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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나라가 임하게 하소서평화통일연대 ‘평화칼럼’

빅터 프랑클이 유태인 포로수용소에 살면서 함께 수의를 입고 생사의 갈림길에서 하루하루를 살아야 했던 동족들의 모습을 아주 절실하게 그려냈다. 그 자신도 마지막 가스실 샤워를 피해 살아나올 수 있었던 행운아다. 매일 아침 죄수복을 입은 채 운동장에 나오면 전기가 통하는 철조망이 사방으로 에워싸고 있다. 철조망을 보고 한숨 쉬는 사람은 하루 씩 하루 씩 죽어갔고, 철조망 건너 들국화가 조금씩 피어나는 것을 보고 희망을 품은 사람들은 하루 씩 하루 씩 살아났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약속이다. 공중의 새를 보라. 들에 핀 백합화를 보라. 생명이 있는 피조물은 누구든지 창조주가 먹이시고 입히신다. 그리고 창조주는 피조물과 함께 창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신다. 창조의 어마어마한 축제가 항상 곳곳에서 벌어진다. 모든 피조물과 함께. 그런데 예수께서는 한발 더 나아가 핀잔을 하시며 확언하신다. 새와 백합화에게도 기쁨의 찬가를 부르시는 하나님이 자신의 형상대로 창조하신 인간들에게는 얼마나 좋은 잔치를 마련하시겠느냐고. 그러기에 창조주 하나님은 천지만물을 만드시고, 마지막으로 사람을 만드시고 나서 완성하신 창조를 보고서 기뻐 노래하셨다. “참 좋다!”

우리는 38선이라 이름하는 철조망을 보면서 분노하며 살았다. 절망하며 살았다.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쌍방은 저주하고 적대시 하고 살아왔다. 그 결과 쌍방이 무거운 짐에 허리가 휘고 불신과 저주로 마음마저 멀어지고 얼어버렸다. 그런데 우리는 38선 북쪽에도 남쪽에도 새가 날고 들국화가 만발하고 온갖 짐승들이 뛰어노는 비무장지대의 아름다움을 알고 있다. 통일이 되면, 아니 통일 이전에서부터라도 이 동산을 세계 마지막으로 남은 오염되지 않은 “조류공원”, “동물원”, “식물원”으로 명명하자는 논쟁 없는 마음의 합의를 이미 하고 있지 않는가. 이들을 합쳐서 편의상 “세계 평화공원”, “한반도 평화동산”이라 부르면 된다.

야무진 엄청난 미래의 현실이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안다. 38선 철조망은 하나님이 수평으로가 아니라 수직으로 거두어 치우실 거라는 사실을. 사람이 만든 분노와 적대의 철조망은 하나님이 용도폐기를 선언하시고 철폐하시면서, 그 대신에 인간의 회개와 하나님의 용서 그리고 적대화 된 두 나누어진 백성의 화해와 통일 염원을 함께 수놓는 평화통일 금수강산을 허락하실 것이라는 진실을.

이제는 이런 하나님의 약속 실현에 동참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 통일의 주인은 남과 북의 5천만 백성임을 확인하자. 주권재민의 국가가 참된 국가의 모습임을 누구나 알고 고백한다. 이제는 백성이 말하고 주장해야 한다. 국민을 위해 정부가 있지, 정부를 위해 국민이 있지 않다. 체제는 국민을 보호하고 행복을 누리게 해야지, 국민이 체제의 부속물도 아니고 종도 아니다.

그동안 남한 땅은 짧은 시일 내에 상당히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되었고 정치사회적 자유도 상당히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자부심이 충천했다. 그런데 이제 집결된 촛불이 소리친다. 진정한 안보는 국민안보여야 한다. 체제안보가 아니다. 타락한 체제는 더더욱 아니다. 진정한 부와 행복은 공정한 경쟁과 노력의 결과이어야지, 불의한 특혜를 통한 재화축적이나 유전무죄식의 불공정 사회생활이 아님을 크게 소리친다. 남과 북의 일상생활은 단순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많음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북한의 백성들은 남한 백성들의 외침이 겉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될지도 모른다. 상대적이지만 그렇게도 배불리 먹으면서도, 그렇게도 자유가 넘쳐나는데도 무슨 촛불시위냐고 말이다. 사실 이 촛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켜지며, 우리 모두가 꿈꾸는 아름다운 그날, 우리의 2세, 3세들에게는 훨씬 더 깨끗하고 정의로우며 자유롭고 진정으로 행복한 나라를 향한 것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 남한의 촛불이 북한 백성의 가슴 깊은 곳에서 켜지고 타오르기 바란다. 아주 평화적으로 은밀하게 서서히. 그리고 촛불은 온갖 거짓을 태우고, 어둔 비밀의 음지를 밝히고, 폭력이나 전쟁위협을 불태우고 평화의 밝은 빛을 가져온다는 신념을 공유하기 바란다. 아마도 통일과 평화의 그 날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희망의 촛불이 되어 타오를 것이라고.

통일을 이 땅을 사는 우리 백성의 삶으로 준비하자. 통일이 가져올 평화를 주권재민의 원리와 책임을 다하여 지혜를 모아 준비하자. 철조망을 거둬낸 자리에는 통일된 조국의 평화동산을 이루자. 세계만방에 이를 알리고 새로운 평화, 창조, 자유의 유람지로 제공하자. 그리고 남과 북의 백성은 평화와 자유와 정의의 삼천리반도 금수강산을 마음껏 수놓아 보자. 이 미래는 분단을 초월하여 계시면서 분단의 철조망을 거둬내고 통일과 평화의 주님으로 이 땅에 성육하실 우리 주님이 허락하시는 세상이다. 이 일에 성실하게 동참하자. 그리고 전 세계에 연주될 통일과 평화의 찬가를 준비하자. 이 일을 위해 그 분은 “앞서가시는 주님”이시다.

박종화 목사 / 평통연대 이사장

박종화  parkjw10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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