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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기업인들의 세밑나기[인터뷰] 양승래 대표, “정부 보상 못 받은 기업인들 거리로 내쫓겨…정권 바뀔 때까지 버틸지 미지수”

올해 남북관계에서 가장 큰 이슈는 아무래도 개성공단 폐쇄가 아닐까 싶다. 개성공단은 2013년에도 잠시 중단된 적이 있다. 이후 남과 북은 개성공단만큼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속 가동하겠다고 합의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하지만 정부를 믿고 개성에 들어간 기업들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12월 6일부터 개성공단 영업기업들이 정부의 현실적인 대책을 촉구하며 국회의사당 앞에서 농성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정부가 입주기업 위주로 보상을 진행해 영업기업 피해는 방조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천막농성 중인 양승래 대표(개성공단영업기업연합회 기획분과, 주식회사 삼성에스앤에이치)

천막농성장에서 만난 양승래 대표(개성공단영업기업연합회 기획분과, 주식회사 삼성에스앤에이치)는 2007년부터 남광건설 협력업체로 개성공단에 들어갔다. 파주에서 건설 관련 일을 하던 양 대표는 남광건설 측의 요청으로 개성공단에 첫 발을 내디뎠다.

개성에서 양 대표가 느낀 북한의 모습은 남한의 30년 전을 떠올리게 했다. 그는 “(개성에 들어간 지) 한 달 후에 남한에서 투자를 잘 하고 북한이 잘 받아들인다면 앞으로 개성공단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 기대했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70년이 넘는 분단으로 인한 단절로 북한 노동자들과 언어의 장벽으로 의사소통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면 힘들었던 것보다 재밌었던 일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한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폐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입주기업들의 투자를 보전하고, 빠른 시일 내에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질적으로 보상해준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부 보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영업기업과 입주기업 구분 없이 피해상황 조사

정부 보상 대출이나 다름없어

양승래 대표는 서비스 및 자재 납품을 위주로 하는 영업기업은 엄연히 입주기업과 상황이 다른데도 정부가 똑같은 기준으로 실태조사를 하고 보상에 적용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나마 정부 보상이라 해봤자 실질적으로는 대출형식이라 영업기업들의 어려움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개성공단 폐쇄 당시 입주기업들에게만 폐쇄결정을 전달한 것도 문제였다. 양 대표는 “정부가 2월 11일에 개성공단에 있는 자재들을 가져올 수 있도록 기업들에게 허가를 했는데 여기에 영업기업들은 배제됐다”고 말했다. 영업기업 측이 통일부 홍용표 장관에게 “왜 우리를 제외시켰냐”고 항의했지만, “투자금액이 큰 순서대로 한 것”이라며 일부러 제외시킨 것은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 양 대표는 통일부 답변에 “우리도 개성공단에 사무실이며 창고며 다 있는데 그런 식으로 얼버무렸다”고 분개했다. 이런 정부의 조치로 영업기업들은 자산 매출 관련 서류를 가져오지 못해 정부가 제시한 보상에서 손실액을 입증하지 못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정부의 폐쇄 절차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2월 10일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한 후 다음날인 11일 공단에 남아있는 자재나 설비들을 가지고 나오게끔 했다. 하지만 북한당국은 11일 오후 4시, 개성공단의 설비반출을 금지시키고 남아있는 인원들만 내보내게 했다.

양 대표는 “우리가 먼저 폐쇄 결정을 내리면 북한이 바보가 아닌 이상 그것을 그냥 내버려 두겠는가”라며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임에도 정부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양 대표는 영업기업 대부분이 영세업체로 이번 개성공단 폐쇄로 인해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정부 측이 제시하는 보상, 즉 저금리 대출은 아무 소용이 없는 상황이다. 대출을 위해 담보로 내세울 것도 없고 손실액 증명을 위한 자료가 모두 개성공단에 있는 상황이라 정부가 제안한 대출을 통한 보상은 꿈같은 이야기라는 것이다.

또 “정부와 통일부가 입주기업의 공장 임대, 건축, 해외진출시의 자구책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준데 반해, 현금 유동성이 시급한 영업기업에게는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 생계조차 어려운 지경

공단 폐쇄와 최순실 관련성 밝혀야

개성공단 영업기업인들은 대부분 일용직 근로자나 식당 보조 등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승래 대표 본인도 화물차 등 가산을 팔아 어떻게든 살길을 도모해봤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성공단에 전념하기 위해 남한에서 했던 사업을 정리했던 참이라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거의 한 달 다 되어가는 국회 앞 농성에 정부도 방도를 찾아보려 하는 것 같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는 것 같다고 그는 안타까워했다.

개성공단 폐쇄가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 있다는 이야기에 그는 한마디 했다. “통일부 장관은 아니라고 하지만 최순실이 ‘통일대박’을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에 집어넣은 것이 개성공단 문을 닫고 2년만 지나면 통일된다는 그런 개념 아니냐는 생각이 들게 한다”며 정부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양 대표는 말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수 있다는 것에 기대를 품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때까지 버틸 여력이 없다”며 정부가 영업기업들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을 시급히 수립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개성공단영업기업비상대책위원회는 12월 6일부터 국회의사당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개성공단영업기업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의 보상대책이 영업기업의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개성공단영업기업비상대책위원회는 12월 6일부터 국회의사당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범영수 기자  bumyungs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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