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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교회를 세우는 일, '막연한' 수준 넘어서야북한교회 재건, 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②

 

1995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북한교회재건위원회’를 결성했다. 한기총은 1989년 설립된 교단과 단체의 연합기관이다. 창립준비위원장이 한경직 목사였고, 준비위원회에 참석한 인사 14명 중 8명이 북한 출신이었다.(창립총회 당시 36개 교단, 6개 단체 가입) 창립이후 대표회장에 선출된 1~5대가 모두 북한출신이었을 정도로 한기총에 있어 북한 출신들의 영향력은 결정적이었다. 이들에게 고향인 북한에 교회를 재건하는 일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북한교회 재건백서>(1997)를 발간하는 등 구체적인 재건 계획을 세우기도 했던 한기총은 재건 3원칙을 마련했다. 이는 1996년부터 합의한 원칙으로 첫째, 단일기독교단의 원칙, 북한교회 독립운영의 원칙, 한국교회 연합협력의 원칙이었다. 일부에서는 한기총의 북한교회재건에 대해 “한기총이 흡수통일을 전제하거나 일방 건물 재건에만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고, 그때마다 한기총은 3원칙을 지킬 것임을 거듭 밝혔다.

‘2006년 한국교회 북한선교 지도자회의’에서 당시 한기총 대표회장이었던 박종순 목사는 “한국교회가 북한교회 재건에 있어 교단의 깃발을 꽂아 북한을 분열시키는 원인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북한에 교회를 다시 세울 때 보이는 유형교회 보다는 무형교회의 재건이 우선돼야 한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실제적으로 주목할 만한 모습은 찾기 힘들다.


   
▲ 대도시 3억, 중소도시 2억, 농어촌 1억을 예상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이범진 기자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출범한 곳이 ‘북한교회세우기연합’(2006년)이다. 사무총장 김중석 목사(합동, 사랑교회)는 “한기총에서 북한에 과거 존재했던 교회들의 재건을 계획하고 준비한 바 있으나 지난 8년여 동안 거의 중단되어 있었다”며 “한국교회의 진보 보수를 망라한 연합의 필요성을 시급했다”고 밝혔다. 한기총 북한교회재건위원회에서도 총무로 활동한 바 있는 김 사무총장에게 북한교회 재건운동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들을 들어봤다. 그는 북한교회 재건에 대해서 “막연한 수준에서 머물 것이 아니라 세심하고 프로다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고민을 통해 북한교회 재건의 과제를 들여다 봤다.

- 북한교회세우기연합(북세연)도 한기총과 마찬가지로 북한교회 재건의 3원칙을 갖고 있다. 연합의 원칙, 단일의 원칙, 독립의 원칙이다. 용어는 다르지만 비슷한 것 같다. 그러나 그 원칙의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결국엔 돈 많은 교단, 교회의 영향력이 크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개교회, 교단 차원의 접근도 전폭적으로 긍정하고 수용한다. 그러나 공산권이나 이슬람권에 선교를 할 때 개교회와 교단이 따로 접근했을 때의 폐해를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연합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첫 원칙이 ‘연합’의 원칙이어야 한다. 이단이 아닌 한 연합을 하면서 역량을 합쳐야 한다. 정보도 공유하고, 방법도 공유하면서 말이다.
안 그러면 ‘갈등과 중복투자’가 발생한다. 역량이 소진되고야 만다. 그런데 연합을 하면 역량을 낭비하지 않고, 갈등 극복을 할 수 있다.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 현지와의 관계에서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 협력을 얻기가 유리하다. 연합의 원칙으로 큰 교회, 큰 교단의 개별 활동을 지혜롭게 조율해야 한다. 이미 북세연에 가입된 교회들은 그런 약속을 다 받은 상태이다.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안전핀까지 만들 예정이다.

- 한국 교회의 신학적인 스팩트럼이 너무 넓다. 하나의 교단을 갖는다는 원칙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다. 신학교 문제도 생길 것이고, 서로 ‘이단’이라고 비판을 할 수도 있다.
남한의 교회는 신학보다는 인간적인 문제로 교단이 나눠진 경우가 많다. 신학적인 문제는 개교회 차원에서 수용을 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예를 들어 A교회가 ‘자유주의’다. 그렇게 설교하고 그렇게 믿으라고 하면 된다. 신학적인 문제는 한 교단 안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다. 그런 신학, 그런 믿음이 맞는 교인은 그 교회를 찾을 것이고, 신학생도 마찬가지다. 신학교를 여러 개를 세우면 된다. 그러나 교단은 하나인 것이다. 신학은 자신의 양심이 아닌가? 강제로 어찌할 수 없다. 강제로 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교단은 정치체제이기 때문에 하나가 될 수 있다.

