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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본 한반도 평화동아시아재단 ‘정책 논쟁’ 제75호 - 한반도에 평화 복원하기: 러시아의 시각에서
  • 게오르기 톨로라야
  • 승인 2017.06.1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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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반도 안보 상황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대결한 2017년 봄의 한반도 위기는 러시아 정책 입안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러시아 정책 입안자들은 한반도 상황이 변한다면 러시아가 얼마나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지난 수십 년간 한반도 상황은 대체로 안정적이었고 무력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였다. 한반도에서의 충돌은 종종 일어났지만 최근 있었던 양측의 무력 과시는 별로 예견되지 않았었다.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과 국제 관계의 무질서 속에서 정치적 사건은 예측하기 힘들며 빠르게 바뀐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적인 해결책을 강구한다는 것은 충동적이고 그 여파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강경한 반응은 북한이 기대를 벗어나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는 북한이 상대적으로 절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년 봄, 한국과 미국이 군사 훈련을 실시하면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었던 상황이 반복되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연초에 한국이 정치적 격랑을 겪으며 북한이 도발을 할 기회가 될 수 있었지만 별다른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으레 있던 미사일 발사는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로 보기 힘들었다. 양과 질에 있어서 한층 높아진 미사일 실험들은 미국이 무력을 과시하고 한국에서 선거가 끝난 이후에야 본격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그들이 자주 하던 대로 “한 수 가르쳐” 주고 긴장을 고조시키려고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가까운 미래에 대화가 시작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핵실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난해하기로 유명한 한국 문제를 자신의 외교정책의 시험대로 보았다는 것도 설명할 수가 없다. 이는 단칼로 풀려버릴 매듭과 같은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이 문제 해결은 다급하지 않다. 다양한 주장들이 있지만, 합리적인 분석가들은 모두 북한이 IS처럼 미국에 대항하여 전쟁을 일으키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리고 북한이 만약 미국에 대하여 핵무기로 반격할 능력을 갖추게 되더라도 한국을 공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한다. 북한이 이런 능력을 갖추는 데까진 아직 수 년이 더 있어야 하기도 한다. 한국전쟁에 대한 기억이 생생할 한국인들이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걱정하는 것은 감정적으로 이해가 된다. 특히나 북한이 새로 얻은 핵 억지력 때문에 미국이 개입하기 너무 위험하게 된다면 더 걱정이 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미치지 않았다. 그들은 미국의 개입 없이도 한국을 점령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만에 하나 한국을 점령하더라도 피폐해진 국토를 외부에서 고립되어 지배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과연, 미국 영토의 안전이 지금 당장 급박한 조치가 필요할 정도로 위협받고 있는가? 그렇다면 러시아도 어떠한 형태이든 미국의 행동이 정당화 된다고 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을 “발견”했을 때 감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이해할 만하다. 혹자는 핵무기로 무장하는 북한에 대해 미국이 인지하고 반응하는 모습은 마치 한밤중에 깨어난 사람이 자신에게 기어오는 독거미를 봤을 때와 같다고 평했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나 그들이 위협하는 핵과 미사일에 대하여 즉흥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성공 가능성도 매우 낮다. 북한이 보유한 모든 군비가 명백히 드러나 있지 않고, 북한은 지난 수십 년간 이러한 사태 전개에 대하여 준비해 왔기 때문이다. 전면적인 군사행동은 동북아시아에서 수백만 명이 피해를 입을 것이기 때문에 무엇이라 말하든 대단히 무책임한 시도이기도 하다.

만약 미국이,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미국을 핵으로 타격할 수 있는 국가가 되는 것이 진정으로 두렵다면, 그것을 막을 현실적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검증 가능한 타협을 하면 된다. 지난 25여년간 “전략적 인내”, 또는 북한 정권의 필연적인 붕괴를 기다리며 봉쇄하는 것에 집중하였다는 점은 검증 가능한 타협을 한 번도 심각하게 고려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봐도 군사적 해결책은 이미 수년간 지속되어 온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너무 비용이 크다.

