정책의 선결과제로 ‘비핵화’로 인한 ‘핵 평화주의’를 주장했다. 동서독이 ‘비핵화’ 선언을 함으로써 주변 강대국들이 통일을 인정했듯이 한국 그리스도인들이 ‘북한 핵 폐기’를 위해 노력할 뿐만 아니라 ‘전 지구촌의 핵 폐기’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끝으로 “한반도 평화통일이야말로 한국이 동북아 경제권에서 중추국가로 기능하는 데 가장 시급한 선결과제”라며 “이를 위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샬롬 정신‘으로 동북아 평화공동체 실현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제가 끝난 후 토론자로 나선 이흥용(건국대) 교수는 이해완 교수를 향해 “흡수통일보다 합의통일하자고 했는데 이상적이고 부담은 없어 보이지만, 북한에서 배울 만한 국가사회공동체의 가치가 없는데 무슨 내용을 합의해서 통일을 이룰수 있느냐”며 합의통일의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해완 교수는 “자유민주적 통일이어야만 남한 주민도 인정을 할 것”이라며 “자유민주적인 근본적 가치를 전 한반도로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되 흡수통일의 부정적 이미지가 있으니 조금이라도 만나서 지혜롭게 이뤄나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북한의 광산 채굴권을 사들였다고 하는데 통일이 돼도 우리에게 이득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윤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광산 채굴권을 사들인 곳은 모두 중국의 사기업”이라며 “현재 북한은 광산을 채굴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중국의 사기업들이 그 인프라까지 투자하기에는 손해가 크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렇게 많은 채굴권이 중국에 넘어가지 않았다는 게 윤 선임연구위원의 주장이다.

토론 말미에 이 목사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일상화된 폭력’이고 그 폭력의 근원은 분단"이라고 지목해 눈길을 끌었다. 이 목사는 그러면서 “이단종파나 타 종교에 대해 의견이 다르다고 ‘사탄’이라고 하면서 증오를 신앙으로 정당화시키면 결코 폭력이 절제될 수가 없다”며 “3·1절 구국기도회에 참석하는 사람들 모두가 크리스천들인데 그들이 반공을 외치는 것은 좋지만 증오로 꽉 차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이 계보를 잇겠다고 한 한경직 목사님께서 그렇게 가르치셨나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범영수 기자  bumyungs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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