- 단일 교단의 원칙을 강조하는 특별한 이유가 또 있는지?
북한이라는 사회가 우리와 많이 다르다. 백성이 다르다. 껍데기는 똑같지만 민족성도 좀 다르다. 60년이 넘게 떨어져 있었으니 이질성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정서적으로 좀 다른 사람들이다. 그래서 북한에 세워지는 교회도 달라야 하는데 교단이 많으니까 북한 주민들이 헷갈려 한다. ‘하나’를 강조하고, 종파주의에 대한 나쁜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가 왜 100개나 되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획일주의가 익숙한 사람들에게 우리의 교단주의는 자칫 선입견을 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사회를 개혁해야 하는데, 남한처럼 나눠진 개신교는 그곳에서 절대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

- 북세연이 생각하는 ‘북한교회세우기’는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인가?
우리는 분명한 개념을 갖고 있다. 예배당만 세우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 아니다. 복음화와 복지화를 하는 것이다. 이 둘이 합쳐진 것을 ‘전인구원’이라 한다. 예수님도 영혼구원뿐 아니라, 병고치고 떡도 만들지 않았나. 성경은 사실 영혼구원만을 말하고 있지 않다. 전인구원이 목적이었다. 1)영혼 2)건강 3)경제 4)사회 5)가정 6)교육 구원을 다 포함하는 것이다. 그런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계획이다.


   
▲ 북한교회세우기연합 김중석 사무총장(사랑교회 담임). 인터뷰는 지난 달 9일 서울 대치동 사랑교회 담임목사실에서 진행됐다.   ⓒ유코리아뉴스 이범진 기자


-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교회 재건’이라 했을 때 ‘공격적’이라는 비판이 없지 않다.
북한교회 재건이라는 표현을 제일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이 평양의 지배그룹이다. 그들은 특히 개신교를 가장 두려워하는 것 같다. 그리고 제일 문제로 삼는다. 일제 시대 때에도, 해방 공간에서도 장로교가 가장 큰 ‘문제’가 되지 않았나. 그래서 교회를 세우겠다는 소리를 싫어한다. 예민해한다.
올라가는 사람마다 주문을 한다더라. 곽선희 목사에게도 하고, 평양 김일성대학에서도 그리 말하고 한단다. 북한교회 재건이 ‘점령군 식으로, 제국주의 식으로 한다’라고 공격한다. 제국주의식으로 점령하려 한다는 그런 뜻이다. 남한 사회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평양에서 한 말을 곽선희 목사, 한명수 목사, 조동진 목사 등이 그대로 전한 것이다.
앞서 말한 전인구원의 교회를 재건하는 것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용어에서 풍기는 문제인 것도 같다. 우리가 ‘북한교회 세우기’라고 이름을 정한 것도 그런 이유들을 일부 반영한 것이다.

- 북한선교를 하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마을마다 존재하는 ‘김일성김정일주의연구소(강습소)’를 교회 건물로 쓰면, 건물 문제는 해결된다는 담론이다.
남한식으로 너무 나이브한 생각이다.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는지…. 일단 그 건물은 통일 이후에도 국가 건물이다. 특정 종교가 마음대로 쓸 수 없다. 그리고 교회를 세운다고 하면, 교인을 먼저 얻어야 한다. 교인의 사이즈만큼 교회 건물이 필요한 것이지 건물이 먼저 필요한 것이 아니지 않는가? 우리가 그들의 말처럼 정말 점령군입니까? 그거야 말로 점령군적인 발상이다. 어디까지나 눈물과 땀으로 헌금하여, 무너진 것을 세워야 한다. 공짜로 되는 것은 우리 것이 아니다. 그렇게 세워질 교회가 아니다.

- 순진한 이야기가 난무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우리가 북한 주민을 너무 모르고, 그랬기에 북한교회 재건에 대한 담론이 추상적인 수준에서 맴돌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북한과 관련한 사역은 감정주의, 선동주의에 많이 휩쓸리는 것 같다. 북한에서 나온 페이퍼로 연구하는 사람도 있는데 북한은 통계가 의미 없는 나라이다. 그래서 학자들도 북한 주민에 대해서는 잘 모를 수 있다.
그렇다고 탈북자들은 잘 아는가? 자기가 살던 곳만 안다. 북한의 역사를 모른다. 북한의 문화도 모른다.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다. 여기 와서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면, 오히려 그들이 깜짝 놀란다.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고 말이다. 그래서 연합으로, 종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각 분야의 사람들을 끌어다 놓고 통틀어서 이야기하면 그래도 정확한 모양이 나온다.