따라서 많은 러시아인들은 올해 4월과 5월에 걸쳐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위기는 계산된 허풍이 아니라 미국이 세계적인 난제를 자신들의 의지와 잠재력만으로 해결해 버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엉뚱한 시도였다고 받아들인다. 또 앞으로 있을 협상에서 최대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시도로 읽혀진다. 아마도 주된 목표는 중국에게 국제 정치에서 그들의 “진짜” 위상을 확인시키고 미국의 리더십을 확인하려는 것일 듯하다. 이 점에서는 중국에 대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었다.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100일 내에” 북한에 대하여 “무엇인가를 하기로” 약속하였고, 마지못한 것이긴 하지만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는 강도를 높이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는 중국이 즉각적인 위기를 피하고 시간을 벌기 위함으로 보인다. 중국은 석유와 같은 중요한 물자 공급이 끊어져도 북한이 미사일에 관하여 입장을 바꾸지는 않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오히려 "완충 국가”인 북한 내부의 불안정성을 초래하여 중국의 국익에 반하는 일이 될 것이다. 벌어들인 시간은 푸틴과 시진핑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는 등 중국이 관련 국가들에게 다른 선택지를 제시하는 데 유익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강압적인 외교적 시도들이 성공할 수 있을까? 한편으로는 한반도 문제가 교착상태에서 빠져나와 장기적으로 해결책을 향해 갈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그러나 러시아는 그러한 해결책은 협상에서 나오는 것이라 믿는다. 어떠한 형태라도 무력의 사용은 재앙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다. 미국이 강조하는 가능한 “모든 선택지”에 대화와 타협이 들어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러시아는 대화와 타협을 적극적으로 지지할 것이며 이를 위하여 어떤 누구와도 협력할 것이다.

러시아가 동아시아에서 갖는 전략적 위상

러시아는 그동안 북한이 국제 사회 규범에 맞지 않는 모습을 많이 보이는 나라이긴 하지만 엄연한 국가이고 유엔(UN)의 구성원으로서 주권과 생존에 대한 권리 등 국익을 인정받아야 할 실체라고 주장해 왔다. 지난 수십 년간 이어진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에서 보듯이 북한의 이러한 권리 등이 무시되거나 거절되는 것은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 나아가 러시아가 북한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양국간의 관계가 소홀해지면 곧 북한과 관련된 사안에 대하여 러시아가 영향력을 잃게 되고 러시아의 국익뿐만 아니라 지역의 안보 또한 위태로워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의 행동은 비판 받아 마땅하고 북한이 국제사회 질서를 따르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을 고립시키고 경제 제재를 가하며 압박하는 것 만으로는 북핵을 해결하는 데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뿐 아니라 북한을 변화시키지도 못하고 오히려 “상습화”시킬 뿐이다. 시장이 발달하고 사회에 대한 통제가 줄어들며, 전체주의 국가에서 조금 나아진 권위주의 국가로 서서히 전환하는 것 등 정상적인 국가가 되는 변화만이 북한이 국제사회 질서에 편입되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것이 북한의 안보를 보장해 주기 위한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정권 안보가 보장되고 나서야 북한은 “핵 억지력”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핵 억지력” 포기는 그들과의 대화와 외교를 위한 전제조건이 아니라 오랜 기간 걸쳐서 이끌어 내어야 할 목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핵 포기를 전제로 하는 어떠한 제안도 그저 순진한 것이거나 북한 정권을 경제적 제재를 통하여 붕괴시킴으로써 북한 문제를 극단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시간을 버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한반도 문제는 러시아가 다른 국제사회 구성원들과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 가운데 열 손가락에 꼽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 국익에 긴박한 위협이 되어 즉각적인 행동이 필요한 문제는 아니다. 한국전쟁 이후 러시아는 한반도의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군사적, 외교적, 또는 경제적 자원들을 별로 투입하지 않았다. 사실 강대국들이 러시아 동쪽 국경에서 힘을 겨루면 러시아에게 불리한 지정학적 상황으로 변할 수도 있다. 러시아에게는 차라리 현재의 균형 상태가 이익인 상황이다. 한반도 상황이 변하면 그것이 어떠한 모습이든 러시아가 아시아에서 더 굳건한 발판을 마련하고 자국의 극동지역을 개발하려는 노력에 해가 될 것이다. 한반도에서의 분쟁은 그와 이웃하는 모든 지역을 초토화시킬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전략적 상황을 완전히 변화시키고 세계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한국이 북한을 평화적으로 흡수하는 것도 세계 제2차대전의 결과로 정착된 지역 질서와 전략적 상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미군이 주둔하는 통일한국과 직접적으로 국경을 마주한다면, 이런 변화는 엄청나게 근본적이고 커다란 지역질서의 변동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러시아의 안정적인 세계 전략과 자국의 안보를 위하여 핵심적인 핵무기 비확산 체제에 큰 위협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하여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그러한 문제는 아니다.

