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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DMZ 방문하면 한미 공조이고, DMZ 방문 안하면 한미 균열인가?

다음 달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방문하는 게 유리할까, 평택에 있는 험프리 미군 기지를 방문하는 게 유리할까? 미국이 아닌 우리 국익의 관점에서 말이다.

당연히 험프리를 방문하는 게 유리하다. 지나치게 고조된 한반도 긴장을 더 이상 고조시키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한반도 긴장이 지금보다 더 고조돼 군사적 충돌이라도 발생할 경우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이 물건너가는 것은 물론 한반도 안보는 물론 경제 위기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의 DMZ 방문은 아무리 관례라고 해도 트럼프의 경우는 다르다. 현 한반도 위기의 원인 제공은 북한의 핵·미사일이지만 그 위기를 극대화시킨 건 트럼프의 입(트위터 포함)이다. 그의 DMZ 방문 자체가 북한을 쓸데없이 자극할 뿐만 아니라 참모들조차 예측 불가라는 그의 입에서, 더군다나 북한을 마주대한 그곳에서 무슨 말을 할지? 그의 입이 한반도 불안, 한반도 위기 그 자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트럼프의 DMZ 방문에 대한 우려는 국내 언론보다 CNN 등 미국 언론에서 터져나왔다. “대통령의 호전적인 언어가 전례없는 수준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끌어올렸다. 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이 매우 도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해 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내 신문들은 워싱턴 특파원발 25일자 기사에서 23일(현지 시간)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아시아 순방 관련 브리핑 내용을 소개하면서 “미국은 험프리스 기지를 방문해 달라는 초대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손님”이라며 “비무장지대와 험프리스 기지 둘 다 방문하기는 어려워 최종 결정을 하진 않았지만 (DMZ 대신) 험프리스를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일부 언론은 (안전 문제로) DMZ를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안전이 우리의 고려사항은 아니다. 시간적 제약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만 국회 연설을 한다는 점에서 유일무이하며 아주 특별한 방문”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방문에 비해 한국 방문이 하루가 짧아 국내 언론에서 ‘한국 홀대론’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한 설명이다.

하지만 이 보도를 전한 국내 일부 언론의 논조는 ‘한미 균열’ ‘청와대 설명과 달라’ 등의 제목으로 한미 갈등을 부각시켰다.

<중앙일보>는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의 DMZ 방문을 반대하고 있다”는 지난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대해 “청와대가 ‘트럼프 대통령 일정은 미국이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찬반 입장을 낼 성격이 아니다’고 밝힌 것과는 차이가 나는 발언”이라고 소개했다.

<조선일보>도 “트럼프 대통령이 DMZ 시찰을 하지 않기로 사실상 방침을 정한 가운데 그 배경을 놓고 백악관과 청와대에서 서로 다른 말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를 캠프 험프리스로 초청했다”고 했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은 미국이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DMZ에 가는 것을 막은 적도 없고, 앞으로도 막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세계일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DMZ 시찰 여부는 여러 논란을 낳았다”며 “한국 정부가 반대한다는 워싱턴포스트와 일본 아사히신문의 보도에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한미 정부 내 이견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남겼다”고 밝혔다. 신문은 “‘안전이 우리의 고려 사항은 아니다’는 백악관 측의 설명도 DMZ 일정 배제에 우리 정부 입장이 감안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일보>는 같은 날 ‘트럼프 DMZ 방문 논란 빚으니 한미 균열 우려나오는 것’ 제목의 사설에서도 “정부가 북한을 자극시키지 않으려는 점은 수긍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면서 “그렇더라도 안보위기 상황에선 두 동맹국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동맹국간에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오면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결과가 된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북핵의 최종 완성 단계, ‘코리아 패싱’ 등의 상황을 언급하며 “이런 때일수록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분단의 최전방을 찾아 한미 동맹은 한반도 평화와 안전의 린치핀(핵심축)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도록 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전방 일정 생략은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방문하지 않기로 한 것이 한미 공조 균열이라며 재고해야 한다는 25일자 <세계일보> 사설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안전 때문이 아니라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평택 미군기지를 방문하기로 했고, 아시아 순방국 중 한국에서 유일하게 국회 연설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국 홀대론이 아니라고 했건만, ‘한미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거나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오면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준다’며 트럼프의 DMZ 방문이 아닌 험프리 방문을 엉뚱하게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전방 일정 생략은 재고해야 한다’는 것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그렇게 하자는 것인지 묻고 싶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말에 대해 <한국일보>는 좀더 상세하게 다음과 같이 전했다.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 배제가 북한에 대한 미국의 대북 메시지를 약화하지 않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빈방문에서 우리는 손님이며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를 험프리스 기지로 초청했다. 이것이 부정적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DMZ가 아닌 험프리스 기지를 방문하더라도 북한에 다른 신호를 준다든지 한미 균열 등 부정적인 메시지가 되지 않을 거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도 그 자리에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직접 들었던 일부 기자들은 왜 그것을 한미 동맹 균열로 이해했을까?

<한국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DMZ가 아닌 험프리를 찾기로 잠정 결정한 것에 대해 “한반도 일대에 고조된 군사적 긴장을 악화시키기보다 중국 등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동참을 이끄는 데 무게를 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이와 비슷하게 <국민일보>도 “접경지대 방문시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DMZ 방문을 피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고 밝혔고, <경향신문>도 “북한과의 긴장 고조를 피하려는 뜻으로 보인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한국 방문에서 DMZ 방문 대신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하기로 한 것이 군사적 긴장 악화를 막을 것이란 취지의 25일자 워싱턴발 <한국일보> 기사.

트럼프가 DMZ를 방문하면 한미 공조이고, DMZ를 방문하지 않으면 한미 균열인가? 오히려 트럼프가 DMZ를 방문하면 한반도 긴장 고조이고, DMZ를 방문하지 않으면 한반도 긴장 감소 아닌가.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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