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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코리아뉴스가 유씨 사건을 집중 보도하는 이유유씨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닌 모든 탈북자들의 문제이자 통일과 직결된 문제

‘올 것이 왔구나.’

지난 1월 어느날 아침. 이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든 생각이었다. 그것은 이제 창간 1년을 갓 넘긴 유코리아뉴스의 사운(社運)을 건다는 의미였다. 이런 필자를 많은 사람들이 걱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봤다. ‘탈북자도 아닌 화교 간첩을 뭣하러 두둔하느냐?’ ‘유코리아뉴스가 할 일도 많은데 왜 그 한 사람 사건에 매달리느냐?’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국정원 수사결과나 언론 발표처럼 유씨가 간첩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유씨 개인만의 사건이 아니다. 모든 탈북자를 잠재적 간첩으로 내몬 상징적인 사건이다. 만약 유씨가 간첩이라면 그 자체로 탈북자 커뮤니티를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해야 할 것이고, 만약 유씨가 간첩이 아니라면 만만한 탈북자를 희생양으로 만드는 정치적, 법적 구조는 완전히 뜯어고쳐야 할 것이었다.

유씨가 간첩이 아닌데 간첩으로 몰아갔다면 언제든 멀쩡한 탈북자를 간첩으로 둔갑시킬 수 있기에 ‘탈북자를 통일의 주역으로 세운다’는 유코리아뉴스의 캐치프레이즈는 그야말로 공염불에 그치고 말 것이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 정보당국의 정보력에 다시 한번 감사할 일이고, 탈북자의 정체성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불가피했다. 유코리아뉴스의 방향도 원점에서 다시 점검해야 할 상황이었다.

공안기관·언론의 폭로, 탈북자들의 분노
지난 1월 말, ‘서울시 공무원 탈북자 간첩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지 1주일만에 언론들은 새로운 기사를 쏟아냈다. MB 정부 들어 간첩은 모두 25명 검거됐고, 이것은 지난 정부보다 40% 증가한 규모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중 탈북자 위장 간첩은 14명이라는 내용이었다.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발표한 통계를 인용한 것이었다. 유씨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지 딱 1주일만에 그 사건을 확실하게 뒷받침하듯 통계자료까지 내민 것이다. 이 보도만 보자면 유씨는 그 14명 중 한 명인 간첩에 틀림없었다.

하지만 탈북자들의 시각은 달랐다. 보도 다음날 개최한 본보 주최 ‘탈북자와의 토크’는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대학생, 직장인, 가정주부 등 다양한 계층의 탈북자들은 이렇게 속내를 털어놨다. “유·무죄 결과를 떠나서 남한 국민들의 탈북자 포비아와 탈북자들의 위축이 훨씬 깊어질 것이다.” “남한 국민들도 애써 외면하는 탈북자가 희생자가 된 것 같다. 경찰들이 미해결 사건들을 노숙인에게 뒤집어씌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유씨처럼 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위해서 철저한 검증을 거친 탈북자도 이제 와서 간첩이라는데 우리 같은 일반 사람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겠나.”

탈북자들의 ‘멘붕 상태’는 사건이 터진 지 넉 달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자주 전화를 해오던 지인은 벌써 몇 달째 연락을 끊은 상태다. 자신의 생각, 생활을 활발하게 SNS에 올리던 탈북자들도 수개월째 침묵을 지키고 있다. 누가 탈북자들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유씨인가. 아니면 국정원, 언론으로 대변되는 우리 남한 사회인가.

유씨와 변호인단은 시종일관 유씨가 탈북자 200명의 리스트를 북한 보위부에 넘기는 등 간첩 활동을 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정하고 있다. 공소사실의 증거가 주로 여동생의 진술에서 나왔고, 그 여동생의 진술은 변호인이나 가족의 접견을 막은 채 강압과 회유에 의한 것이란 게 변호인단의 판단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핵심은 여동생의 진심을 직접 확인하는 일이었다.

