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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돕다 17개월 감옥생활, 오영필감독의 ’서쪽나라’"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내게 한 것"의 뜻 깨달아

 

   
▲ 오영필 감독은 기획 탈북을 돕다, 두 차례에 걸쳐 총 600여일 동안 감옥에 갇혀지내야 했다.
올해 화제의 책 중 하나는 ‘서쪽나라’(홍성사 펴냄)이다. 탈북자들의 탈출 현장을 취재하고, 그들을 도왔다는 이유로 중국 공안에 붙잡혔던 오영필 감독의 경험이 담겼다. 단순한 경험담이 아니다. 장작 17개월 동안의 감옥생활에서 겪은 눈물의 일기다. 억울하게 갇힌 오 감독에게 포착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감옥에는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 사형선고를 받아 날짜를 기다리는 사람, 15년형 선고를 받은 사람,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평생 한 번밖에 없는 청춘을 도둑맞은 사람, 배운 것 없고 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도둑질해야 했던 사람 등등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한데 모였다.

그런데 오 감독은 그곳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신의 따스한 시선을 느낀다. 그는 차가운 감옥에서 함께 울며, 그들의 친구가 되었다. 그들을 위한 눈물의 기도가 나오기도 했다. 17개월간의 억울한 감옥 생활에서 깨달은 천국의 비밀은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나에게 한 것이다’라는 성경 말씀에서 찾을 수 있었다 고백한다.

오 감독에게 있어 ‘지극히 작은 자’는 보통 사람들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못하는 이들이다. 물이 마시고 싶어도 못 마시고, 밥을 먹고 싶어도 못 먹고, 옷을 입고 싶어도 입지 못하는 이들 말이다.
이 짧은 문장에는 하나님, 나, 지극히 작은 자라는 세 명의 인격체가 존재한다. 하나님은 누구신가? 그분은 만물을 창조하신 분이다. 세상에서 가장 크신 분께서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자들과 자신을 동일화하셨다. 동일화란 나와 너를 구분하지 않고 하나로 여기는 것이다. … 하나가 된다는 것은 타인의 어려움을 일회적으로 돕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인격적 관계를 맺는 것을 말한다.(247쪽)

사회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지극히 작은 자들과 함께 운동하고, 밥 먹고, 옷을 나누기도 하면서 지냈다. 그러자 지옥 같던 감옥이, 천국으로 변했다 한다. 가난한 자들과 눈 맞추고, 관계 맺는 그 사이 사이에 하나님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그곳에서 오 감독이 들은 하나님의 음성이다.
“영필아, 이곳에 두 번이나 오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 나는 오랫동안 세상에서 나와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 그러나 나의 기쁨을 원하는 이들은 많았지만, 나의 슬픔을 함께 나누기 원하는 이들은 많지 않더구나. 그러던 중 젊은 시절 너의 기도가 생각났다. '당신의 아픔을 알기 원합니다. 나에게 당신의 슬픔을 알려 주세요'라고 부르짖던 너의 기도는 세상의 어떤 꽃보다 향기로웠고 내가 있는 곳으로 너를 부르는 계기가 되었다.”


책 읽는 내내, 그가 겪었던 600일의 무게가 버겁게 다가온다. 쉽게 읽히지만, 단숨에 읽어 갈 수 없다. 누군가의 아픔과 슬픔을 고스란히 느껴버리는 오 감독의 영성을, 책으로도 쫓아갈 수 없어서이다.

기획탈북을 돕고, 그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던 오 감독이었다. 그 일을 그만두기까지의 고뇌 또한 이 책의 하이라이트이다.

 

 

이범진 기자  poemgene@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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