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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북한 지도자를 용서할 수 있는가결국 집행 당사자인 남한 사람, 남한 기독교가 답변을 내놔야

북한 인민은 과연 북한 지도자를 용서할 수 있는가. 통일 과정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이다. 이에 대해 내가 아는 탈북자들은 모두 “NO”라고 말한다. 지난번 강의 때 러시아인 연구자에게 가장 강하게 의견을 말한 학생은 “북한 지도자는 죄를 범한 자로서 정당하게 법에 따라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이것은 김정은을 비롯해서 숙청을 단행해 온 지도자들에 대해서 가장 상식적인 의견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그런 지도자가 법 아래서 심판을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우선 지금까지 북한의 숙청이라고 하는 것은 명확한 절차를 통해서 행해져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증거가 나올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비록 악법이라고 할지라도 그 법 아래에서 실시해 온 행동이라면 그 처벌 범위의 문제가 남는다. 가장 악랄한 김일성, 김정일은 벌써 사망했다.

만일 그들에게 사형의 판결이 내려졌다고 하자(탈북자들이 ‘지도자들의 사형을 바란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진 않지만 분위기상 그들의 상당수는 그것을 바라는 것 같다). 그런데 한국은 1997년 12월 30일, 23명의 사형 집행 이후 한 번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한국은 앰네스티・인터내셔널(Amnesty International)에서 ‘실질적인 사형폐지국’으로서 인정받고 있다. 여기엔 국내 천주교회나 기독교 단체가 법적인 사형제 폐지를 호소하는 등의 영향도 있다.

또, 북한 인민과 탈북자에 관해서 ‘인권’을 논하는 경우가 많다. ‘인권’의 유입은 유럽에서다. 유럽은 기독교의 영향을 현저하게 받아서 사형 집행에 대해서 강하게 반대한다. 사형 폐지를 EU 가맹 조건의 하나로 내세웠을 정도다. 앰네스티의 생각은 사형이야말로 가장 큰 인권 침해라는 것이다. 미국은 사형 집행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이긴 하지만 폐지나 정지하는 주도 존재해서 전체적으로는 종신형으로 바뀌고 있다. 이 흐름으로부터 가늠해 보면 한국 주도로 북한 지도자에 대한 재판이 행해졌을 경우 사형에 처해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사형은 종교와 관계가 깊다. 종교가 없는 중국과 북한은 살인죄가 아니어도 사형 판결을 내린다. 이슬람교 국가도 사형이 있다. 일본도 사형을 집행한다. 일본에는 정치에 강한 영향력을 갖는 종교가 없다.

한국에서 정치에 강한 영향력을 가지는 종교 단체가 기독교이다. 북한에서 자라 온 탈북자는 중국을 통해 한국에 건너오는 도중 대부분 기독교와 관계를 맺는다. 그것을 인연으로 한국에 오면 교회엘 다니게 된다. 어떤 탈북자의 말에 따르면 탈북자 전체의 50% 정도가 기독교와 관계를 맺고 있고, 그 중 10% 정도가 신앙을 갖고 있다고 한다. 믿지 않아도 교회에 다니는 이유는 교인들과의 인간관계 유지, 교회로부터 나오는 지원금 때문에다.

한국 기독교가 신도수 많고 열심히 활동하는 건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전도도 활발하게 하고 해외 선교사 수도 많다. 국내 탈북자를 지원하는 사람들 역시 기독교 관계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기독교 지도자가 탈북자와 북한 인민에게 “북한 지도자를 용서하라”와 같은 말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다. “북한의 개방” “죄 없는 인민에게 자유를’‘이라는 호소가 대부분이다. ‘인권’이라고 외치면서 반대로는 북한 지도자를 꾸짖는 내용을 호소하는 게 아닌가.

강의 당일 러시아인 강사나 동반한 한국인은 “지도자를 용서하는 일이 최선의 길이다”고 했다. 나도 동감한다. 물론 탈북자 이외에는 직접 북한의 지도자에게 미움을 가질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탈북자는 “용서 못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그 분노에 ‘외부인’은 그저 아무런 반론을 제기할 수가 없었다.

현 상황에서 교회 목사가 탈북자들에게 “북한 지도자를 용서하자”라고 지도하면 수습 불능 상태가 될 것이다. 따라서 “주님이 하실 겁니다” “인간적으로 판단해서는 안됩니다”라고 하는 것이 무난할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가장 고통을 주는 일은 남을 미워하는 마음이다. 사람이 사람을 계속 미워하는 한 그 괴로움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 성서에서 예수님은 “박해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라”고 하셨다. 사랑할 것, 희생이 될 것을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인민을 구한다는 것은 굶주림이나 고통으로부터 구해서 자유를 주기 위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체제와 역사 속에서 상처받은 모든 마음・영혼을 구하라는 뜻일 것이다. 결국 모든 고통의 원인이었던 지도자를 용서하라는 뜻이다.

피를 흘리지 않고 북한을 해방하기 위해서는 현 지도자의 생명과 입장을 보장해서 그들 스스로 개혁, 개방시키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그리고 그것은 기독교 정신에 비춰봐도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다만 이 프로세스의 필수조건은 북한 지도자를 가장 미워하는 사람들이 그 지도자를 용서해야 한다는 것이다.

살인자를 용서하는 일은 종교적 감각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하나님께서 아무리 용서하기 원하셔도 그것을 실제적으로 집행하는 자는 인간이다. 북한의 경우는 한국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한국 기독교가 답을 내놔야 한다. 한국기독교는 과연 북한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답은 간단하지 않지만 기대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교토대 졸업, 동국대 북한학 박사과정>

 

와다 신스케  nohos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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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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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ggg 2013-02-02 05:25:56

    때문에 북한 사람들이 다 굶어 죽어도 끝까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삭제

    • gggg 2013-02-02 05:25:12

      '피를 흘리지 않고 북한을 해방하기 위해서는 현 지도자의 생명과 입장을 보장해서 그들 스스로 개혁, 개방시키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는 생각은 외국인의 시각에서는 감상적으로 가능하다고 판단할지 몰라도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북한에 쿠데타가 일어나던지 민중 봉기가 일어나던지 전쟁을 통하여 김씨왕조가 제거가 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김씨왕조는 개혁,개방은 곧 김씨왕조가 끝장나는 것이라 생각하기   삭제

      • gggg 2013-02-02 05:22:06

        종교적 차원의 용서와 법적인 차원의 용서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종교적 차원에서 용서를 하더라도 김씨왕조는 한국의 주도로 통일이 된다면 반란수괴죄라던지 하는 죄명으로 처벌을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이미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도 쿠데타를 일으켜서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에 반란수괴죄로 사형을 받았다가 사면이 되었습니다.   삭제

        • 김희원 2012-11-21 21:23:15

          주요점은 말씀하신대로 북한 주민들이 북한 지도자를 용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살인자를 용서할 수 있도록 북한 주민들을 돕고 세우는 일이 한국교회가 내야할 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미 한국사회가 '실질적 사형폐지국'인데, 굳이 한국교회가 '용서'하는 일에 답을 내라고 하는 것은, 남한교회가 도리어 북한의 지도자를 죽이려 하기에 '통일이 미뤄지고 있다'는 곡해를 낳게 될 것 같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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