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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포스트>, ‘탈북 화교남매 간첩조작사건’ 상세 보도유씨의 국내 활동, 여동생의 진술 번복 과정, 합동신문센터 인권문제 등 소개

‘국정원 화교 남매 간첩조작 사건’이 <워싱턴포스트> 19일자 주말판에 상세히 보도됐다. 이 기사를 취재한 기자는 워싱턴포스트 동경지국 소속의 치코 할란으로 그는 한 달 가까이 이 사건을 취재해 왔다.

‘남한의 고위 탈북자, 여동생에 의해 북한의 간첩으로 고소되다’ 제목의 장문의 기사는 검찰의 공소사실, 여동생의 진술 번복, 국정원과 검찰 측 입장, 유씨의 구치소 인터뷰, 변호인 인터뷰 등을 통해 사건을 비교적 상세히 조명하고 있다. 피고 유씨와 여동생에 대해서는 실명을 공개했다.

   
▲ '탈북 화교남매 간첩조작 사건'을 상세하게 보도한 <워싱턴 포스트> 5월 19일자 인터넷 판.

신문은 지난 20년간 남한 내 탈북자 숫자가 2만 5000명에 육박하면서 북한이 탈북자들을 간첩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남한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에서 넘어오는 탈북자들이 점점 더 간첩 혐의로 의심받는 대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남한 정부는 3년 전부터 탈북자에 대한 조사 기간을 늘리는 등 적극 대처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이 사건에 대해 재판이 진행중이며 피고 유씨가 북한의 위협에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는 검찰 측 주장과, 유씨는 단순한 탈북자의 한 사람일 뿐이고 여동생의 진술은 국정원 수사관들의 폐쇄적이고 강압적인 수사에 의한 거짓 진술이라는 변호인 측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유씨의 남한 활약상에 대해 탈북자들의 말을 인용해 “유씨는 2011년 서울시 공무원에 채용되면서 탈북자 사회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게 됐다”며 “유씨는 서울시 복지 제도를 통해 탈북자를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을 도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씨가 중국 국적의 화교이면서도 탈북자로 속이고 국내에 입국한 것에 대해서는 변호인들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유씨가 다른 고위층 탈북자들과 마찬가지로 유씨가 국정원 수사관들과 신변 보호 등 평소 관계를 맺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10월 30일 여동생이 한국에 입국할 때도 유씨가 국정원 수사관에게 문자로 이 사실을 알렸고 수사관은 유씨에게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다른 탈북자들과 마찬가지로 국내에 입국한 여동생이 처음 간 곳은 경기도 시흥의 중앙합동신문센터(합신센터). 합신센터에 대해 신문은 인권운동가들의 말을 인용, “탈북자들이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고 잠도 적게 자며 몇 주 동안 독방에서 지내기도 하는 등 인권 사각 지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수사관들이 간첩을 뿌리뽑기(weed out) 위하여 노력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유씨에 대한 검찰의 기소 사실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여동생은 유씨가 북한 보위부를 위해 일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 2006년 5월 북한에 들어갔다가 보위부에 체포돼 공작 임무를 부여받고 지난해 1월까지 모두 다섯 차례 밀입북을 했다. 그 일환으로 중국에 나온 여동생에게 메신저를 통해 국내 탈북자 명단을 3~4 차례에 걸쳐 전달했고, 여동생은 이를 북한 보위부에 넘겼다는 것. 탈북자 명단은 국내 언론 보도처럼 탈북자 ‘1만명’이 아닌 200여명. 그것도 대부분 유씨가 활동했던 동아리의 멤버들이다.

신문은 “검찰의 이 같은 기소사실이 대부분 여동생의 진술에서 나온 것으로서 이에 대해 여동생은 지난 3월 4일 열린 증거보전 심리에서 오빠와 자신의 간첩 활동 여부를 묻는 질문에 모두 ‘예’라고 답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지난 4월 26일 여동생에 대한 인신보호구제 청구 재판에서 여동생이 합신센터에서 풀려나 자유의 몸이 되면서 여동생의 진술은 180도 달라졌다. 신문은 다음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빠에 대해 수사관들에게 얘기했던 것은 모두 거짓”이라며 “오빠는 간첩이 아니고 우리는 보위부를 위해 일한 적이 없다”고 폭로한 여동생의 말을 전했다.

신문은 계속해서 “(합신센터 수사과정에서) 6명의 국정원 수사관들이 발로 차고 머리를 때리기도 했었다”며 “수사관들은 또 오빠가 간첩활동을 했다고 시인했다는 걸 믿도록 나를 오도하기도 했었다. 만약 수사에 협조하고 혐의를 확인해주면 오빠에게 관용을 베풀어 주겠다는 말도 했었다”는 여동생의 기자회견 진술을 인용하기도 했다.

여동생은 기자회견에서 “오빠가 나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오빠에게 정말로 미안하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신문은 검사측 말을 인용하며 “그녀의 심경 변화는 변호사들의 강압에 의한 것”이라며 “여동생 외에도 유씨의 간첩혐의를 입증할 증인들이 더 있고 수사과정에서 여동생에게 폭력을 행사한 바는 없다”는 국정원 측의 말도 인용, 보도했다.

이에 대해 신문은 “유씨에 대한 추가 증거는 부분적인 것으로 법원은 증인들의 수년 전 기억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며 “검찰은 유씨의 컴퓨터에서 그가 여동생에게 보낸 파일을 조사했지만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변호인측의 반박 내용을 소개했다.

기사는 유씨 공동변호인단의 한 사람인 장경욱 변호사의 말을 인용하며 이렇게 끝맺고 있다. “여동생이 (오빠가 간첩이라고) 고백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왜 여동생이 오빠를 간첩으로 내모는 진술을 했을까.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교훈을 준다. 많은 사람들이 합신센터 조사기간에 탈북자들이 무슨 일을 당하는지 전혀 모른다. 탈북자들은 자신들의 권리에 대해 전혀 듣지도 못하고 독방에서 지내기도 한다. 인간의 본성은 가능한 한 빨리 그 과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6개월간 합신센터 조사를 받으면서 여동생이 거짓 진술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는 것이다.

김성원 기자  op_kim@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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