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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 하고 싶어졌습니다제4회 동북아 평화발걸음을 다녀와서(1)

“통일을 해야 한다.” “통일을 하고 싶다.”

8월 4일부터 10일까지 한반도의 북쪽 국경지역을 다녀왔습니다. 비록 중국에서 바라볼 뿐, 직접 갈 수 없는 한반도 땅이었지만, 그 땅은 우리 땅이었고 전혀 낯설지 않은 고향 같은 땅이었습니다. 그렇게 7일간을 돌아보고 나니 지난 35년간 변하지 않던 제 마음에 작지만 변화가 생겼습니다.

제게 통일은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통일을 해야만 구한 말 이후 어그러진 한반도의 역사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제 마음에도 통일을 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은 없었습니다. 마치 결혼은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사랑하는 여인은 없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런 제가 통일이 하고 싶어졌습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갖고 싶은 물건을 발견한 것처럼, 청년이 결혼하고 싶은 여인을 발견한 것처럼, 통일이 하고 싶어졌습니다. 통일을 하고 싶은 마음을 얻은 것, 그것이 제가 이번 제4회 동북아평화발걸음(주최 평화한국)을 통해서 얻은 가장 큰 것입니다.

   
▲ 압록강변에서 북한 사람 김겸(오른쪽)과 함께한 필자. ⓒ이승철

여행을 하면서 조선(북한)에서 태어나 조선에서 자란 김겸(가명)이라는 아이를 만났습니다. 고향이 동해안인 겸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겸이가 50이 되기 전에, 내가 60이 되기 전에 겸이 고향에서 서로의 가족들을 데리고 만나자는 약속을 했습니다. 겸이의 고향에서 만나자는 약속, 저 북녘땅에서 만나자는 약속. 제게 그것은 꿈이고 환상이었습니다. 성경 요엘서 2장 28절에서 약속한 '젊은이가 보는 환상'이며, '늙은이가 꾸는 꿈'이었습니다. 이 지극히 개인적인 약속으로 인하여 통일은 제게 역사의 문제가 아닌, 내 개인적인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참 이상합니다. 저 북녘 땅에 만나야 할 사람이 하나 생기고 나니, 그 땅을 향한 마음에 그리움이 생겨납니다. 머리로 생각하며 반드시 이루어야 했던 통일이, 마음이 느끼며 간절히 하고 싶은 소망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여행의 마지막 날 기차에서 겸이가 “형”하면서 제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그 녀석 목소리를 듣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마음이 아련해져서 눈 앞에 녀석을 보고 있는데도, 그 녀석이 그리워졌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그래, 이 마음이다. 바로 이 마음으로 통일이 하고 싶다.”저는 그 순간 통일을 원하는 어린아이가 되었습니다. 갖고 싶어 조급함이 생기는 바로 그 어린아이가 된 것입니다.

6박 7일간 강 건너편이지만 조선 땅을 보았고, 조선에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을 맞았습니다. 그 곳에서 본 조선의 하늘은 푸르렀고, 조선의 산은 높았으며, 조선의 물은 맑았습니다. 백두산 천지는 신비로웠으며, 알 수 없는 기상과 기개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그 조선 땅은 바로 우리 땅이었습니다.

   
▲ 러시아, 중국, 북한이 만나는 두만강 하류 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이승철

그리고 저는 그 조선 땅에서 태어난 조선 사람을 만났고, 그 조선 사람과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마음을 나누고 나니 그 사람이 통일의 이유가 되고, 통일의 힘이 됩니다. 남한 사람과 조선 사람의 마음과 영혼에 심겨진 것은 같은 꿈과 같은 생명이었습니다.

사람이 만나지 못하는데, 마음을 나눌 길이 없으며,
마음을 나누지 못하는데, 꿈을 나눌 수는 없습니다.
꿈을 나눌 수 없는데, 역사를 이룰 수는 없습니다.
결국 사람이었습니다. 사람이 통일의 이유이고, 유일한 힘이었습니다.
조선사람이 남한사람에게는 통일의 이유였고,
남한사람이 조선사람에게는 통일의 이유였습니다.

전 이번 제4회 동북아평화발걸음을 통해 조선사람,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평화한국 사무국장>

이승철  napals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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