탈북자가 국내에 입국하면 가장 먼저 가는 곳이 중앙합동신문센터(합신센터)다. 이곳에서 탈북자는 6개월간 국정원 등 정보당국으로부터 집중적인 조사를 받는다. 지난해 10월 30일 입국한 여동생의 합신센터 체류 기한은 4월 말까지였다. 따라서 그 이후 여동생이 어디로 갈 것인지는 첨예한 관심사였다. 천주교 인권위원회가 제기한 여동생에 대한 인신구제청구 심리에서 재판부는 ‘여동생이 탈북자가 아닌 화교신분이기 때문에 본인 의사대로 어디든 갈 수 있다’고 판결했다. 여동생은 합신센터가 아닌 변호인단을 택했고, 여동생은 다음날인 4월 27일 아침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합신센터에서의 강압과 회유 사실을 폭로했던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동생이 가장 먼저 한 말은 이것이었다. “제가 합신센터에서 진술한 것은 사실이 아니고 다 거짓말이었습니다.” 여동생은 “수사관들이 오빠의 진술서를 보여주면서 ‘오빠가 다 이야기했다. 오빠는 간첩이다’고 해서 ‘너도 그런 식(오빠의 진술서대로)으로 진술하면 마지막에 좋게 해주겠다. 오빠와 같이 살게 해주겠다’고 해서 허위 진술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정원 수사관들의 회유에 의해서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사건의 흐름을 180도 바꿔놓은 여동생의 폭로와 증언
결정적인 증인의 결정적인 폭로는 사건의 흐름을 확 바꿔놨다. 지난 1월 이후 유씨가 간첩임을 기정사실화한 채 침묵을 지키던 언론들(물론 여동생의 기자회견 의미를 축소하거나 애써 무시하는 언론사들도 여전히 있다)이 일제히 ‘허위 자백’ 사실을 대서특필했다. 국민상식선에서 판결하겠다며 변호인이 신청했던 국민참여재판은 취소됐고, 대신 여동생이 법정 증인으로 채택됐다. 여동생은 “하루빨리 법정에 서서 오빠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다”며 법정 증인을 자처하고 나섰고, 지난 5월 9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서 법정 증언을 한 데 이어 오늘(20일)도 법정에 선다.

이 증언은 아쉽게도 비공개로 진행되는 바람에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변호인들의 말을 종합하면 여동생은 차분한 진술을 통해 기존 검찰의 공소사실을 완전히 뒤집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동생의 증언, 그리고 재판과정에서 계속될 여타 증인들의 증언이 재판부에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는 별개 문제다. 하지만 국정원의 수사와 언론의 보도, 검찰의 구속기소로 빼도박도 못하는 간첩이 될 수밖에 없던 운명(탈북자 간첩은 대부분 이런 과정을 통해 남한 사회에 알려진다)의 유씨가 남한 사회, 그리고 탈북자들의 동정과 변호, 공감과 연대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재판 결과를 떠나 남한 사회와 탈북자들에게 푸근함과 희망을 주는 소중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유씨의 유·무죄를 떠나 실체적 진실이 분명하게 밝혀져야 한다. 그것만이 탈북자에 대한 비슷한 사건의 재발을 막는 일이고, 탈북자에 대한 더 이상의 오해와 편견을 줄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어야지만 탈북자, 나아가 북한 주민들이 남한 사회를 다시 보게 될 것이고, 그것은 결국 통일을 더욱 가속화하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통일코리아> 6월호 기고문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기고문 전문은 곧 발행될 <통일코리아> 6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김성원 기자  op_kim@ukoreanews.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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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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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15-01-03 12:38:14

