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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만의 육성 신년사, 북한의 변화 의미?“선군(先軍)정치 접고 선경(先經)정치 시작” vs. "선군정치 기조 유지..변화 불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아버지 김정일이 펼쳐왔던 선군(先軍)정치를 포기하고 경제우선 정책을 통해 변화를 시도할 것인가. 19년만에 선보였다는 지난 1일 김정은의 육성 신년사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김정은 육성 신년사 듣기)

우선 김정은이 모든 영역에서 군대를 앞세웠던 비정상적인 체제를 청산하고 경제강국을 통한 강성국가 건설로 방향을 바꿨다는 주장이다. 이번 신년사에서는 그동안 금과옥조로 여겨왔던 선군에 대한 언급이 대폭 줄고 ‘강성국가’ ‘경제강국’ 등의 단어가 늘어났다는 게 그 근거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이 2009년부터 올해까지의 신년사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09년 신년사에는 ‘선군’이란 단어가 33회 등장하는 반면 ‘경제강국’이란 단어는 2회에 그쳤다. 반면 올해 신년사엔 ‘선군’이란 단어가 6회로 줄고 ‘경제강국’이란 단어는 7회로 늘었다. 김정일 사망 직후인 지난해 신년사엔 ‘선군’이 17회, ‘경제강국’이 2회였다.

이에 대해 정 수석연구위원은 “2012년 한 해 동안 김정은으로의 공식적 권력 승계가 순조롭게 완료되고 북한 지도부도 친인척 및 측근 중심으로 재편되어 김정은의 권력기반이 공고화됨에 따라 2013년 신년사에서는 당과 국가의 주요 관심사가 정치에서 경제로 다시 옮겨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선군정치에서 선경(先經)정치로 전환한 배경엔 과도하게 성장한 군부의 영향력을 축소하고 경제회복을 통한 인민들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김정은의 구상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같은 연장선에서 기업에 대한 자율성과 협동농장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난해 ‘6.28 경제관리 개선방침’이 북한 전역으로 일반화될 수도 있다는 게 정 수석연구위원의 주장이다.

하지만 김정은이 선군정치 기조를 유지하면서 김정일 시대의 강경노선을 그대로 이어갈 거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 평성리과대 출신의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는 “이번 김정은의 육성 신년사는 김일성 정치 스타일의 향수를 전 사회적으로 복고시키려는 북한 당국의 엄밀한 계산임을 알 수 있다”면서도 “신년사의 내용을 자자구구 따져보면 오히려 새로운 변화보다는 김정일 시대 선군정치를 그대로 이어가려는 경향이 더 뚜렷하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김일성 육성 신년사엔 ‘군대’ 대신 ‘인민’을 앞세운 ‘우리 인민들과 군대’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했지만 김정은의 신년사엔 군대를 앞세운 ‘군대와 인민’이란 단어가 무려 10회 이상 등장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일성의 육성 신년사에는 인민경제 각 분야의 성과를 논하고 난 뒤 군사 분야를 언급했지만, 김정은의 신년사엔 군사적인 성과가 먼저 거론됐다는 것이다. 실제 김정은의 신년사엔 “우리는 위대한 선군의 기치를 높이 들고 군력 강화에 계속 큰 힘을 넣어 조국의 안전과 나라의 자주권을 믿음직하게 지키며” “냉엄한 국제정세는 선군의 기치를 들고 자주의 길로 나아가는 길을 요청하고 있다” 등의 표현이 등장한다.

따라서 이 대표는 “노골적인 선군정치 중심의 김정일 정치 스타일을 고집하겠다는 걸 신년사에 문서화시킴으로써 2013년 북한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

통일부가 2일 발표한 통일연구원 분석 자료도 비슷한 맥락이다. ‘북한의 2013년 신년사 분석·평가’ 제목의 보고서에서 통일부는 “전체적으로 새로운 정책 제시 없이 기존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며 “김정은의 신년사는 한마디로 주체, 선군, 김일성·김정일주의를 고수하겠다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남한의 대응 방향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대륙간 탄도미사일(광명성 2호)을 발사한 후 5개월 내에 핵실험을 했던 지난날 북한의 대남도발은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며 “새롭게 교체된 박근혜 정권의 대북 관련 당국이 고도의 준비와 경각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정 수석연구위원은 “2013년 북한에서 ‘경제’가 핵심 화두로 부상함에 따라 남북한 관계에서도 ‘경제협력’이 핵심 관심사로 부상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며 “새 정부의 대북정책도 남북 당국간 대화의 정례화 및 제도화, 경제협력 확대를 통해 북한이 군사적 모험주의와 강경노선에서 탈피하고 중국식 경제 개혁·개방의 방향으로 더욱 나아가도록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성원 기자  op_kim@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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