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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특보 “문 대통령 정책 핵심기조는 평화...옳은 접근법”계간 <통일코리아> 가을호 대담에서 외교·안보 현안 입장 밝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공통점은 햇볕정책이라는 기본노선을 견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햇볕정책의 첫 번째가 북한의 어떠한 군사적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지금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핵·미사일 실험에 올인하다시피 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제재와 압박’을 강조하고 있는 것에 대한 문 특보의 시각이다. 문 특보는 최근 서울 창성동 정부종합청사 별관 통일외교안보특보실에서 배기찬 통일코리아협동조합 부문대표와 가진 계간 <통일코리아> 대담에서 최근 안보·외교 현안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다.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최근 서울 창성동 외교안보특보실에서 가진 계간 <통일코리아>와의 대담에서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문 특보는 김대중 정부 시절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동북아시대위원장 및 2차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를 맡아 대통령의 대외·대북정책에 조언을 해오고 있다.

문 특보는 “햇볕정책의 제1원칙은 어떠한 북한의 군사적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김대중 대통령 시절 일어났던 1, 2차 연평해전 때 당당하게 맞섰던 게 그걸 증명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이 미사일 발사하고 하니까 단호한 모습 보이는데 햇볕정책의 제1원칙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남들은 햇볕정책이 죽었다고 하는데 죽은 게 아니라 이 세 분 모두에게서 도도히 흐르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신 베를린 구상’이나 미국의 CSIS(미국 국제전략연구소) 강연에서 언급한 북한에 대한 ‘4 NO’ 원칙(적대적 정책 펴지 않고, 군사적 공격 하지 않고, 북한의 체제를 변화시키거나 붕괴시키지 않고, 흡수통일이나 무력통일 하지 않겠다는 것) 역시 햇볕정책의 ABC인 무력도발 불용, 흡수통일 배제, 교류협력을 통한 신뢰 구축과 같은 맥이라고 설명한 문 특보는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도 이런 정책을 원했는데 앞선 진보정부가 사용했기에 그걸 사용하지 않고 그것을 도외시하다 보니까 완전히 동떨어진 정책을 펴게 된 것”이라며 “그래서 북한의 군사도발을 허용해 버렸고, 그 결과 아무런 (평화와 통일 관련) 액션을 취하지 못한 가운데 급변사태를 통한 흡수통일론만 떠들고 다닌 것이다. 그러다보니 교류협력이나 신뢰가 구축되지 않았고 평화 공존도 없었고, 사실상의 통일의 길에서 훨씬 멀어졌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특보는 또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 대통령에게서 나타나는 공통분모는 강대국의 개입을 최소화시키면서 남과 북이 자주적으로 평화를 만들고 통일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런 이유 때문에 세 대통령이 공통적으로 고민한 게 바로 한미 동맹의 문제”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김대중 대통령 때는 클린턴 대통령이 우리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했기 때문에 남북 정상회담 등을 해낼 수 있었다. 그러다가 부시 대통령이 들어서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오랜 시기 동안 갈등과 대립을 빚었고, 그런 속에서도 협력을 도출해내기도 했다”면서 “지금도 마찬가지다. 트럼프는 어떤 면에서 보면 부시 대통령과 같은 입장인데 그런 점에서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특보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사실상 운이 좋은 편이었다. 그러나 제가 볼 때 문재인 대통령처럼 부정적 유산을 많이 물려받은 정부는 없었다”면서 “무엇 보다 지난 9년 동안 적폐의 결과로 나타나는 게 ‘감당할 수 없는 북한’이라는 변수를 만들었다. 핵·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는 등 북한 체제가 오히려 더 강경일변도의 통제할 수 없는 상대가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지난 9년간 만들어놓은 괴물적 현상이 유산으로 떠넘겨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 박근혜 정부의 졸속 사드배치 결정이 만든 미중 사이의 샌드위치 신세, 북한 문제를 유엔과 미국, 중국에 외주(outsourcing)화 해버린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 등을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이런 것들이 최악의 정책적 유산으로 남겨져 있는 것이다. 지난 정부가 남긴 유산, 그것은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블랙홀과 다를 바 없다. 이걸 극복해야 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 차례 연설에서 통일보다는 평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 특보는 “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정책의 핵심 기조는 평화”라며 “그것도 과정으로서의 평화”라고 밝혔다. 남북경제공동체 구축을 통해 평화와 번영을 일구어 내겠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평화의 기틀이 마련되면 통일은 저절로 올 수 있고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문 특보는 “일부 학자들은 ‘지나치게 기능주의적 접근 아니냐,’ ‘경제 결정론에 기운 것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저는 문 대통령의 접근법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반도 위기, 샌드위치 신세, 코리아 패싱 등의 문제 해결책과 관련해 문 특보는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건 간단하다. 남북관계가 개선이 되고 북한이 정상국가가 되면 우리가 그렇게 미국한테 크게 기댈 이유가 없고, 한미동맹에 연연할 필요도 없게 된다. 우리가 보다 더 자율적이 된다”면서 “이렇게 되면 남북, 북미, 한미, 한중, 북중 관계가 선순환 구조로 들어가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 완화와 평화 구축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화 제안에 북한이 응하고 있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지금 현재 북한과의 3가지 대화 채널인 당국간 접촉, 당국자간 막후 접촉, NGO를 통한 물밑 접촉이 다 끊어진 상태”라며 “아마 때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우선 을지연습(UFG) 끝나고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어야 북측이 우리 측 NGO들을 상대로 한 민간접촉을 허용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북미간 대화가 작동되어야 북이 우리 측 대화 제안에 임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여건이 성숙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 과거 같으면 국정원이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터인데 현재는 북이 국정원을 적대시하기 때문에 당장 큰 돌파구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답답한 상황을 설명했다.

문정인 특보가 배기찬 통일코리아협동조합 부문대표의 질문을 유심히 듣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대북 특사 파견에 대해서는 초기에 파견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문 특보는 “대북 특사 파견은 초기에 했어야 한다고 본다. 4대 강국에 특사 파견할 때 같이 보냈어야 했다. 국내 정치적으로 대북 특사가 어려우면 비공식 특사라도 보냈어야 했다”며 “4강에 다 보내고 북한엔 안 보냈으니 섭섭했을 것이다. 게다가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 말 들어본 다음에 미국의 동의를 받고 북한과 대화하려고 하는 것처럼 비쳐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심치 않게 거론되는 미국의 대북 군사 옵션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 포함해서 일부 강경세력들이 군사 행동을 강조하는데 현실적 대안이 되기 어렵다”며 “군사행동으로는 북의 핵·미사일 무기 체제를 완전히 제거한다는 군사적 목표도, 그리고 북의 지도부를 괴멸하겠다는 정치적 목표도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문 특보는 또 문 대통령의 8·15 경축사를 언급하며 “결국은 군사행동과 전쟁은 수용할 수 없다는 우리 대통령의 의지를 밝힌 것이다. 우리의 군사적 지원 없이 미국의 군사 행동은 더더욱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미국의 군사적 옵션에는 엄청난 제약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1시간여에 걸친 문정인 특보와의 대담 전문은 8월 말에 출간되는 계간 <통일코리아> 가을호에서 볼 수 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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