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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성경 남한과 얼마나 다를까?천쪼박, 애급, 열물, 오지그릇, 시새우지 등 생경한 단어 눈길
한국순교자의소리(공동대표 에릭 폴리·현숙 폴리)가 6일 발간한 북한말로 된 성경완역본 <조선어 스터디 성경>.

남한과 북한의 언어는 약 40%가 다르다. 반세기 동안 이어진 분단 때문이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언어 정책이 가장 큰 원인이다. 북한은 한자어와 외래어를 한글 고유어로 대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만약 마땅한 고유어가 없으면 그 뜻을 풀어쓰는 방식을 택한다. 다만 정치용어는 (사상교육에 활용되기 때문에) 한자어라 할지라도 수정을 금한다. 또 과학기술용어나 이미 대중적으로 굳어진 한자어, 외래어도 그대로 사용한다.

서로 다른 언어 정책으로 북향민(탈북민)들은 ‘남한식’ 한국어 성경 읽는 것을 어려워한다. 북향민들에게 친숙한 북한말 성경이 필요한 이유이다. 한국순교자의소리(공동대표 에릭 폴리‧현숙 폴리)가 6일 출판한 <조선어 스터디 성경>은 북한말로 된 성경완역본이다. 북향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주석을 달고, 1200개의 용어풀이까지 수록됐다.  

<조선어 스터디 성경>은 북한 조선기독교도연맹이 제작한 <공동번역 평양교정본>을 모체로 삼았다. 이 성경은 1977년 조선기독교도연맹과 남한의 대한성서공회가 공동 발간한 성경번역본을 기초로 한다. 당시 남북한 공동번역본은 천주교와 개신교에서 많이 사용하던 ‘교회적인’ 언어 사용을 자제하면서,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성경 본문을 쓰는 데 집중했다. 북한은 이 공동번역본을 신약성경(1983)과 구약성경(1984)으로 나누어 각각 10,000권씩 출간했다.

한국순교자의소리는 <조선어 스터디 성경>이 북한에서 사용하고 있는 성경 본문에서 하느님을 하나님으로 변경한 것 외에는 수정한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북한 성경과 남한 성경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자료인 것이다. 북한 성경과 남한 성경, 과연 어디가 어떻게 다른 것일까? <조선어 스터디 성경>과 남한의 개역개정판이 얼마나 다른지 비교해 봤다.

자주 발견되는 단어들은 안해(아내), 도덕질(도적질), 락타(낙타), 애급(애굽), 로인(노인), 륵대(늑대), 우(위) 등이다. 오타가 아닐까 싶기도 한 단어들이라 그 뜻을 파악하는 데 어렵지 않다. 성경 각권 제목들도 ‘출애급기’, ‘렬왕기상하’, ‘력대상하’ 등으로 표기돼 있다. 요한계시록의 경우 묵시록이라고 적혀 있다.

<조선어 스터디 성경> 출애굽기 10장 13절

눈에 띄는 성경구절이라고 하면 출애굽기 10장 13절을 들 수 있다. <조선어 스터디 성경>에는 ‘모세가 곧 애급땅우로 지팽이를 뻗치자 여호아께서 그 땅에 주야로 샛바람이 불게 하셨다. 아침이 되어보니 샛바람이 메뚜기를 몰고오는 것이였다’라고 되어 있다. 개역개정판에는 ‘모세가 애굽 땅 위에 그 지팡이를 들매 여호와께서 동풍을 일으켜 온 낮과 온 밤에 불게 하시니 아침이 되매 동풍이 메뚜기를 불어 들인지라’라고 돼 있다.

다음은 민수기 5장 17절이다. <조선어 스터디 성경>에는 ‘그리고 거룩한 물을 오지그릇에 떠놓고 성막바닥에 있는 먼지를 긁어서 그 물에 탄 다음’이라고 적혀 있다. 여기서 오지그릇이란 토기를 뜻한다.

<조선어 스터디 성경> 시편 49장 16절

시편 49편 16절에는 ‘누가 부자되였다해도 그 가문이 명성 떨친다해도 너는 시새우지 말아라’고 기록되어 있다. 개역개정판에는 ‘사람이 치부하여 그의 집의 영광이 더할 때에 너는 두려워하지 말지어다’라고 기록되어 있어 ‘시새우다’라는 말이 ‘두려워하다’라는 말로 읽힐 수 있지만 바른 뜻은 시샘하다는 의미이다.

신약으로 눈을 돌려 마태복음 27장 34절을 보면 ‘그들이 예수께 열물을 탄 포도주를 마시라고 주었다’라는 구절이 있다. ‘열물’이란 ‘쓸개즙’을 말하는 것으로 개역개정판에는 쓸개 탄 포도주‘라고 되어 있다.

이밖에 누가복음 5장 36절의 ‘천쪼박’(천조각), 골로새서 2장 21절 ‘집지 말고’(붙잡지 말고) 등의 말이 눈길을 끈다.

북한을 연구하거나 통일을 준비하는 기독교인이라면 <조선어 스터디 성경>과 <개역개정판> 성경을 펼쳐넣고 비교해보는 것도 유익할 것 같다.

범영수 기자  bumyungs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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