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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웜비어 성의껏 치료했다…그의 사망은 미국 책임” 이례적 공식성명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22) 사망 소식에 북한 당국이 23일 공식성명을 발표했다. 한마디로 웜비어의 사망에는 북한 측 잘못은 없으며, 오히려 “이번 사건으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는 우리”라는 주장이었다.

2016년 2월 구속수감 후 기자회견에 나선 오토 웜비어. 그는 호텔 벽면에 걸린 정치선전물을 떼려다가 체포돼 15년 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영상 갈무리)

이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적대국의 범죄자에게 우리가 자비심을 베풀어야 할 하등의 이유도 없지만 우리는 그의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것을 고려하여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그가 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성의껏 치료해 주었다”라고 주장했다.

또 대변인은 “웜비어의 생명지표가 정상인 상태에서 미국으로 돌아간 후 1주일도 못되어 급사한 것은 우리에게도 수수께끼”라며 웜비어 사망이 자신들이 책임이 아니라고 밝혔다. 오히려 자신들의 치료 덕분에 웜비어의 상태가 호전되었다고도 했다. 그는 “미국 의사들이 웜비어의 맥박과 체온, 호흡 그리고 심장 및 폐검사 결과 등 생명지표가 정상이라는 데 대하여서와 우리가 심장이 거의 멎었던 웜비어를 살려내어 치료해 준 데 대하여 인정하였다”고 밝혔다.

북측 주장에서 언급된 미국 의사들은 지난 12일 조지프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함께 웜비어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방북한 2명의 의료진을 가리킨다. 당시 혼수상태의 웜비어는 이 의료진의 인도 아래 미국으로 옮겨졌다. 북측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의료진의 향후 증언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북한 대변인은 웜비어가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사실무근한 여론이며 웜비어 송환을 위해 우리나라에 왔던 미국 의사들이 할 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웜비어의 사망을 오히려 미국 책임으로 돌렸다. 대변인은 “웜비어는 우리에 대한 극도의 적대감과 거부감에 사로잡혀 우리와의 대화를 거부해온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정책의 희생자”라며, “미국민의 안녕에 대해 관심한다는 미국 정부가 어찌하여 오바마 행정부 시기 웜비어의 인도주의적 석방 문제를 단 한 번도 우리에게 공식 요청한 적이 없었는지 그 대답은 미국 자신이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사실을 전면 왜곡하고 고의적으로 반 공화국 비난 소동을 일으키면서 감히 존엄 높은 우리 국가에 대한 보복과 압력을 떠드는 것이야말로 우리에 대한 정면 도전이며 정치적 모략”이라며 “명백히 하건대 이번 사건으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는 우리”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북한의 공식성명은 이례적이다. 미국 내 여론은 물론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는 만큼 발 빠른 해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아닌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한 것도 눈길을 끈다. 자국에서조차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실패라는 평가가 높다. 북한 당국 이 점을 노려, 오바마 행정부를 비난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와는 협상 여지를 남기려는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북한에 억류돼 있는 다른 미국인들의 석방 여부가 될 전망이다. 현재 북한에는 김동철, 토니김, 김학송 등 3명의 미국 시민이 억류돼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웜비어가 본국으로 돌아온 12일(현지시각), “북한에게 불법으로 억류하고 있는 나머지 3명의 미국인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민혁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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