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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덕스토리는 시작에 불과...다양한 문화 통해 북한 실상 알릴 것"'요덕 스토리' 정성산 감독..."펜은 총보다 강하다. 노벨문학상이 꿈"

뮤지컬 ‘요덕 스토리’를 연출한 정성산(43) 감독의 인터뷰 기사를 쓰기에 앞서 솔직히 필자의 무지를 고백해야겠다. 두 가지다. ‘요덕 스토리’ 연출가가 정성산 감독인 줄 몰랐고, 그가 탈북자인 줄 몰랐던 것이다. 존경하는 지인의 부탁을 수락했을 때 내가 아는 거라고는 요덕 스토리를 연출했다는 것과 ‘정 무슨’ 감독이란 것밖에 아는 게 없었다.

‘요덕 스토리’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수십만 명이 관람했을 정도로 대 히트였다. 그것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처참한 인권문제를 집중 조명한 데도 있지만, 수용소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인간애를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측면도 있다. 물론 '요덕 스토리'의 흥행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것은 작품의 연출자가 탈북자라는 사실이다. 탈북자의 연출이었기에 작품의 사실성은 더 인정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지난 24일 오후, 문화산업 관련 중소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부천의 한 복합 건물로 정 감독을 만나러갔다. 사무실 입구엔 ‘NK Culture Foundation'이란 푯말이 선명했다. 이 회사가 어떤 곳인지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북한 아이로 보이는 커다란 캐릭터가 눈에 띈다.

   
▲ 뮤지컬, 영화, 시트콤, 소설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소재의 북한 관련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정성산 감독. 문화를 통해 북한 실상을 알리고 남한 청년과 청소년들을 일깨우겠다는 일념이다. ⓒ유코리아뉴스 김성원

“혹시 ‘땡큐 코리아’ 보셨나요?” 자리에 앉자마자 정 감독은 최근 전국적으로 선풍을 끌고 있다는 모노 뮤지컬 이야기에 대해 물어왔다. ‘요덕 스토리’도 제대로 모르는 마당에 당연히 알 리가 없었다. “국군 포로 이야기를 통해 북한은 계속해서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는 반면,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강조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마이크, 스크린, 빔프로젝트가 있는 곳이면 어디나 찾아갑니다. 3월부터 시작해 현재 150회를 공연했고, 앞으로도 국내외에서 300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얼마 후에는 청와대에서도 공연할 것 같다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도 그럴 것이 ‘요덕 스토리’에 이어 ‘땡큐 코리아’마저 흥행시키고 있기에 어느 감독이든 이런 상황에서 뿌듯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우려가 생겼다. ‘요덕 스토리’도 북한 체제를 비판한다는 내용 때문에 일부에서 ‘정치적’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기도 했는데, ‘땡큐 코리아’마저 그럴 소지가 다분해 보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북한 체제를 비판하고 남한 체제를 옹호하고 있는 거죠.” 그러면서 정 감독은 자신의 성장 스토리를 풀어나갔다. 1995년 한국에 온 뒤 당시 KBS 김웅래 PD를 만나 ‘유머 1번지’ 작가로 일을 시작했다. 평양연극영화대학에서 공부한 게 든든한 ‘빽’이 됐다.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다니면서부터는 본격적으로 영화일을 시작했다. 임권택 감독의 ‘노는 계집 창’ 조감독을 맡은 것을 비롯해, ‘쉬리’ ‘JSA 공동경비구역’ 각색을 맡았다.

하지만 ‘탈북자’라는 꼬리표는 그에게 늘 핸디캡이었다. 자신이 탈북자인 걸 친구들한테도 티를 안낼 정도였다. 그러던 그에게 드디어 감독의 기회가 왔다. 2003년 ‘동해물과 백두산이’ 작품을 시작할 때다. 하지만 시작부터 발목을 잡혔다. 영화 제작을 위해서는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투자자들은 한결같았다. “탈북자 감독한테는 투자할 수 없다”는 것. 그 영화에 출연했던 주연급 배우도 “탈북자가 감독을 맡으면 출연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렇게 해서 판권, 감독이 모두 다른 이에게 넘어갔던 것이다.

자신이 투자자이거나 주연배우라도 탈북자 감독은 인정하지 않았을 거라는 정 감독. 그는 그해 잠시 미국 브로드웨이 유학 기회를 통해 탈북자는 왜 한국에서 영화감독이 될 수 없는지 깨닫게 됐다. 한국 시장이 작기 때문이었다. 그가 끊임없이 국제 무대를 생각하게 된 것도 이때부터였다.

