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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선자님, 아직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닙니다극심한 남남 갈등, 민생 문제 해결뿐 아니라 남북 갈등 해결 위해 사심없이 자신을 바치시길

우선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무엇보다 치열한 선거운동 속에서도 전국에서 골고루 지지를 얻고,
‘최초의 여성 대통령’ ‘최초의 과반의 지지를 얻는 대통령’으로 역사의 획을
긋게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박 당선자님을 지지한 사람은 아닙니다.
남북 화해와 통일을 위해서는 박 당선자님과 치열하게 접전을 펼친 다른 후보가 더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젯밤 개표 결과가 확정되었을 때는 ‘차라리 잘 됐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문재인 후보께서 당선되었다면 지난 5년간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는 곧바로 남북 화해로 급선회했을 것입니다. 남북 정상회담 추진에 이어 2007년 10.4 정상선언에서 합의한 남북 경제 교류가 본격화되었을 것입니다.

그럴 경우 남남 갈등이 재연되었을 것은 불 보듯 뻔합니다. 아울러 정부 주도의 남북 대화와 화해에 민간단체나 일반인들은 팔짱을 낀 채 불구경 하듯 했을 것도 눈에 선합니다. 그럴 경우 체제간의 통일은 이룰 수 있지만 케케묵은 남남 갈등, 통일에 대한 일반인들의 우려와 비판은 더욱 골이 깊게 파일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박 후보님의 당선을 보면서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한 것은 ‘그렇기에 이제야말로 민간단체나 일반인들이 움직일 때다’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제야말로 풀뿌리 차원에서 실제적인 통일 준비를 해나갈 때고, 이것이 결국 정치도 움직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지금 통일 관련 단체들이나 대북지원 단체 등은 박 후보님의 당선에 기대보다는 실망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지난 5년간 꽁꽁 묶였던 대북 지원이나 교류가 해빙이 아닌 또 다른 긴 겨울을 예고하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 웹툰 '위기에 강한 박근혜' ⓒ박근혜의 국민행복캠프

저는 지난 4일 대선 후보 TV 토론회 때 박 당선자님의 말씀을 지금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말이었습니다. “북한과 대화하는 데 전제조건은 없다.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별도로 지속하겠다. 경협과 사회문화 교류도 확대하겠다.”

부디 이 말씀대로 실천해주시기 바랍니다. 항간에는 북한의 김정은이 체제 안정을 위해 남북간 깊숙한 교류 대신 대북 강경책을 펼 것 같은 박 후보님의 당선을 원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북한이 대통령 선거 1주일 전인 지난 12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해 한반도 긴장을 조성한 것도 그런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김정은은 큰 부담없이 박 당선자님과의 회담에 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디 말씀하신 대로 아무 전제조건 없이 김정은을 만나십시오. 도대체 김정은의 생각이 뭐고, 북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새 시대 한반도’ ‘남북 화해와 평화’는 상징성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박 후보님이 구상 중인 남북 평화와 경제 공동체의 실현도 훨씬 구체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이명박 정부가 지난 수년간 남북관계에서 뒷전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지나친 원칙론, 강경론 때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초창기엔 ‘실용주의’를 강조해서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진영 논리’ ‘이념 논리’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대북 관계는 늘 발목이 잡혔고, 중국이나 미국 등에 주도권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좋은 반면교사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대통령 당선자로서 오늘 처음 가진 기자회견 내용을 유심히 보았습니다. “분열과 갈등의 고리를 화해와 대탕평책으로 끊겠다”는 말씀도 하셨고, “다시 한번 잘살아 보세의 신화를 만들어 국민 모두가 먹고 사는 것 걱정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도 하셨습니다. 대북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하셨더군요. “튼튼한 안보와 신뢰를 통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겠다” “올바른 역사인식을 토대로 동북아에 화해와 협력, 평화가 확대되도록 하겠다”구요.

