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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여성의 역할은?민주평통, 2019 여성지도자 초청 대토론회 개최

“여성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평화 프로세스에 참여해 영향력 있는 역할을 맡을 때, 평화 합의는 더 오래가는 경향이 있다.”

지난 6일 G7 국가들은 “국제분쟁의 해결 과정에서 여성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라고 촉구하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여성이 주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주최한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 여성지도자 초청 대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일제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여성의 주체적 참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18일 오후 2시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전국여성연대,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 전국의 8개 여성단체가 참여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주최한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 여성지도자 초청 대토론회’가 18일 오후 2시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과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비롯해, 이현숙 민주평통 여성부의장, 김선욱 전 이화여대 총장 등 다수의 여성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유코리아뉴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여성의 주체적 참여와 관점으로서 여성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남북한의 가부장적 문화에 내재한 여성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이 평화경제 구축과정에서 재생산되지 않도록, 여성주의 관점에서 평화경제공동체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소장은 여성의 주체적 참여 방안으로 ‘한반도 여성평화경제 공동체’ 형성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경제주체로서 참여를 확대하고, 주도적으로 남북경협사업을 발굴해가며, 성평등한 평화번영의 한반도를 구축해가자”는 것. 김 소장은 또 “대북제재로 인해 남북한 간 교류협력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여성의제 중심의 교류협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故 정주영 회장의 소떼 방문처럼 여성들이 1001개의 빵과 장미를 들고 방북하자”는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1998년 故 정주영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1001마리의 소를 이끌고 판문점을 넘었다. 이 일을 계기로 남북 교류의 물꼬가 트였고, 2년 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조정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평화와 경제 협력 못지않게 중요한 현 정부의 정책 비전이 ‘혁신적 포용 국가’”라고 설명하면서, “분단의 역사에 대한 성찰과 반성, 화해와 치유에 대한 노력이 우리 내부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분이 여성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중요한 한 축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안태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남북 간 새로운 평화경제공동체가 여성에 대한 성차별을 재생산하는 구태를 반복해선 안 된다”며,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에 나타난 구조적 모순과 불평등에 대한 전면적 분석을 통해 새로운 성찰을 얻어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발전 과정에서 생겨난 뿌리 깊은 성차별을 개선하지 않고, 자칫 (북한) 여성의 역량만 높이는 것은 과거의 폐단을 반복될 수 있다”는 것. 안 선임연구위원은 또 “여성이 발전 과정에서 배제되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의 일환으로 담당부서와 젠더 전문가, 시민 참여로 이어지는 벨벳 삼각대가 필요하며, 성주류화 전략(성 인지적 관점에서 모든 사회 영역을 바라보고 기존 성 불평 등한 사회 구조의 변혁을 목표로 성 평등한 새로운 사회를 모색하는 성평등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경우엔 여성 근로자를 위한 기술교육뿐만 아니라, 자녀를 맡길 보육시설, 인권·노동권 보장을 위한 전문 상담센터 등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는 전국여성연대,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한국여성유권자연맹, 한국여성정치연구소, 한국YWCA연합회 등 8개 단체가 참여했다. ©유코리아뉴스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는 “여성이 평화통일의 주체라는 인식과 (여성 간) 연대가 확대되어야 하며, 민간교류에 대한 요구를 정부에 지속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설사 안 받아들여지더라도 계속해서 요구해야 문이 열리고, 한편으론 정부에 구실을 만들어주는 방법”이라는 것. 한 대표는 또 ‘여성주의 통일’을 ‘서로에 대한 차이를 인정하고 협력하는 방안’이라고 정의하고, 그런 측면에서 북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줄여가는 것을 선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수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상임대표는 남북한 여성들 간의 신뢰 구축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난 보수 정부 10년 동안에도 북측 여성들을 만나고 지원하면서 교류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을 북한 여성들이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북한 여성들의 목소리 듣고, 국제사회에 전달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김 대표는 “현 통일부 예산에 성인지예산(예산편성, 집행과정에서 남녀에게 미치는 효과를 고려하여 남녀 차별 없이 평등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 반영돼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성인지예산을 배정해달라고 촉구했다. 

정윤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은 “한국경제에서 여성기업인은 대부분 중소기업을 운영한다”면서, “이러한 특성을 고려할 때 한국여성경제인협회는 남북경협 진출에 있어 가장 문턱이 낮은 단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는 개성공단 재가동 추진에 주력할 것이며, 여성전용 공단을 그곳에 설립할 목표를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는 분단체제가 여성의 삶을 어떻게 차별과 불평등으로 끌었음을 설명하면서, “과거 분단의 피해자였던 여성이 평화 구축의 주체자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여성, 시민사회, 정부 간 협력과 역할 분담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국내외 시민사회 협력을 다지는 한편, 국제 네트워크를 강화해 연대의 폭을 넓혀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연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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