그러던 그는 2004년 비보를 접한다. 자신의 부모가 회령수용소에서 공개 처형당했다는 소식이었다. 2005년엔 반드시 부모를 남한에 모시고 오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지만 자신이 탈북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 당국이 정 감독의 부모를 처형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 사건은 정 감독의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2004년, 그는 불과 한 달만에 ‘요덕 스토리’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만다. 하지만 번번히 투자 유치에는 실패했다. 이듬해, 그는 ‘죽어도 이 작품을 해야겠다’는 각오로 영화 대신 뮤지컬로 장르를 바꿔서 도전했다. 뮤지컬은 영화에 비해 제작 비용이 10분의 1 정도밖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을 위해 집에 있는 살림살이를 죄다 내다 팔았다. 그해, 정보기관이나 정부 당국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요덕 스토리’는 초연에 성공했다. 이후 그 공연은 무려 7년 가까이 이어지며 흥행 몰이를 했다.

그러면서 2009년엔 ‘위대한 쇼’란 또 다른 뮤지컬 작품을 내놨다. 한국 가수의 뮤직 비디오가 북한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물이다. 북한 정권 비판에서 방향을 바꾼 이유에 대해 정 감독은 “북한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김일성, 김정일의 북한이 아닌 언젠가 같이 살아야 하는 민족으로서 북한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2010년 2월엔 국립극장에서의 ‘요덕 스토리’ 공연을 끝으로 ‘이젠 할 만큼 했으니 미국 진출을 해야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한 달 뒤 터진 천안함 사건은 모든 걸 봐꿔놨다.

“천안함 사건이 터지기 전에는 ‘부모님이 맞아 죽은 땅, 신경 쓰기도 싫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천안함 사건과 이후 논란을 보며 ‘북한의 정치 헤게모니가 남한 사회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누군가는 북한 정권과 싸워야 한다는 생각에 나서기 시작한 겁니다.”

그때부터 대상을 바꿨다. 북한이 아닌 남한 사람들을 겨냥했던 것. 소위 말하는 ‘종북좌파’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이들(종북좌파)은 진정성을 가지고 이데올로기 싸움을 하는 게 아니라 북한의 이권을 위해 싸웁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이 이걸 잘 모릅니다. 그래서 2010년부터 ‘국가 안보’를 아젠다로 정하고 문화를 통해 안보 교육을 시작한 거죠.”

그는 최근 국내의 ‘종북좌파’ 논란에 대해서도 “종북세력이 대한민국의 진보세력으로 위장해서 남남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라며 “북한과 종북세력의 커넥션은 북한 내 통신원을 통해서도 팩트에 가깝다는 걸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국내 해커들을 동원해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인 ‘우리 민족끼리’ 사이트를 지난해 공격한 데 이어 김일성 일가의 3대 세습을 비난하는 힙합 ‘목내노사(목숨을 내놓고 노래하는 사람들)’ 시리즈를 만드는 등 ‘북한 공격’을 이끌기도 했다. 내년엔 아예 전세계 해커들을 모아 북한을 공격하는 ‘사이버 내전’도 준비중이다. 문화적으로 북한을 접근하던 데서 정치적으로 바뀐 것이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바뀌었다기보다는 좀 더 본질에 가까워진 것”이라며 “누군가 해야 할 일을 하게 된 것뿐”이라고 말했다.

“문화, 예술 제작자가 너무 정치적인 것 아니냐” 물었다. 그는 “3~4년 전에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나랑 강철환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비례대표 해보겠느냐’고 제안한 적이 있다”며 “하지만 나는 ‘영화감독 하는 놈이 정치에 아예 관심이 없다’고 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사실 정치가 재미없다”며 “내가 재미있어 하는 것은 연출과 문학이고, 작품을 통해 깨달음을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또 “예술이 예술다워야 한다고 하지만 대한민국의 예술은 너무 방종게 가깝다. 너무 팽창돼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자신의 사무실이 원래 자리하고 있던 강남에만 1000여개의 엔터테인먼트사가 있었고, 그 중 시나리오를 내 채택되는 수는 0.2~0.3%에 불과하다는 것. 또한 관람료의 60%를 차지하는 해외 라이센스비 등이 모두 엔터테인먼트의 거품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록 제 예술작품이 투박하고 거칠더라도 장사는 하지 않을 겁니다. 제 작품을 통해 깨달음을 주는 것, 이것은 한 감독의 목표이자 북한 출신 감독으로서의 소명이기도 합니다. 남한에 온 지도 20년이 다 되어가는데 시간이 지나면 북한이 잊혀질 법도 한데 ‘저 불쌍한 북한을 어떻게 구할까’ 하는 생각뿐입니다.”