‘민생’을 강조하시는 것, 참 잘하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유권자는 선거 며칠 전 그러시더군요. “박근혜 후보의 선거공보엔 온통 민생 얘기인데 문재인 후보의 선거공보엔 민생 얘기가 없다”구요. 문 후보님의 낙선과 박 후보님의 당선은 어쩌면 여기에서 갈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만큼 지금 국민들이 살기 힘들고,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하지만 남북 화해와 통일, 그리고 민생은 결코 다른 이야기가 아닙니다. 남북 화해와 교류를 통해 남한의 민생, 북한의 민생 모두 나아질 수 있습니다. 나아가 남북 교류와 연합은 북한의 낙후된 경제, 남한의 포화된 경제가 숨통을 틀 수 있습니다. 진정 남한의 민생을 생각하신다면 이 점을 깊이 인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2013년부터 시작되는 임기 5년의 18대 대한민국 대통령은 그 리더십의 범위가 남한에 국한되어서는 결코 안됩니다. 최근에 바뀐 중국과 러시아의 리더십, 동북아 정책이 한반도를 직접 겨냥하고 있고, 북한 또한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북한은 지금 변화와 체제 위기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8대 대통령은 결코 북한을 외면해서는 안됩니다. 일각에서 주장하듯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북한의 급변사태를 기대해서도 안됩니다. 북한 주민들의 불신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거를 통해 갈라진 남남 갈등의 민심을 통합하고 경제 위기에 내몰린 남한 민심을 추스르는 것과 함께 북한까지 아울러야 하는 역사적인 사명을 부여받고 있는 것입니다.

박 당선자님은 스스로 고백했듯이 사심을 낼 만한 가족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러시다면 이 중차대한 시기에 박 당선자님을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까지도 찾으시고, 한숨 속에 살아가는 민심들을 어루만지시고, 무엇보다 남한에 대해 불신과 적개심을 가진 북한까지 찾아가 만나시기 바랍니다.

거기엔 물론 박 당선자님을 지지했고 당선시켰던 사람들의 반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박 당선자님 스스로도 내키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통합, 통일을 위한 발걸음임을 아시고 용기있게 내디디시길 바랍니다. 자신의 정파를 넘어, 자신을 던지는 박 당선자님의 모습을 통해 국민들은 비로소 ‘박근혜’의 진가를 평가해줄 것입니다. 이를 통해 선거 기간 내내 논란이 되었던 정수장학회, 영남대 이사장, 가족 문제,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과의 관계도 깔끔히 정리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5년 전인 1997년 12월, 국가 부도 사태를 맞아 김대중 당선자께서 보여주셨던 진지한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국가 지도자의 잘못으로 국민들이 고생하는 모습에 눈물 흘리시던 모습에서 ‘진정한 대통령’이라 여겼습니다. 정파를 떠나서 지금 박 후보님께서 보여줘야 할 모습이 바로 이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심각한 계층, 이념 갈등, 희망 없는 민생, 등 돌린 북한의 마음을 먼저 마음으로 아파하고, 다독이고 되돌리는 진정한 통합, 통일 행보를 보이시길 바랍니다. 그럴 때 박 당선자님은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가 아닌 ‘진정한 한반도의 대통령’으로 역사가 기억해 줄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특유의 여성 리더십으로 찢기고 상하고 갈라진 곳들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면서 싸매주고 감싸주고 다독여주십시오. 샴페인은 그 이후에 터뜨려도 늦지 않습니다. 부디 5년간 군림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역사에 길이 남는 대통령이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유코리아뉴스 대표 김성원 올림.

김성원 기자  op_kim@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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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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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한국 2012-12-22 20:29:12

    솔직히 박 당선자에 대해서는 기대반 우려반입니다.
    햇볕정책이나 6.15, 10.4 정상선언은 이제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는 건가요?
    민주당이 한심해 보이기도 하고...   삭제

    • 유코팬 2012-12-21 16:48:32

      대표님,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한 글 감사합니다.
      이렇게 되도록, 기도해야겠네요. 남북이 열려야 숨통이 트이는데, 제발 귀기울여 듣는 박근혜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며... 감사합니다!   삭제

      • aaaa 2012-12-21 14:07:19

        저는 잘할꺼라봅니다..서울에선 백중세고, 호남지역에선 완전 몰표로 졌지만, 그외지역에선 승리한
        선거이고, 국민대통합이 공약중 하나이니까, 호남출신인사도 과감히 등용할듯이요...   삭제

        • 북돌(北乭)선생 2012-12-21 10:57:03

          탁견(卓見) 가운데 탁견, 명논설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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