러시아의 전략적 역할 및 이니셔티브

러시아는 현재의 적대감이 교섭과 타협으로 이어지는 의미 있는 외교 프로세스의 서막이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과 핵 문제가 미국 국익에 위협이 되고 그 위협들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추가적으로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하는 것을 막는 데에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 이제는 문제를 직시해야 할 때가 왔다. 이는 워싱턴 일부에서 환영 받지 못할 정도까지의 대화와 협상을 하여야 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전능한” 트럼프 대통령조차 현상을 유지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다른 주체들의 지지가 필요할 것이다.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관련 국가들은 예외없이 북한의 핵무기 폐지를 원하고, 동북아시아의 안보 및 안정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여기에 군사적 억제도 물론 포함된다. 다만 북핵 프로그램의 조기 해결은 일본의 재무장을 포함한 지역 내의 핵무장 경쟁 촉발과 군비확장 경쟁을 방지할 것이다.

북한 정권의 본성을 감안하면 과연 이것들이 가능할까? 어쩌면 마침내 편집증 환자가 아닌, “꽤 현명한 녀석”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김정은 위원장이 그의 통치를 통해 전쟁과 협력 모두에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그를 굴복시키려 하지 않고 대등한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 유일한 조건이다. 실제로 그는 한국과의 관계를 과감히 변화시키기 위해 여러 이니셔티브를 제안했지만, 북한 정권의 “임박한 붕괴” 및 “통일 대박”의 망상에 열중했던 박근혜 정부에게 거절당하였다. 그는 또한 미국에게 “평화 협정” 및 “중단을 위한 중단”을 포함한 몇몇의 평화로운 제스처를 취한 바도 있다.

새로 출범한 한국 정부는 좀 더 현실적이라 다행이다. 또한, 북한을 단순하게 고립시키고 압박하는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을 낳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고, 다른 국제 플레이어들의 지지를 요청할 준비 또한 되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 송영길이 5월 푸틴을 포함한 러시아의 지도자들과 이러한 문제들을 논의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러시아가 직접적으로 평양에 특사를 보내 북한을 포용하는 방안도 논의하였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가 푸틴에 전달되었다. 현재 한국은 직접적인 대화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자회담 재개와 궁극적으로 동북아시아에 집단적 안보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러시아의 정치외교적 제안들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러시아와 한국은 이러한 개념을 현실화 하기 위해 서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다.

현실적 함의

그렇다면 외교 프로세스는 어떻게 시작되어야 할 것인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진행된 교섭의 연장이 아니라 폭넓은 권한을 가진 완전히 새로운 노력이어야 한다. 따라서 이는 “재개”가 아니다. 새로운 프로세스는 의제가 핵 문제에 제한되지 않고, 한반도의 포괄적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넓은 범위의 이슈를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 이전과 원칙적으로 다른 점이다.

이 외교적 과정은 새로운 현안들에 대한 미-북간의 직접 협상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가장 확실한 것은 "중단을 위한 중단" 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북한이 처음 제안하였고, 중국이 구체화시킨 사항이다. 첫 단계이자 목표는 미국이 "적대적 행동"을 중지하고 북한은 이에 대응하여 미사일과 핵 개발을 중지하고 의미 있는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논하는 것은 대화를 망칠 것이며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점을 정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는 비핵화 협상의 최종적인 목표가 될 수는 있어도, 현실적인 의제가 되기는 힘들다. 더불어 북한이 현존의 핵 무기고는 유지하면서, 새롭게 추가적으로 생산하지는 않는 것을 합의하는 것도 미래에 고려해 볼 수 있는 의제이다. 이 단계에서 첫 조치로서 핵 동결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지금 북한은 이러한 논의 자체를 꺼릴 가능성도 많다. 그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및 2차 보복능력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서두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그들이 이해하기에, 미국과의 "전략적 등가성" 이 확보된 이후에 "힘을 가진 입장에서" 대화를 시작하기를 원할지도 모른다.

