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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청년 취업훈련 제대로 하려면?벽산엔지니어링 탈북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 들어보니

“그거 알아요? 남한엔 부인한테 매맞는 남자들이 있다는 거.”

이 질문에 여기저기서 ‘까르르’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자리잡은 벽산엔지니어링. 이곳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탈북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사원 훈련이 있다. 2월 마지막주 이날은 ‘남북 문화 차이와 커뮤니케이션’이란 제목으로 임헌만 박사(백석대 교수, 행복드림교회 목사)가 강의를 하고 있었다.

   
▲ 벽산엔지니어링 탈북 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 모습. ⓒ벽산엔지니어링

학생들은 10명. 모두 탈북 대학생들이다. 강의는 남북의 차이 외에도 남녀의 차이 등 학생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 주제였다. “잘 때 악몽 꾸는 사람 손들어봐.” 임 박사의 요청에 두 학생이 손을 들었다. “괜찮아. 자연스러운 거야. 북한에서 억압받고 탈북 과정에서 위험을 겪다보니 자연스럽게 오는 거야. 이상한 게 아니야.” 임 박사의 명쾌한 설명에 학생들은 내심 안도하는 눈치다.

이밖에도 임 박사는 중국 화장실에 담이 없는 건 모택동이 문화혁명을 성공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것, 북한 여성들이 아직도 한복을 입는 것은 여성들을 이씨 조선시대 사람들처럼 순응하는 존재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이어갔다. 임 박사는 “스스로 열등한 사람이란 생각 갖지 말고 탈북 과정에서 극한 고통과 죽음마저도 극복한 훌륭한 사람이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탈북대학생들에게 당부했다.

하지만 수업 중간중간엔 피곤으로 연신 고개를 떨구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뒤쳐진 학업을 따라가느라 밤샘 공부에, 아르바이트까지 해야 하는 탈북 대학생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탈북 대학생들은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비전, 리더십 등에 대한 강의와 함께 각자 벽산엔지니어링 내 부서에 배치돼 한 달간 실무 훈련도 받는다. 자원봉사활동에도 참여한다. 여느 탈북 대학생 대상 취업훈련과 확연히 구분되는 점이다.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광명(27)씨는 “취업하기 전에 미리 회사 시스템이나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며 “강의와 함께 회사가 어떻게 이익을 창출하는지 등 회사 전반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있는 허요셉(36)씨도 “정부 기관이나 NGO도 아닌 기업체에서 탈북자들에게 관심 갖고 체계적인 취업훈련을 하고 있다는 게 고마웠다”며 “졸업 후엔 이 회사에 취업하고 싶은데 전공이 달라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벽산엔지니어링 탈북 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은 2008년부터 시작됐다. 1년에 두번씩 올해가 벌써 10기째다. 지금까지 80여명의 탈북 대학생들이 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정직원이 된 경우는 한 명에 불과하다. 벽산엔지니어링은 기업 특성상 엔지니어를 구하고, 탈북 대학생들은 인문학 전공자가 많다 보니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탈북 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 담당인 이가은씨(벽산엔지니어링 인사총무팀)는 “무엇보다 탈북 대학생들이 남다른 열의를 갖고 듣고 배우려는 자세에서 도전을 받을 때가 많다”며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에 있어 취업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 만큼 탈북자 취업에 관심 갖는 기업들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탈북대학생 인턴십은 탈북자에게 용기와 도전, 기회를 주는 일”

*벽산엔지니어링 함영승 대표

벽산엔지니어링이 기업으로서는 드물게 탈북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을 실시해오고 있는 데는 창업주 고 김인득 장로의 꿈과 기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창업주의 꿈을 현실화시키고 있는 벽산엔지니어링 함영승 대표를 만나 탈북 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 등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 벽산엔지니어링 함영승 대표

-탈북 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은 2008년에 시작해 이번이 10기인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우리 회사가 탈북 단체에 봉사를 나간 적이 있다. 거기서 ‘인턴십 훈련을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있었다. 탈북 대학생들이 한국 사회에 진출할 때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특히 사회정착 과정에서 가장 기본문제가 취업 아니겠나. 그런데 취업 기회가 많지 않다. 그런 인턴십을 한번 운영하면 탈북 학생들한테 굉장히 큰 기회와 용기, 도전을 줄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더구나 우리 회사의 기업문화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인데 그 얘기를 듣고 외면할 수가 없었다.

 

-탈북 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80여명의 탈북자들을 배출했는데 평가를 한다면?

나름대로 참여한 탈북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자평하고 있다. 남한 사회에 와서 가장 큰 관건이 취업인데 막상 탈북자들이 취업하려면 취업능력, 즉 스펙이 없다. 기회가 전혀 없으니까 여기 오면 일단 취업에 필요한 기본항목을 교육시킨다. 그런 다음 부서에 직접 배치시켜 함께 근무하게 한다. 그걸 통해 직장생활이 어떤 것이란 걸 가르쳐준다. 인간관계, 장래설계에 대한 비전도 가르친다. 사실 탈북 대학생들은 적응하느라 바빠서 비전이나 장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실정이다. 취업능력을 갖추는 것도 해주지만 꿈을 갖게 하는 일에도 주력하고 있다.

-탈북 대학생 채용이 2010년 달랑 1명이던데?

우리 회사가 주로 기술을 다루는 회사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2010년에 채용된 탈북자의 경우 영어도 잘하고 아주 뛰어났다. 마침 관리부서에 사람이 필요하기도 했고. 우리 회사가 필요로하는 인력은 주로 기술 파트인데 탈북 대학생들의 전공은 기술 쪽이 드물다. 주로 중국어 전공자가 많다. 그러다 보니 우리 회사에 응시하는 탈북자가 많지 않다.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자 최소한 서류전형만이라도 합격시키고 나중에 면접볼 때는 잠재력이 있는 게 중요하지 당장 일을 잘하고 말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봤다. 서류전형은 탈북학생이면 무조건 합격시킨다. 그런데 2010년 이후 지원자가 없다. 기왕 시작했으니 실질적인 혜택을 주고 싶다.

-벽산엔지니어링이 발전소, 도로 설비 등을 하는 기업인데 앞으로 북한 개발에도 얼마든지 진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남북 통일이 된다는 전제하에 북한에서 우리 기업이 할 일이 무척 많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여기 와서 소외되고 적응하는 데 애를 먹는 탈북 학생들이 그때는 누구보다 큰 인재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들을 통해 북한에 복음이 전파되는 것도 우리의 바람이고 그런 쪽으로도 생각하고 있다.

 

김성원 기자  op_kim@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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