- 그런 식으로 일을 진행해서 얻은 소득이 있는지?
다 알다시피 북한이 남한 교회를 상대로 딜을 한다. 남한에서 모아온 귀한 헌금을 갖고 거래를 하려고 한다. 감리교에서 연합을 결심한 이유도 그것이다. 봉수교회 뒤 평양신학교를 감리교가 짓기로 했는데, 통합이 빼앗아갔다는 것이다. 감리교가 화가 나서 연합해야겠다고 생각한 거다. 이런 식으로 장난을 못하게 연합된 상태로 그들과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평양에 봉수 빵공장이 있다. 합동측 사람이 가면 합동측 간판을 걸고 사진 찍고 돌아온다. 같은 장소에 감리교가 가면 다시 감리교 간판을 건다. 다들 자기네가 주도적으로 지원하는 빵공장으로 알고 있다. 연합을 하고, 모이지 않았다면 몰랐을 사실이다. 탈북자도 마찬가지이다. 주일날 생활비를 받기 위해 교회를 순회하는 이들이 있다. 중복된 명단은 없는지 모여서 확인한다. 특정인에게 중복수혜가 가면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탈북자가 있기 때문이다. 통일 전에도 이렇게 문제가 많이 생기는데, 통일 이후 무질서하게 북한 교회 세우기가 진행된다면 그건 재앙에 가깝다.

- 북한에 교회를 세워준다는 입장도 사실은 ‘북한에 교회가 없다’는 전제를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봉수교회, 칠골교회도 있다. 지하교회, 그루터기교회도 있다.
지하교회를 비롯한 신앙인들을 북한교회의 정신적인 지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의 신앙에 신비주의적인 요소가 있다. 구태여 문제 삼을 필요는 없지만 균형은 잡아야 한다. 리더십이 있느냐도 봐야 한다. 리더십이 있으면 리더가 될 것이다. 리더가 아닌 사람은 아닌 채로 또 존경을 받아야 한다.
두고 봐야겠지만, 짐작하자면 북한에 교회가 자리를 잡는데. 10년은 남한교회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본다. 과거 북한에서 내려온 분들이 남한교회를 30년 간 지도하지 않았나? 교회, 정치, 경제, 군사 모든 면에서 북한 출신들이 남한사회를 주도했다. 말할 수 없는 부자가 되었다. 이북 사람들은 땅과 경제를 볼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교회도 금방 자립할 것이다.

- 조그련은 인정하지 않는 것인가?
봉수교회에 대해서도 정직해야 한다.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그게 분명해야 한다. 1972년에 다시 종교를 이용하기 위해 생겨난 것 아닌가? 봉수교회는 국외용이다. 지하교인처럼 고통 받는 교인도 별로 없다. 통일이후 그들이 북한교회의 대표성을 갖거나, 주도세력이 되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다. 그러나 교인 중에 어떤 사람은 예수 이야기 할 때 감동받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교회 때문이 아니라, ‘예수’라는 이름의 권능 때문이다.
그렇게라도 북한에 십자가 하나를 더 세우는 게 낫다고 하는 분도 있다. 나도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교회역할은 그 다음에 걱정해도 된다는 것이다. 이단이 아닌 다음에야 괜찮다는 입장이다. 다만 그들과 상대할 때에도 연합으로 해야 할 것이다.

- 통일교를 비롯한 ‘이단’들에 대처하는 것도 북한교회를 세우려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과제일 것 같다.
그렇다. 그런데 이단을 누르려면, 연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단은 독재체제이다. 신속하고, 자금동원이 빠르다. 교회는 연합이 아니라서 자금이 분산되고, 일이 더디다. 덩치가 커도 이단에 계속 밀리는 이유다.
통일교가 평양에 어마어마한 컨벤션센터를 짓고 있다. 자동차 공장은 진작부터 있었다. 앞으로 더 할 것이다. 만약 북한 정부가 이단을 두둔하면, 어쩔 것인가? 종교정책을 잘 실시하지 않으면 백성들도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이단이 혹세무민하는 것을 눌러야 하는데, 그때 개신교의 순기능을 발휘해야 한다.


   
▲ 신청교회는 북한교회세우기 기금을 만들어 교회 자체 적립하게 된다. ⓒ유코리아뉴스 이범진 기자

- 현재까지 ‘북세연’ 준비 상태는 어떤가? 북한교회 재건 어떤 마음으로 준비해야 하나?
3000교회를 다시 모집하고 있다. 교회의 경우 담임목사가 바뀌어도 계속 일을 추진할 수 있도록 당회의 결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름뿐이 아닌 진짜 관심 있고 튼실한 교회만을 모집하기 위해서다. 3000개의 교회가 북한에 1만 5천교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윗도 무력으로 통일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북이스라엘 사람들이 왕이 되어달라고 하기까지 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였다. 북한교회 재건 운동은 그와같은 맥락에서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이범진 기자  poemgene@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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