혹시 미국-북한간 대화 트랙에서 진전이 없다고 하더라도, 대화와 협력을 재건하고 지난 10년간의 상처를 치료하고 보수정권 시대의 비참한 유산을 해체하기 위한 남북대화는 진행되어야 한다. 한국의 문재인 정부에 의하여 이 같은 대화가 주도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이러한 한국정부의 노력과 전략이 거절당하지 않으려면, 어떤 대화 노력에서도 핵문제에 대한 언급은 피하는 게 좋을 것이다. 북한의 핵문제는 다자회담 의제로 다뤄져야 한다. 게다가, 한국은, 북한이 원하는 어떠한 정권안보 보장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우선 북한이 얼마나 빨리 반응할지는 두고 보아야 한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압력으로부터 얼마나 독립적인지 살펴보고 싶을 것이다.

또한, 대화와 협상의 기제 및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협력 원칙에 대한 일반적 논의는 과거 6자회담에서 러시아가 주도했던 워킹그룹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조직은 향후 등장할 수 있는 다자회담의 사무국으로 전환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이 같은 초기 단계가 성공적이라면, 관련 6개국의 외교부 장관들, 유엔(UN),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전권을 위임 받은 대표들이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상징적인 만남을 가져 공식적인 프로세스를 시작할 수도 있다. 각 정상들이 참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대화의 첫번째 의제는 대화 기간 동안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를 대가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중단하도록 합의를 도출해 내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실현하기가 어려운 몽상일 뿐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옹호하는 정치 및 외교적 방안은 불가능하지는 않다. 서로가 현실을 직시하고 확실한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이 유일한 조건이다. 미국과 한국은 북한을 실존하는 현실과 당사자로서 받아들여야 하고, “끔찍한” 정권을 약화시키려하기보다는 공존하려는 정책을 추구하여야 한다. 한국은 흡수통일에 대한 희망을 버리고 성숙하고 발전된 국가의 자세를 갖고 대하기 힘든 이웃과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정권안보가 확보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겠지만,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은 채,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는 없다는 엄연한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관련국들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그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기초적 사실에 기반하여, 당사자들간의 오해와 차이를 메꾸어 주기 위한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한국의 새정부가 이러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해 나가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또한 한국정부가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운전자석”에 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기고문의 견해는 필자의 개인 의견이지 동아시아 재단의 공식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필자 소개

게오르기 톨로라야는 전직 외교관으로 아시아에 수 십년의 경험을 갖고 있는 아시아 및 글로벌 이슈를 다루는 학자이다. 1978년 국립 모스크바 국제 관계 대학교(MGIMO University)에서 졸업한 후, 두 차례 북한에서 근무하였고(1977-1980, 1984-1987), 아시아와 관련된 무역 홍보 기관에서 일한 바 있다. 또한 그는 러시아 외교부에서 일하였으며, 주한 러시아 부대사(1993-1998), 아태1국 부국장(1998-2003) 및 시드니 주재 러시아 총영사(2003-2007)를 역임하였다. 1984년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1994년 경제학 박사, 그리고 2002년에는 정교수 자격(Full Professor's degree)을 받았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 객원 연구원을 지냈다. 그는 아시아와 글로벌 프로세스에 관련된 많은 논문과 책을 발간하였다. 2008년부터 모스크바에 있는 루스키 미르 대통령 재단(Russkiy Mir)의 지역학 프로그램 체어로서 아시아 및 아프리카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 러시아 국립 BRICS 연구위원회 사무국장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Russian Academy of Science) 산하 경제연구소 동아시아 국장을 역임하고 있다. 국립 모스크바 국제 관계 대학교(MGIMO University)에서 동양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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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기 톨로라야  mail@keaf.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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