    유우성씨가 탈북자신분으로 북한에 간것도 간첩행위하려 간것이 아닌 어머니 부고때문에 고향에 간겁니다! 목숨걸고 탈북했던 탈북자들이여 부디 유우성씨를 간첩으로 몰아세우지 말아주세요~!!!!!! 종편언론들도 제발 자중하세요! 네? 종편언론들의 편파적인 보도가 선량한 탈북민들을 수천번죽이게 만들었습니다!   삭제

    • 나그네 2013-05-30 18:42:31

      갖기를 바래 본다. 물론 이 사회도 함께 준비해 나가야겠지만. 탈북자는 다양하다. 탈북자가 한국에 와서는 탈북과 고향이 북한이라는 것 외에 무슨 공통점이 또 있을까. 일부 탈북자들이 탈북이슈를 이용해서 정치적으로 선동하지 정부 수급적다고 불평만 하지 말고 같은 공동체 일원으로 한국땅에 선량하게 정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삭제

      • 나그네 2013-05-30 18:40:30

        다. 그리고 탈북자 대부분이 분개하고 있다는데 내가 아는 상당수의 탈북자들이 명명백백 있는 사실만으로 처벌되길 바라고 있다. 그 이상으로 정부기관이 죄를 부풀리거나 하는 행위는 또다른 탈북자들에게 언제든 적용될 수 있다. 그리고 탈북자들 재밌는 것이 국내 정치가들의 비리나 독재권력에는 함구하면서 자기들 커뮤니티안에서는 아웅다웅 말들이 많다. 이제는 시야를 넓혀서 북한문제 남한문제 전반을 아우르는 시각을   삭제

        • 나그네 2013-05-30 18:37:12

          화교이나 북한태생인 유씨가 한국에 왔고, 국정원이 한국국적을 부여해서 근 10년째 한국생활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사안을 간첩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중국과의 외교문제로 비화되길 원치 않을 뿐더러, 과거 탈북자 중 간첩들이 더러 있었기에, 탈북자 커뮤니티가 또다른 희생량이 되지 않기 위해 이문제를 주시해야 한다. 이 문제를 탈북자로 몰아가는 것은 정부이자 언론이지, 유코리아뉴스는 어느 매체보다 공정하다고 본   삭제

          • 차라리 2013-05-22 19:04:07

            거짓탈북자로 처벌받는걸 저는 더 바랍니다..
            탈북자에게 돌아갈 혜택을 호사스럽게 누린것에 대해선 처벌 반드시 받아야합니다.

            거기다 이번경우는 처벌뿐만 아니라 정착금,대학등록금등 혜택받은건 반드시 전부 회수해야됩니다..
            만약 그걸 안지키고 보낼려고 한다면,

            여기 대한민국국민은 이런거에 더 민감하다는것을 잘 알것이고
            책임을 누군가에게 물을거 같습니다..   삭제

            • 김성원 2013-05-20 18:01:40

              탈북자님/ 유씨를 탈북자가 아닌 화교라고 여론을 몰아간다고 해서 탈북자 공동체는 안심일까요? 유씨 문제는 공안기관에 의해 언제든 탈북자 간첩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가 화교인 걸 속이고 탈북자 행세해 왔다는 범죄 자체를 묵인해주자는 건 아닙니다. 그건 그 나름대로 처벌을 받아야겠죠. 이 사건은 모든 탈북자들을 언제든 간첩으로 내몰 수 있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삭제

              • 탈북자 2013-05-20 16:54:33

                유씨는 탈북자가 아니라 탈북자로 위장한 화교(한족)입니다.
                이 문제를 탈북자 문제라고 몰아가는 의도가 뭐죠?
                탈북자 대부분은 유씨에 대해 어처구니 없다는 입장입니다.
                유씨가 한족이면서도 탈북자로 위장해 정착금 타먹고, 연세대를 무료로 다니고, 탈북자단체를 만들고, 탈북자 티오로 서울시 공무원에 취직한 '가짜 인생'이라는 것이 간첩이냐 아니냐는 문제보다 더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 글 삭제하나 지켜보겠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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