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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진영이 탈북자를 끌어안아야 하는 이유탈북 대학생 동명숙씨 기고

우리 사회에서 탈북자라고 하면 일반 국민은 물론이고 보수진영 그리고 진보진영까지 굳어진 공통된 시각이 하나 존재한다. 그것은 탈북자들은 북한에 대한 적개심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북한의 독재와 배고픔에 못이겨 북한을 탈출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보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남한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신념을 가지고 북한의 봉건적 독재체제를 정치적, 사상적인 이유로 거부한 것이 아니라 배고픔을 못 이겨서 중국으로 넘어가고, 결국 갈 수 있는 곳이 없어서 떠밀려 온 곳이 바로 남한이라고 보는 것이 더욱 정확할 것이다.

탈북자들이 우리 사회에 배출되어 적응하는 과정에서 직면하게 되는 황당한 상황은 탈북자들이 반북적인 발언과 입장을 지속적으로 피력해야만 우리 사회에서 호응받고 그러한 탈북자들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이고 탈북자들은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 압도당해서 이견을 보이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탈북자들이 이 사회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 가장 먼저 검증받는 것이 위장간첩 여부인 것을 놓고 볼 때 탈북자들이 남북관계 개선이나 평화통일을 위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천편일률적인 의견을 개진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고 그 결과 우리 정치권과 언론계는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측과 이를 애써 외면하는 측으로 나뉘어지게 되었다.

   
▲ 지난 2월 박선영 의원을 비롯한 대북인권단체들이 서울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유코리아뉴스 DB

얼마 전 탈북자 백요셉과 임수경 의원간의 탈북자 비하 논란 하나를 두고 볼 때도 보수진영은 탈북자들을 지속적으로 진보진영을 공격하기 위한 정쟁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고, 진보진영은 탈북자들을 남북관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집단으로 왜곡되게 인식하고 의식적으로 외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 결과 탈북자들이 자신들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남남갈등의 중심에서 휘둘리면서 그 왜곡된 이미지가 고착되고 있는 것이다. 탈북자 사회도 정치적, 이념적, 사상적 스펙트럼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탈북자들은 북한에 대한 적개심이라는 하나의 감정을 가진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소모적 남남갈등의 논쟁이 확대 재생산되는 사건이 반복될수록 그 최대의 피해자는 바로 탈북자들인 것이다.

탈북자도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은 탈북자들이 봉건적 독재체제와 배고픔에서 겪은 아픔을 이해하고 자유민주주의체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고, 탈북자들은 대한민국의 책임 있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인권과 헌법상 기본권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탈북자 사회를 한편에서는 끊임없이 정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집단으로 인식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전혀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골치 아픈 집단으로 외면함으로써 결국 우리 사회가 탈북자들을 부당하게 낙인을 찍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기본권과 보편적인 인권을 침해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

탈북자에 대한 진보진영의 왜곡된 인식

탈북자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시각이 ‘북한에 대한 적개심에 가득 찬 집단’이라고 했지만 이를 좀 세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 국민들은 이러한 시각에 덧붙여 탈북자들이 대부분 북한 사회의 밑바닥 출신인데다가 사회주의 배급 경제에 익숙해 우리 정부에 대해 손만 벌리는 게으르고 무능력한 자들이라는 인상을 갖고 있다. 그래서 돈을 벌려고 국내에 불법 체류하는 조선족보다 더 경쟁력이 없는, 한마디로 잉여인간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일반 국민들이 이러한 고정관념을 갖게 된 것은 2만 5000여명 탈북자들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부적응하는 단편적인 모습의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탈북자의 숫자가 점차 증가하면서 탈북자 사회도 우리체제에 적응하기 위해 몇 배의 노력을 하고 있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나고 탈북자들도 다양한 의견과 이념적 편차를 가지고 있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된다.

