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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G20 정상회의 이후 문 대통령의 對北(대북) 숙제들(2)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서 G20 정상들과의 만남을 통해 제재와 대화의 병행이라는 북핵 문제 해법을 인정받은 문재인 대통령. 하지만 그 해법을 실제 한반도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전제되어야 할 것들이 많다. 하지만 북이 여태껏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데서 보듯 북이 과연 문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일지가 미지수다.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G20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제시한 북핵 해법이 이제 그야말로 본격 시행·검증 과정에 돌입한 것이다. 지난 11일 첫 번째(한미·G20 정상회의 이후 문 대통령의 對北 숙제들)에 이어 한미·G20 정상회의 이후 문 대통령의 對北(대북) 숙제들 그 두 번째는 대화·제재 병행이 아닌 ‘더 강력한 제재’에 대한 주장과 대화를 위한 좀더 통큰, 그러면서도 대화를 위한 다양하면서도 정교한 접근을 담고 있다.

지금은 대화가 아닌 제재의 시간

“지금은 제대로 제재를 해야 평화가 사는 역설의 기간이다.”(김병연 서울대 교수, 13일자 <중앙일보>)

“지금은 섣불리 대화를 언급할 게 아니라 제재를 위한 공조에 온 힘을 쏟아야 할 때다.”(황유석 논설위원, 13일자 <한국일보>)

“결국 기존의 (대화 제재) 병행론은 남북 대화와 북핵 회담이 작동하는 상황에서 북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제재를 가하면서도 대화는 유지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남북 관계도 북핵 협상도 망실된 상황에서, 그것도 핵 포기 의사가 전혀 없는 김정은에게, 병행론은 대화를 성사시킬 수 있는 조건 자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비핵화를 전제한 대화 제의는 입구조차 들어가기 어렵고 결국 지금의 병행론은 제재 지속과 강화로만 귀결될 뿐이다. 현실이 다르면 다른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 기존의 병행론을 답습하는 것으로는 시작조차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의 북핵 해법은 과거의 레코드판에 머물러 있기에 불안하다. 지금은 과거와 다르다.”(김근식 경남대 교수, 12일자 <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양승태 대법원장, 정세균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등 5부 요인을 청와대로 초청한 가운데 정상외교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통큰 행보

“대북 강경 압박 국면이 지속될 경우 북한은 6차 핵실험이라는 레드라인을 넘을 수 있다. 북핵 사정권이 미 본토를 포함하고 미국의 북핵 제재와 외교적 노력이 효과가 없을 경우, 미국은 재래식 무기에 의한 핵 시설 파괴와 참수작전 등 선제 타격이나 예방적 타격의 유혹을 느낄 것이다. 이때 핵무기를 쥔 북한 김정은이 막다른 골목에 갇힌 괴물이 될 수 있다. 북한의 핵보유국 마이웨이에 백약이 무효라면, 비록 미국이 반대하고 있지만 북한이 동조하는 중국의 '쌍중단'(雙中斷) 제안을 완화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면 어떨까. 쌍중단은 북한의 핵 미사일 동결과 한미연합훈련 중단이지만 이 방안을 ‘핵동결과 훈련 축소’ → ‘핵사찰과 훈련별 순차적 중단’ 등에 이어 핵폐기와 평화체제 수립의 단계적 방식으로 협상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다.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양국 신뢰가 깊어지면 한국은 북미 대화의 촉매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주도적 역할과도 일맥생통하는 것이다.”(이경형 주필, 13일자 <서울신문>)

“‘대한민국의 주도적인 역할을 통해’ 평화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베를린 구상의 첫걸음은 과감해야 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밝혔던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 중단을 전제로 한미연합훈륜 규모의 축소를 미국과 협상해 대화의 물꼬를 트는 방안도 당연히 검토되어야 한다.”(박민희 국제에디터, 13일자 <한겨레>)

다양한 ‘대화 채널’

“핵 문제는 구조적으로 미북간의 사안인 측면이 있다. 북한은 미국의 재래식 핵 위협에 대응해 핵무장을 했다고 한다. 북한에 실질적 위협을 가하는 건 미국이고 이런 북한의 우려는 미국이 덜 수 있다. 이 점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잡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미북이 핵문제 해결을 위한 양자회담과 6자회담 틀을 갖추는 데 우리가 촉진자 역할을 할 수 있고 이 문제에 있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남북 관계가 함께 개선된다면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의 레버리지가 생기고 미중에 할 말은 할 수 있게 된다.”(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12일자 <매일경제> 인터뷰)

“문 대통령은 워싱턴과 베를린에서 밝힌 평화구상을 서두르지 말고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풀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준비가 안된 상대에게 너무 많은 제안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것은 아이디어의 낭비다. 북한의 ICBM 발사를 남의 일처럼 말하는 트럼프,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전통적인 야망을 드러낸 시진핑, 구체적인 손익계산 없이 몽롱한 타성으로 북한 편에 선 푸틴, 핵·미사일로 강대국들을 마음대로 움직인다고 기세등등한 김정은... 우리는 어디서 출구를 찾을 것인가. 세상에 불변의 것은 없다. 문 대통령이 이번 정상외교 무대에서 절박한 한반도 문제를 우리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한계를 느꼈다는 것은 좋은 출발이다. 한반도 문제 해결의 운전석에 앉는 것의 의미도 알았을 것이다. 북한 중국 러시아를 설득할 전략을 치밀하게 짜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백채널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캠프 밖으로 눈을 돌리면 활용할 인재는 많다.”(김영희 대기자, 13일자 <중앙일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시키고 동결 및 검증을 위한 협상에 진입하기 위해 한미 양국이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북한에 안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옵션으로 북한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규모나 횟수의 축소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북특사 파견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사의 역할은 첫째 북핵·미사일 동결 대화 여건의 조성을 촉진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은 물론 미국과 북한도 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대화 여건에 대한 인식차로 교착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특사 파견이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김상기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 부연구위원, 11일자 <통일연구원>)

“지금의 남북간 오해와 불신은 당국간 공식, 공개 대화로는 도저히 풀 수가 없다. 서로의 명분과 자존심, 그리고 핵심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한 치도 양보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인이 나서면 달라진다. 북한 측도 이들을 만나면 명분과 자존심보다 실리를 앞세운다. 타협점을 모색하기 쉬워진다. 그래서 기업인은 비공식 정부 특사역할도 할 수 있다. 당국간 대화 이전에 사전에 만나 양자간 이견 차이를 좁히고 오해를 어느 정도 풀어놓을 수 있다. 북한 측의 대남 일꾼들은 자신의 견해를 남측 기업인의 의견으로 포장해 지도부에 건의하기도 한다. 지금 김정은 정권 내부에서는 어느 누구도 비핵화 단어조차 끄집어내지 못한다. 남측과의 접촉, 대화의 필요성을 건의하는 것도 자신의 정치생명을 내놓지 않는 한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측에서 공식적이고 공개적으로 대화와 협상을 제안해 봤자 긍정적 호응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13일자 <한국일보>)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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