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국제
사드문제 : 정직이 최선이다

사드 문제를 둘러싸고 너무나 많은 국력이 낭비되고 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좀 냉정히 볼 필요가 있다. 사드배치는 철저히 미국국익의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물론, 한국의 국익에도 부합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한국도 찬성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엄밀히 따진다면 세계체제적 차원에서 중국의 ‘군사굴기’를 막아야 하는 미국의 군사적 고려가 가장 큰 이유다. 모든 국가들은 국가이익 극대화를 국가목표로 삼는다. 사드를 배치하려는 미국이나 이를 반대하는 중국이나 피차 마찬가지다.

중국은 2000년대 이후 엄청난 경제적 부를 바탕으로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했다. 중국은 매년 러시아로부터 전투기와 구축함, 미사일 체계, 핵 잠수함 등을 구입하는 데 수백억 달러를 지출하면서 자국의 군사력을 증강시켜왔다. 미국은 이에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다. 2005년 윌리엄 펠런 미 태평양 지구 사령관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의 범위가 어떠한 외부의 위협에도 직면해 있지 않은 나라로서는 지나치게 대규모일지 모른다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 중 미국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은 중국 동북 3성에 배치된 장거리 미사일들이다. 이 미사일들은 지구의 북반부 루트를 따라 미국 본토를 최단거리로 공격할 수 있다. 중국 동북 방면을 담당하는 로켓군 산하 51부대는 500여 기의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둥펑(DF)’ 시리즈 미사일은 한반도에서 군사 충돌이 발생할 경우, 북한을 지원하는 데 쓰일 수 있지만 유사시 주한미군 지원을 위한 미군 항공모함의 동해안이나 서해안 진입을 막는 역할을 한다.

중국은 한국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할 수 있는 ‘중국판 사드’를 가지고 있다. 중국군은 헤이룽장성과 저장성에 탐지 거리가 각각 5,500㎞, 3,000㎞에 달하는 초대형 레이더를 배치해 놓고 한반도, 일본, 미국 서해안 등을 감시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로부터 최신형 미사일방어시스템 S400을 수입해 조만간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탐지 거리가 600㎞에 달해서 랴오닝성이나 산둥성에 배치될 경우, 한반도 전역을 감시할 수 있고, 한꺼번에 16기의 미사일을 추적해 요격할 수 있다.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미사일을 무력화할 수 있을 정도다. S400 레이더는 심지어 미군이 자랑하는 전략전투기 F-22의 미사일까지 탐지할 수 있다.

미국이 일본 및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것은 국가이익의 차원에서 볼 때 당연하다. 구소련 붕괴 이후 약 30여 년 동안 미국이 누려왔던 패권에 대해 중국이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정치에는 피도 눈물도 없다. 오직 자국이익만 있을 뿐이다. 그런 측면에서 미국이 사드배치 이유를 굳이 북한만 겨냥한다고 하는 것은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차라리 중국이 무차별적으로 군사력을 증강하고 남지나해와 한반도에서 미국의 국익에 현저하게 반하는 행동을 하기 때문에 미국은 자국이익 확보를 위해 사드를 배치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더 떳떳할 것이다. 중국 또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것이 국익 때문이다. 자국의 군사적 움직임이 미국의 사드에 의해 모두 포착되는 것은 동북아에서의 군사적 우위 점령 전략에 큰 차질을 빚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도 솔직해야 한다. 사드배치가 자국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당당히 주장한 다음, 대미 무역보복 조치를 취해도 취해야 한다. ‘비겁하게’ 미국과의 대결은 피하면서 한국에게만 양자택일 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한국의 입장을 대단히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런 행동을 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문화적·경제적 보복 조치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것은 강대국답지 않은 ‘치졸한’ 행동이다. 보복을 하더라도 사드 배치의 주체인 미국을 상대로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장 ‘힘이 없는’ 한국을 상대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공산당이 흔히 사용하는 ‘약한 고리 공격 전술’과 같다. 중국은 과거 이 전술을 통해 중국 천하를 공산화했고 이후에도 이를 종종 사용했다. 2000년 한·중간 ‘마늘사건’도 이의 하나인데 그 결과는 한국의 참담한 패배였다. 그러나 중국의 금번 문화적·경제적 보복조치는 ‘마늘사건’ 때와는 달리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 국민의 단합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크기 때문이다. 한국민은 국내정치가 혼미한 틈을 타 전략적 동반자를 공격하는 것을 비겁하다고 인식한다. 이와 같은 인식이 한국민들로 하여금 더 단합되게 할 것이다.

한국 내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관계는 현재 최악상태다. 중국 관광객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그로 인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성주골프장을 제공한 롯데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에서는 태극기를 훼손하는 사건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 국민들 사이에 적개심이 증대되고 있는 것은 장기적인 한중관계에 큰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무역을 통해 생존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주변의 어떤 국가와도 적대적 관계가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 특히 전체 무역의 26% 정도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안타깝지만 미국과 중국의 동북아 전략의 틈새에 끼어 있는 한국으로서는 사드 문제를 조기에 해결할 수 있는 카드나 주도권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안보를 ‘핑계’로 남북경협과 개성공단을 모두 포기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논리가 사드배치에도 적용된다면, 다시 말해 우리의 안보를 위해 사드를 선택한 것이라면 중국에 의한 경제적 불이익을 어느 정도는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정부가 이를 솔직히 인정하고 국민통합을 호소해야 사드 배치가 가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것이다.

전현준 /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

위 칼럼은 (사)남북물류포럼에서 제공하였습니다. 

전현준  ukoreanews@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