보수진영은 이러한 시각에 더하여 탈북자들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고 북한에 대한 정체성을 확인하는 기준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일부 탈북자들은 보수진영과 공존하면서 북한의 실상을 그대로, 때로는 과장되게, 더 나아가 그들의 구미에 맞게 가공해주기도 한다. 물론 보수진영과 결합된 탈북자들의 용감한 증언으로 북한에서 자행되는 인류 마지막의 반인륜, 반인권적인 실상이 적나라하게 공개되는 성과도 있었다. 북한의 반인권적인 행태에 대한 탈북자의 생생한 증언은 일부 과장된 면도 있지만 실제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재진행형 사실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일부 탈북자들과 보수진영의 결합은 귀족 탈북자들을 탄생시키기도 하고 정치적으로 활용되면서 전체 탈북자들의 이미지를 더욱 고착시켜주는 부작용도 파생시켰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진보진영에서 바라보는 탈북자에 대한 시각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부정적이고 가장 왜곡되어 있다는 점이다. 진보진영이 우리 사회의 정치사회적 이슈나 남북관계에 있어서 가장 진보적인 사고를 한다고 자처하면서도 유독 탈북자에 대해서만 보수진영보다 더 왜곡된 인식을 갖고 탈북자의 정체성에 회의를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탈북자 전체가 남북관계의 평화적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북한정권을 자극하고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선봉대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진보인사를 만나보면서 우리 사회의 진보진영은 전체 탈북자들이 보수진영과 결합하여 남북관계의 반 평화적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자세는 진보진영이 남북관계의 평화적 개선과 북한 주민들의 인권 향상이라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진보담론을 놓치게 되는 큰 논리적 자가당착을 자초하는 우를 범하게 되었다.

왜 진보진영이 탈북자를 끌어안아야 하는가

진보진영은 탈북자 인권, 나아가 북한인권의 문제만큼은 이니셔티브를 확보하지 못하고 보수진영에 선점을 당한 것이 사실이다. 진보진영이 우리사회의 약자에 대한 배려를 하면서도 탈북자의 문제에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것은 바로 남북관계 개선과 탈북자 인권이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생각하는 인식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세는 보수진영으로부터 남한사회와 북한사회에 대한 이중적 인권 잣대로 지속적으로 공격받고 진보진영은 끊임없이 궁색한 변명과 자기합리화를 하게 만든다.

진보진영이 남북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진보담론을 성숙화 시키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탈북자를 과감하게 포용하는 데 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진보진영이 탈북자를 끌어안아야만 탈북자가 남남갈등에 끊임없이 활용되는 악순환이 끊어질 수 있다. 일부 탈북자와 보수진영은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이다. 서로가 서로를 간절히 필요로 하고 있다. 일부 탈북자들은 그들의 반북적 감정을 지속적으로 과장하고 자극적으로 피력해야만 존재감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보수진영은 이를 아주 잘 요리하여 정치쟁점화시키고 있다. 탈북자들에 대한 일률적이고 전시적인 예산 지원만으로 탈북자들이 자유민주주의 체제 적응이 제대로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그것은 남한 주민이 배가 고파서 정치적 이유로 월북을 했다고 가정해보면 쉽게 답이 나온다.

탈북자들이 우리 사회에서 느끼는 정서적 소외감과 체제 부적응, 그리고 국민들의 차가운 시각은 탈북자들을 영원히 이등시민으로 남게 하고 그것은 탈북자의 다음 세대로 이어져갈 공산이 크다. 북한 독재정권을 경험한 탈북자들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그들은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가져다주는 무한한 자유를 방종과 무질서로 느낄 수 있고, 자본주의 체제가 가져다주는 물질만능주의에서 상대적 박탈감과 무한경쟁에서 숨조차 쉬기 힘드는 절망감과 허탈감을 줄 수 있다. 특히 자라나는 탈북 2세들, 탈북가정의 청소년에 대한 정부와 사회의 각별한 배려가 절실하다. 영양부족과 각종 질병에 노출된 노약자에 대한 지원을 진보진영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진보진영이 탈북자를 끌어안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탈북자 문제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남북 사회통합의 해법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체제를 경험한 탈북자들이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어떻게 적응해나가고 어떠한 심리적, 사회적 문제점이 있는지를 면밀히 연구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남북한 사회통합이라고 볼 수 있다. 탈북자의 우리 체제 정착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는 것은 남북간 사회통합의 기초자료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진보진영은 북한인권에 대한 낡은 인식의 틀 깨야

진보진영은 북한인권에 대해 새로운 인식의 틀로 무장해야 남북관계 평화적 개선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북한인권 개선에 대해 진보진영의 목소리가 더해진다고 북한이 전쟁을 일으킨다는 논리를 반복하는 것보다는 북한인권법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갖는 게 더욱 중요하다.