   
▲ 정성산 감독 책상에 붙은 수십개의 포스트잇은 그만큼 그가 아이디어를 많이 쏟아내고 있다는 증거들이다. 다양한 아이디어들의 원천을 묻자 정 감독은 "모두 북한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코리아뉴스

북한 민주화에 대한 강한 신념도 내비쳤다. “북한은 쿠데타로 무너질 수밖에 없는 체제입니다. 북한이 남한을 공격한다고 하지만 기름이 없어서 고깃배도 못띄우는데 그게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북한 체제가 쿠데타로 무너지면 내부에서 새 내각을 구성해 민주정부를 구성해야 합니다. 그후 한국의 자본과 기술이 들어가고 자연스럽게 연방제 같은 제도를 통해 통일의 여건이 무르익게 될 겁니다. 북한의 변화는 당연하겠지만 문제는 남한 사람들의 의식 변화입니다. ‘통일을 우리 민족끼리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종북세력들이 결국 분단을 연장시키고 있는 겁니다. 이들의 영향을 받고 있는 10대~30대 젊은 친구들을 대상으로 문화를 통해 교육해야 합니다.”

올 대선에서 정권이 바뀌면 어떻게 할 거냐는 물음엔 “문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진정성을 찾는 게 목표”라며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좌우 이념이나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대한민국의 진정성 찾기라는 일념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감독 사무실 안엔 ‘INKI Pen Center'라는 문구가 있다. 'Independent North Korea International'의 약자다. 탈북 작가들로 구성된 펜클럽 ‘북한펜클럽’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국제펜클럽 총회 때 공식 신청을 했다. 올 9월 경주에서 열리는 국제펜클럽 78차 총회에서 회원자격 여부가 판가름날 예정이다. 북한펜클럽이 하는 일은 북한 작가의 작품을 가명으로 가져와 발표하고, 이를 통해 북한 체제 비판을 확산시키는 것이다. 정 감독은 “펜은 총보다 강하다”며 “정치권에만 통일을 맡겨놨더니 정당주의에 대통령 단임제로 힘든 것을 확인했다. 정치권력화된 북한을 문화로 바꿔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올 하반기 종편채널 입성을 목표로 시트콤을 준비중이다. 북한군 초소를 소재로 북한군의 생활상을 적나라하고 코믹하게 보여준다는 구상이다. 영어 ‘요덕 스토리’도 준비중이다. 오는 가을 미국 뉴욕과 엘에이에서 한인 2세 대상 오디션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상영을 목표로 자신이 처음 제작, 감독하는 영화도 예정돼 있다. 지금까지 ‘량강도 아이들’을 감독한 적은 있지만 돈까지 대는 제작을 겸한 적은 없었다. 북한 깡패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내년 초에 촬영에 들어가서 하반기에 상영할 계획이다. 제작 예산은 국민참여형 주식회사 형태를 생각하고 있다.

이밖에 소설 작품도 준비중이다. ‘장백산’이란 제목으로 북한의 꽃제비와 깡패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벌써 몇 년째 작업을 해오고 있다. 정 감독의 꿈은 노벨문학상을 받는 것. 정 감독은 “어떤 작품을 하든지 저는 늘 진정성을 생각한다”며 “비록 시간이 걸리지만 진정성은 결국 통하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작품을 만들 때마다 나 때문에 억울하게 돌아가신 아버지, 어머니에게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을 갚는다는 생각뿐”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op_kim@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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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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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17-04-29 09:11:41

    유코리아뉴스 부탁인데 저기 정성산이라는 인간 안만나는게 상책일것 같아요~!!!! 김성원기자님도 이를 직시하셔야 되요~!!!!   삭제

    • 박혜연 2016-09-27 18:44:06

      정성산은 한때 박상학이랑 강명도와 함께 신은미 토크콘서트 테러사건 가해자이자 일베회원인 오모군을 옹호했던 그야말로 쓰레기중의 개쓰레기임~!!!! 나도 10년전에 요덕스토리 뮤지컬봤던 사람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 인간아~!!!!   삭제

      • 봄기운 2012-08-02 21:03:12

        대한민국에 북한을 알리는 문화사절로 계속 좋은 작품 기대합니다.   삭제

        • storius 2012-07-16 13:26:09

          2004년은 대한민국은 참여정부가 진행됨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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