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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씨 재판의 비공개 결정은 위헌, 위법”‘탈북 화교남매 간첩조작 사건’ 변호인 측, 비공개 재판 이어가는 재판부에 이의 제기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형사피고인은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없이(강조는 필자 주)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헌법(27조 3항)이 규정하고 있는 형사피고인이 가지는 권리다. 또 다른 헌법 조항(109조)과 법률(법원조직법)에서도 같은 규정을 담고 있다.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 다만, 심리는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안녕질서를 방해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할 염려가 있을 때에는 법원의 결정으로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 다만, 심리는 국가의 안전보장·안녕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해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결정으로 이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제1항 단서의 결정은 이유를 개시하여 선고한다.”(법원조직법 57조 1, 2항)

2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502호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등) 사건(사건 번호 2013고합186) 피고 유씨의 여동생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재판부의 비공개 심리결정에 대해 변호인 측이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근거는 헌법이었다. 변호인 측은 이날 법원에 제출한 ‘비공개 재판 관련 의견서’를 통해 “이번 사건 심리의 비공개 결정은 헌법상 보장된 형사피고인의 공개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써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는 단서 조항이 명확지 않은 만큼 위법 부당한 것”이라며 “앞으로 진행되는 재판은 공개재판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재판의 공개는 소송의 심리와 판결을 공개함으로써 여론의 감시 하에 재판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소송당사자의 인권을 보장하며, 나아가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려는데 그 제도적 의의가 있다”며 “비공개 사유로 규정되어 있는 ‘국가의 안녕질서를 방해할 염려가 있을 때'란 국가의 안녕질서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매우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호인 측은 그러면서 “형사피고인의 공개재판 받을 권리가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되고 있고,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므로 특히 형사재판에서의 비공개결정은 더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인 측은 또 “재판의 공개 여부에 관한 결정은 법원의 재량에 속하지만, 비공개는 헌법 및 법원조직법에 규정된 비공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며 “따라서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안녕질서를 방해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할 염려가 있을 때’에 관한 판단은 객관성이 요구되는 기속재량(자유재량이 허용되지 않는 법에 기속되는 재량)에 속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 유씨의 여동생에 대한 증인신문이 시작된 지난 5월 9일부터 매주 한 차례 꼴로 열리고 있는 재판을 일관되게 비공개로 진행해 오고 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재판부는 증인의 증언 내용은 국가의 안녕질서를 위하여 법원조직법 제57조에 따라 그 신문절차의 공개를 정지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며 “하지만 비공개로 진행할 객관적 사유가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는 점에서 위헌, 위법한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 측은 또 “재판 비공개 결정 당시 검찰 측이 주장한 비공개 필요의 주요 사유는 본 사건이 공개로 진행될 경우 국가의 안전보장을 해할 우려가 있고, 특히 언론 등에 보도될 경우 본 사건이 북한의 대남선전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고, 재판부의 비공개결정 취지는 국가의 안녕질서를 방해할 염려였다”며 “하지만 국가의 안녕질서를 방해할 염려는 비공개를 결정할 만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즉 여동생에 대한 공개 심리가 국가의 안녕질서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근거로 변호인 측은 증인의 신문 내용에는 국가의 안녕질서를 방해할 염려가 있는 사항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변호인 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진행한 여동생에 대한 증인신문 내용은 △여동생이 국정원 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의 상황, △여동생의 진술에 대하여 수사기관의 불법적 구금의 장기화, 협박, 폭행, 가혹행위, 회유, 기망, 부당한 편익제공 등의 범죄행위가 존재했는지 여부, △여동생에 대한 진술서 및 진술조서 성립 및 내용의 진실성, 공소사실의 진위여부 등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변호인 측은 “이 같은 내용들은 여동생에 대한 증인신문 절차가 진행되기 전 이미 여동생의 기자회견을 통해 상당 부분 일반인에게 공개된 내용들이었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이후 재판 과정에서 진행된 여동생에 대한 증인신문은 여동생의 위 기자회견 내용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것으로, 이미 진행된 바 있는 기자회견의 주된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변호인 측 장경욱 변호사는 심리에 앞서 비공개 재판을 이어가고 있는 재판부를 향해 “재판의 신뢰성,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도 공개 재판을 해야 한다. 마치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재판처럼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라며 공개 재판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범균(형사21부 부장) 판사는 “증인 신문에 대한 비공개 결정에 대해 번복할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비공개로 하다가 갑자기 공개로 전환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 신문 과정에서 인적 사항 등이 나올 수도 있다. 이번 비공개 결정은 과거 권위주의 시대 비공개 재판과는 좀 다른 개념인 것 같다. 공판절차는 공개하되 증인(여동생)에 대해서는 비공개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원 기자  op_kim@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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