북한인권법이라는 용어는 문제가 있다. 북한이 인권이라는 단어에 민감하고 북한인권법의 제정이 실제적인 북한인권과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북한에 대한 인권문제를 모두 부정하면 안 된다. 북한인권법이라는 용어보다는 ‘북한주민 지원에 관한 법률’과 같이 완화된 표현을 사용하면 된다.

기존의 보수진영에서 주장하는 북한인권법의 내용은 ‘북한인권 촉구’와 ‘반북활동 NGO 지원’에 대한 내용이 주요 골격이다. 그러나 ‘북한인권에 대한 완화된 선언’과 ‘북한 지원 NGO 양성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북한주민 지원에 관한 법률’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대화로 타협할 필요가 있다.

진보진영은 북한 정권 상층부와의 관계개선, 남북경협 활성화 같은 당국 차원의 남북관계 개선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정권의 변화와 관계없이 남북관계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바로 북한주민의 인권개선과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의 보장으로 남북관계의 초점을 이동시켜야 한다.

남북 당국 간 상층부 회담, 진보인사의 방북, 진보인사의 북한당국 관계개선만이 남북관계의 전부가 아님을 명백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는 남북관계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며 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취약계층인 노약자, 유아, 청소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결국 북한인권법에 북한 주민지원 NGO 양성화, 남북관계 핵문제와 관계없이 지속되는 북한주민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생존권 보장 내용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진보진영이 북한인권 문제에 주도권을 잡을 수 있고 나아가 북한정권을 변화시키고 북한주민의 최소한의 인간적 삶도 보장할 수 있다.

모쪼록 남한 사회가 탈북자 사회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하루 빨리 이해하고, 진보진영도 남북 통합을 위한 탈북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서둘로 인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럴 때 지난한 과정으로 여겨지는 남북 통일은 훨씬 어렵지 않은 방법으로, 훨씬 빨리 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국대 북한학과 3년>

동명숙  qazx12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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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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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15-02-18 00:39:37

    탈북자 스스로 보수화하는것 자체가 저 역시 안쓰럽게 생각합니다! 진보적인 탈북자들이 생겨야 통일주역들이 많이생기죠~!!!!!!   삭제

    • 박혜연 2015-01-15 23:38:25

      탈북자들 대다수가 보수 그것도 극단적인 반공보수내지 수구극우적인 사고방식으로 전락해 종편방송에 출연해 때돈을 벌고 그런모습을 보면 저로서도 착잡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예전에는 종편방송 특히 채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를 자주 보고그랬지만 지금은 너무 질려서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 동영상이나 조선중앙텔레비젼 동영상을 주로 보고 그런답니다!   삭제

      • 단군자손 2012-08-01 18:01:23

        아래 북민위 보시요!! 탈북자를 그저 감싸돌기만 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요. 시기적절한 대책을 세워서 통일을 준비해야 하는 선봉대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바로 탈북자들입니다. 남남갈등을 조장하는것이 통일을 앞당기는것이 아니라구요. 정신차리고 현실을 똑바로 보도록 노력하시요. 기가 막혀 한소리 하고 갑니다. 성실한 노력으로 정착에 임하는 탈북자들이 더 보고싶어요. 알겠소!!!   삭제

        • 촌철살인 2012-08-01 10:35:03

          참 시원하게 잘 썼네요. 생존경쟁의 치열한 자본주의사회의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절대 다수 탈북자들의 의견을 속속들이 대변해주어서 고맙습니다. 탈북자들은 더이상 보수니, 진보니 하는 정치에 휘둘리거나 이용당하지 말고 당당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우뚝 서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통일의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 일부 생각없는 탈북자들이 나서서 통일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실도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다 알죠!!   삭제

          • 북민위 2012-07-30 18:19:17

            동명숙씨 그냥 진보의 섭섭함을 썼으면 참 좋았을 걸 위장탈북이 어떻고 귀족탈북자 등 하며 탈북자 비하하고 보수, 진보에 대한 섣부른 결론을 내는 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특히 탈북자와 보수진영을 악어와 악어새에 비유하며!! 탈북자가 탈북자 상처내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당신이 정의의 사도인양 함부로 말하며 다니지 마세요. 진보진영에 대한 말보다 탈북자 비판이 더 많아요!!! 탈북자 뭘 그리 잘못했소!!!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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