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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여대생, 진보 교계단체 장학금 받던 날이우정평화장학금 받은 동명숙씨 "탈북자들도 평화를 일궈나갈 수 있는 사람"

30일 저녁,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2층 강당. 문동환(한신대 명예교수) 박사 부부를 비롯해 김경재(한신대 명예교수) 목사, 김성재(이우정평화장학위원회 위원장) 연세대 석좌교수 등 50여명의 진보 교계 인사들이 모였다. 박형규(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목사도 지팡이를 짚은 채 참석했다. 이우정 선생 작고 10주기를 맞아 고인과 함께 동역하고 가르침을 받았던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 30일 저녁 한국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열린 이우정 선생 10주기 추도예배 참석자들. ⓓ유코리아뉴스 김성원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설교한 김경재 목사는 1976년 2월 12일 당시 서울여대 교수직을 포기한 이우정 선생이 캐나다에 있던 장공 김재준 목사에게 썼다는 편지를 공개했다. 문교부(교육부 전신)가 임명하는 교수직을 계속하기보다는 자신이 회장을 맡고 있던 한국교회여성연합회를 계속 이끌겠다는 각오가 담긴 편지다.

김 목사는 “이우정 선생은 군사독재의 횡포가 이 땅의 민주주의와 인권, 생명가치를 참새 두 마리의 값보다 적게 여기던 황량한 시대에 문교부에서 임명하는 서울여대 교수직을 반납하고 한국교회여성연합회를 선택하셨다”며 “당시 청와대나 보안사에서는 이우정 선생 같은 반체제 지성인이나 목사들만 없어지면 세상은 태평성대가 될 것으로 봤지만 이들이야말로 뇌졸중에 빠진 나라를 구할 혈전용해제와 같은 사람들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우정 선생은 한국신학대, 서울여대 교수,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회장, 세계교회협의회 선교위원회 부위원장, 한국여성단체연합회 회장, 제2의 건국범국민추진위 공동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청계천 철거민, 해고 여성노동자, 원폭 피해자 등 항상 사회 약자들 편에 서서 활동해왔다. 14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엔 가족법 개정운동, 남녀고용평등법 제정, 성폭력 특별법 제정 등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1991년 5월엔 민간 차원의 남북 여성 모임을 성사시키는 등 북한여성과 북한 어린이 돕기에 헌신하기도 했다.

이날 무엇보다 관심을 끈 것은 2년 전부터 시작한 이우정평화장학금 수여식. 세 번째를 맞은 올해 장학금 수여 대상자는 바로 탈북 여성 동명숙(동국대 북한학과 재학)씨였다. 이우정평화장학금 대상자가 탈북여성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수단체나 정부에서 탈북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주는 사례는 많지만 진보단체로부터 장학금을 받는 탈북대학생은 드물다.

   
▲ 이우정 선생 사진 옆에서 기도하고 있는 동명숙씨. 동씨는 "이 선생님의 뜻을 이어받아 탈북자로서 평화를 이루는 일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씨는 지난해 9월부터 통일과 평화를 지향하는 여성들의 모임인 조각보에서 활동가로 참여하고 있다. 동씨를 장학금 수여자 후보에 추천한 김숙임 조각보 상임대표는 “명숙씨가 품고 있는 평화와 통일의 뜻을 남한 사회에서 잘 펼쳐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재 이우정평화장학위원회 위원장도 “이우정 선생님은 말년에 탈북 여성들의 힘겨운 삶을 보면서 ‘평화와 통일을 산다는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저 사람들(탈북 여성들)이 이 땅에서 더불어 사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늘 안타까워하셨다”며 “동명숙씨가 남북 평화와 통일을 위한 귀한 밑거름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동씨는 수상소감에서 “탈북자들도 남한 사람들과 함께 평화를 일궈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앞으로 이우정 선생님처럼 남한 사회의 평화, 남북한 평화를 이루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씨의 성실한 남한살이는 본보에서 소개한 바 있다(아래 관련기사 참조).

*사진 수정: 6월 1일 오후 3시 50분

김성원 기자  op_kim@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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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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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14-11-04 23:50:07

    누구보다도 억세게 살아오셨던 동명숙씨~! 보수주의자로 살아야하는 저로서도 동명숙씨가 자랑스럽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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