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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에게 ‘이은미 콘서트’가 특별한 이유함께 춤추고 노래하다 보면 벽도 차별도 사라져...

지난 12월 28-30일 이은미의 연말 콘서트가 열렸다. 그에 앞서 12월 초, 다른 때 콘서트처럼 이번 이은미 콘서트에도 탈북자를 초대하기로 했다. 이은미는 2011년 한 해 동안 전국 투어의 모든 콘서트에 탈북자들을 초대했었다. 그때는 나도 콘서트 현장에서 이은미씨 공연팀과 함께 탈북자들을 맞이했는데, 금년은 6월의 서울 공연과 연말의 이화여자대학교 콘서트에만 초청이 이루어졌다. 방송프로인 ‘나는 가수다’의 스케줄이 바빠서 이은미씨가 콘서트를 많이 줄였기 때문이다.

   
▲ 지난달 28~30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이은미 콘서트' 장면 ⓒ와다 신스케

많은 연예인들은 정치와 관련되는 걸 싫어한다. 대중을 상대하는 가수로서 정치적인 색채를 가진다는 게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은미는 다른 것 같다. 대한민국 사회에 큰 영향을 주는 유명한 대중가수로서 일종의 사회적 책임 같은 걸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의 한 여성으로서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 지지 연설을 당당히 했던 것도 그런 마음의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이른바 진보진영의 북한 관련 생각과는 분명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정치를 담당하는 정당에서 국내 문제에 대해선 정치적이지도 못하면서 북한과 관련해서는 너무나 정치적이라서 안타깝다. 진보진영도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 더 이상 소극적이어서는 안된다.”

“전쟁과 정치 때문에 희생당한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평화를 바라는 움직임을 보여야 되죠? 한국인은 물론, 북쪽 사람, 재일한국인, 조선족, 고려인도…. 그러니까 우선 탈북민 초대부터 하면 어떨까요?” 그렇게 해서 탈북자 초대가 시작했다. 동아시아 평화와 관련해 한민족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것이 그녀가 선택한 방향이다.

“오늘 콘서트장에 북쪽에서 한국으로, 죽음의 고비를 이기고 한국으로 오신 분들이 함께 계십니다. 함께 한국 사람으로써 하나가 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이은미씨가 무대에서 한 멘트다. 그녀는 “고향에 남아 있는 가족이나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은 남쪽이나 북쪽도 똑같다”고 하면서 ‘찔레꽃’을 부리기도 했다. 많은 탈북자가 처음으로 듣는 그 노래에 흐느끼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음악의 힘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느꼈다.

이은미씨는 또한 그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의 일면도 보여주었다. 무대에 오르기 전, ‘탈북자들이 나의 파격적 의상이나 음악이 아직 정서에 맞지 않을 텐데…’라며 걱정하고 있었다.

실제로는 이은미에 대해 이름도 모르는 탈북자가 많다. 이은미 수준의 가수가 콘서트를 하면 입장료가 10만원 정도 되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거의 모든 탈북자들이 “콘서트 자체가 처음”이라고 한다. 락이나 솔 뮤직은 물론 ‘애인 있어요’조차도 받아들이기엔 낮선 음악들일 것이다. 그러나 “이 콘서트홀을 클럽으로 만들어 신나게 놀아봅시다”라는 말로 시작한, 귀를 찢는 듯한 음악소리에 맞추어 한국인과 함께 서서 춤을 춘다.

콘서트가 끝나고 탈북자들은 매우 상기되고 흥분된 목소리로 모두들 “너무 좋았다”를 연발한다. “한국인과 무엇인가를 함께 차별없이 했다는 경험이 거의 없어요.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벽이 없다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유명한 사람이 북쪽 사람들을 의식해 주어서 너무 고마워요.” 이은미는 애당초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탈북자와 한국인.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내용은 뭐든지 상관 없을지 모른다. 이은미도 탈북자에 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탈북자도 이은미의 노래를 알고 있었던 게 아니다. 이은미는 콘서트에 그들을 초대하고, 탈북자는 그것을 보고 공연 후에 잠시 인사를 나눴다. 그게 전부다.

향후 이은미와 탈북자들이 함께 무엇인가를 할 계획도 없다. 그렇지만 이은미는 무대 위에서 본인의 에너지를 모두 사용해서 노래하고, 탈북자는 거기서 힘을 얻어 고맙다는 마음을 말이나 글로써 전한다. 그들에겐 무엇보다 이것이 중요할지 모른다. 한국인과 무언가를 공유하고 함께한다는 것!

“저렇게 열심히 노래해서 고맙고, 미안해서 앵콜 박수를 칠 수 없었습니다. 나도 그녀처럼 열심히 살겠습니다.” 바로 그런 모습이야말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당분간 그 양자의 가운데에 서서 그들의 화합을 응원하고 지켜볼 생각이다.

<교토대 졸업, 동국대 북한학 박사과정>

 

와다 신스케  nohos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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