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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G20 정상회의 이후 문 대통령의 對北(대북) 숙제들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서 G20 정상들과의 만남을 통해 제재와 대화의 병행이라는 북핵 문제 해법을 인정받은 문재인 대통령. 하지만 그 해법을 실제 한반도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전제되어야 할 것들이 많다. 우선 북한이 문 대통령의 이러한 제안을 어느 정도로 수렴할 수 있느냐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제안을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 보고 있다. 설령 받아들인다 해도 미중 갈등이 버티고 있는 구조에서 제대로 기를 펴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한미 정상회담,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나자마자 쏟아져나온 전문가들의 ‘북핵 외교 숙제’들을 당당한 외교, 미중 협력 및 자주국방, 남북관계 개선, 더 강한 대북 제재, 국내 협치, 실용과 국익 등의 순서로 짚어봤다.

당당한 주도

“김정은이 호언하는 것처럼 핵과 미사일을 협상 테이블에 쉽게 올려놓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남한과의 대화와 교류에 당장 나오지 않을 것이고, 남을 무시하는 입장을 보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를린 구상은 일관성 있게 지속돼야 한다. 북한의 반응과 태도에 일희일비할 필요도 없으며, 우리의 방식을 밀어붙여야 한다. 그 신호가 상당 기간 계속될 때 북도 대남 관계에서 자신의 이익 계산을 할 수 있다. 더 중요한 이유는 한국의 대북 정책이 국제사회를 움직이게 할 수 있다.”(류길재 전 통일부장관, 매일경제 10일자)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외교안보환경은 엄중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어느 때보다도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어 당당한 협력외교를 추진하는 데 좋은 여건이다. 문재인 정부는 스스로 역사적인 책무를 자각하고 남북관계와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담대한 구상과 강한 실천력으로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평화재단 평화연구원 10일자 ‘현안 진단’)

미중 협력 및 자주국방

“미중이 공조하지 않으면 어느 일방도 의미있는 대북 처방을 내기 어렵다. 첩첩산중이다. ‘신 베를린 구상’이 의미를 가지려면 아무리 어렵더라도 미중이 공조할 수 있도록 접점을 찾고 외교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문재인의 신 베를린) 구상의 또 하나의 성공조건은 미중 관계의 변덕과 북핵의 위협을 견뎌낼 수 있는 자체의 국방태세를 이제라도 갖추는 것이다. 이것은 문재인 정부가 현재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국방개혁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 서울경제 10일자)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20여 년간 매달려온 ICBM 발사 성공으로 한껏 들떠 있는 김정은이 문 대통령의 제안에 선뜻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 테이블로 복귀할지는 의문이다. 리비아의 카다피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핵 억지력을 갖지 못해 붕괴됐다고 믿는 김정은으로선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대북 유화책 못지않게 제재와 압박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공조에 주력하는 게 맞는다. 한 발 나아가 ‘마이웨이’ 북한 정권에 맞서려면 이제 우리도 자위권 확보와 ‘공포의 균형’ 차원에서 핵무장 공론화를 진지하게 모색할 때가 됐다. 정권 부침에 따라 춤을 추는 대북정책은 과감히 버리고,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정권을 초월하는 정책과 액션플랜을 만들어 한반도 평화의 돌파구를 열어야 할 때이다.”(박정철 정치부장, 매일경제신문 10일자)

“작금 김정은 정권이 보여준 기세로 봐서는 중도 포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고약한 손오공을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길들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이 함께 참여할 때만 만들 수 있는 부처님 손바닥이다. 한반도 운명을 이끌 운전석에 앉은 문 대통령에게 과연 두 강대국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협력하게 만들 역량이 있는지가 관건이다.”(이계성 논설실장, 한국일보 11일자)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이낙연 국무총리, 임종석 비서실장과 함께 청와대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

남북관계 개선

“문 대통령의 남북 경협은 ‘북핵문제가 진전되고 적절한 여건이 조성되면’이란 단서로 옥죄여 있다. 북핵문제가 남북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이 된 것이다. 김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엔 ‘남북관계와 북핵문제의 병행 추진’이 원칙이었다. 남북관계 개선이 북핵문제 해결을 이끌고 북핵문제 개선이 다시 남북관계를 추동한다는 선순환 구도가 사라진 건 상상력 부족이다. 제재만으로 북한을 대화로 나오게 할 수 있다고 믿는 건 비약이다. 제재는 자동으로 대화로 전환되지는 않는다. 이미 지난 정부 시절 입증된 사안 아닌가. 제재와 대화 둘 사이의 간극을 이어줄 사다리가 필요하다. 그걸 남북관계와 북핵문제의 선순환 말고 또 어디에서 찾을 수 있단 말인가.”(박병수 한겨레 통일외교팀 선임기자, 한겨레 10일자)

“북한의 핵을 물리적으로 없애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위기를 관리하는 게 최선이다. 미국과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를 보인다면 남은 카드는 남북관계 개선밖에 없어 보인다. 제재와 압박을 병행하면서도 북한과의 대화채널 복구를 추진할 수밖에 없는 엄중한 상황이다.”(전석운 워싱턴 특파원, 국민일보 10일자)

더 강한 대북 제재

“플랜A만 상정해서 남북 관계에 ‘주도적인’ 역할을 행사한다는 것은 북한이 응하지 않는 한 꽉 막힌 길을 향해 달려가는 자동차의 운전석에 앉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플랜 B를 구상하고 가동해야 한다. 북한이 도발을 감행해 오는 극단적 상황에 대한 대비부터 시작하여 북한 사회의 위아래 전반을 변화시키는 방안 등 북한 정권의 동의 없이도 추진 가능한 일에 더 많은 에너지를 투여해야 한다.”(김태효 성균관대 교수, 조선일보 10일자)

“10·4 선언을 넘어서는 창의적이고 냉철한 대북정책을 준비해야 한다. 평화공존으로 나아가는 게 맞지만,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 내성을 키워왔지만, 김정은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선 아파할 만한 새로운 강경책을 이끌어야 ‘한반도 주도권’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 주변엔 여전히 북한 핵·미사일 능력이 과장됐다거나 제재 강화보다 완화하는 것이 북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김진홍 논설실장, 국민일보 10일자)

국내 협치

“우리와 전략적 이해관계가 다른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을 설득하고 압박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제약이다.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대해 예상되는 중·러의 반발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베를린 구상을 이행할 담대한 실천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보수 야당에서도 대통령의 G20 정상외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적어도 외교안보통일의 영역에서만큼은 협치의 정신을 견지하고 주변국의 지지를 기반으로 북한을 적극적으로 견인해 내야 할 때다.”(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서울신문 11일자)

실용과 국익

“한반도 대내외 환경이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실용의 눈으로 봐야 한다. 한미동맹이 아무리 중요해도, 남북관계 개선이 아무리 중요해도 국익을 앞설 수는 없다. 물론 어떤 접근법이 더 국익을 위한 것인가라는 사안마다 의견이 갈릴 수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이런 원칙을 언제나 되새김질해야 한다. 다음은 전략이다. 한국이 종합국력 10위권이지만 주변국들은 훨씬 강한 상대들이 많다. 이들을 상대함에 있어 이슈별로 대응하는 것은 실패를 예약하는 것과 같기에 연계전략을 적극 동원해야 한다. 예를 들면 북핵위협을 감소시킴으로써 사드배치의 정당성과 긴급성을 감소시킨다든지, FTA 조정을 일부 허용하면서 주둔분담금 인상압력을 완화하는 것과 같은 전략들을 정교하고 다양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김준형 한동대 교수, <민족화해> 7·8월호)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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