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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실질적 변화 이끌 북한 엘리트들에게…"중국 내 탈북자 선교사역 20여년..장ㅇㅇ목사 인터뷰

 

한창 북송반대 운동이 확산되고 있을 때였다. 자신을 중국 내 선교사라고 밝힌 어느 목사님이 울먹이며 전화를 걸어왔다. “마음들은 고맙지만 중국 현장의 선교사들이 씨가 마르고 있다”는 말이었다. 

한 달에 열흘 넘게 중국 현장을 다닌 게 올해로 20년 째인 장 목사(이름을 공개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와의 만남은 그렇게 이뤄졌다. 언론에 이름이나 사진이 나가면 중국 현장에 다시 갈 수 없기에 조심스러웠다. 아직 한 번도 언론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그는 탈북자 북송 문제를 다루는 <유코리아뉴스>를 보고 자신의 이야기를 밝혀도 된다고 판단했단다. 만남은 지난 달 30일 서울의 한 커피숍에서 이뤄졌다.


북송반대 여론에 중국 현장 선교사들 다 무너졌다
중국은 공개되면 원칙대로 움직여… '김영환 감금'도 언론 노출 안 했어야

그는 “현장의 관점에서만 말하겠다”며 국내 북송반대 집회 등에 대해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상식적으로 여기(한국)에서 그렇게 해주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지요. 그러나 사실 현장에서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마어마한 타격이었습니다. ‘탈북자들이 얼마나 많기에 그러느냐’며 중국 군인들까지 나서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탈북자는 물론 관련된 지원단체, 선교단체들을 싹 다 조사했어요.”

명분은 좋았지만 실리에 있어서 더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 목사는 현장의 분위기를 표현하며 “다 무너졌다”고 표현했다. 공안들도 쉬쉬하며 넘어가주던 모임도 중단되었다.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선교단체 등과 연결이 되면 오히려 치안에 도움이 된다며 눈감아주던 공안들에게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빌미를 준 셈이다.

그는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 씨의 중국 감금 사건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언론에서 노출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노출이 되고 나면 중국은 풀어주고 싶어도 원칙대로 움직여요. 중국을 몰라서 그런다. 중국 관료들은 남한을 속국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통일 해버리면 그만이지, 왜 자기네들끼리 싸우며 우리를 귀찮게 하느냐는 말을 하는 관료들도 있다.”

김 씨의 활동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북한도 알고, 민주주의도 알았던 사람이라는 것이다. 특별히 극도로 통제되어 있는 곳에서, ‘민족 통일’을 주제로 의식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서 하나가 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서 높이 평가했다.


북한 사회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중국 내 북한 엘리트들에게 '복음' 전해야…

중국 내 탈북자를 돕는 데만 20년을 넘게 보낸 장 목사의 초창기 사역은 여느 다른 선교사들과 같았다. 아파트를 임대해 성경공부를 가르쳤다. 10명 중의 1명은 북한에 다시 보내어 가족에게 신앙을 전하라고 했다. 100~200불을 줘도 가족이 1년을 살았다. 그리고 나머지 9명은 제3국으로 인도했다. 남한으로 가는 과정을 도운 것이다.

그러던 중 이런 방법으로는 탈북자들도 북한도 변하지 않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탈북자나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벌이는 종교단체에서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니 ‘복음’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는 게 장 목사의 고백이다. ‘기독교=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복음은 무엇일까?
“늦더라도 예수님처럼 품는 거지요. 진짜 교제를 하는 거지요. 예수 믿고 천국가고, 안 믿으면 지옥간다라고 말하는 그런 것 말고요. 예수님이 그러셨던 것처럼요. 니고데모 한 사람, 바울 한 사람, 우물가 여인 한 사람과 참교제를 하셨듯이요. 그 사람을 진정 사람으로 대해야 한 사람이 변합니다. 돈으로는 안 됩니다.”

   
▲ 장 목사는 언론에 노출되면 다시 중국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얼굴과 실명의 공개를 하지 않았다. ⓒ유코리아뉴스 이범진


그가 최근 3년 전부터 주목하는 대상은 합법적으로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의 엘리트들이다. 그들은 돈을 준다고 하면 오히려 ‘거지 취급하냐’며 싫어하는 이들이다. 게다가 북한을 잘 알고, 세계의 정세도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또한 북한으로 돌아갔을 때, 북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계층에 가깝다. 장목사는 이들 중 한 사람이라도 ‘복음’을 받아들이면, 북한 사회의 변화가 가까워진다고 말한다. 영향력 있는 관료 100명을 품는 것이 지금 그의 비전이다.

장 목사는 또한 북한의 엘리트들을 ‘인간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들은 북한 사회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안을 찾고자 중국에 나와있다. 그런데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다른 목적이 있다. 바로 ‘자식들의 장래’이다.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서 중국에 함께 나와 산다는 것이다. 그는 “자식들에게 보다 제대로 된 ‘조국’을 물려주기 위해 자신들의 인생을 바치는 사람들이다. 자식 고민을 들어주면 좋아한다. 자식을 위해서 사는 것은 남한이나 북한이나 똑같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진심으로 다가가면 돈을 쓰지 않아도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장 목사의 경험이다. 시간을 충분히 갖고,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할 때 진짜 복음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진짜 복음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변화된 사람이 북한 사회를 변화시켜야 조국 통일이 가까워진다는 확신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장 목사는 현재의 북한 정권이 오래 갈 것 같지는 않다고 봤다. 김정은은 이제 27살인 데다가 경험이 없어 통치할 여력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김정일 뱃지를 짓밟는 장면도 자주 목격하고 수집하기도 했다”는 그는 “최고 지도자에 대한 존경심은 그때보다 더 없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그래서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의 관료, 엘리트들을 대상으로 한 선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돈으로 하는 선교는 통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다.
 

 

이범진 기자  poemgene@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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