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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테이블에 앉아야<동아시아재단 ‘정책 논쟁’ 제62호> 미국의 북한 선제공격: 합리적인 선택인가, 선동인가

올 한해 북한은 쉬지 않고 점점 더 심각한 도발을 이어왔다. 두 번의 핵 실험 외에도 북한은 잦은 탄도 미사일 실험을 하였고 이는 모두 유엔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것이었다. 반면, 장기간 성과가 없는 6자회담을 포함한 어떤 형태의 다자 회담에 참여하는 대가로 자신의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것에 김정은은 그다지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의 언행으로 미루어 볼 때 북한은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에는 더 이상 흥미를 갖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북한은 노동당 제7차 대회를 성대하게 치루었다. 이는 1980년 이후 36년 만에 열린 것으로, 마지막이었던 1980년 대회는 김정은의 아버지인 김정일이 권력을 승계받는 자리였다. 이번 대회에서 김정은은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재차 선언하였다. 북한은 자신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이 한국과 미국에 대하여 억지력을 갖게 하고 자신의 정통성을 강화하여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아가 핵-경제 병진노선을 천명하여 핵무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국제사회가 외교를 통하여 북한의 전략변화에 영향을 주지 못한 사이 북한은 대량 살상무기를 확충하게 되었고, 한국과 미국의 일각에서는 해법의 하나로 군사력 사용을 고민하게 하였다. 그러나 많은 정책 입안자들과 전문가들이 북한에 대한 무력 위협을 중요시한다고 하여도 이는 어디까지나 억지력을 유지하는 도구로써 고려하는 것이고 실제로 무력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한 선택지라고 믿는 전문가는 드물다.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미국, 그리고 일본이 감수해야 할 위험과 북한에게 가해질 위험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와 북한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전형적인 봉쇄정책에 때때로 당근을 곁들인 것으로 요약된다. “전략적 인내”라고 불리는 이 정책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도록 제재를 가하고 억지 능력을 키우는 데에 치중한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이 정책의 견지에서 북한을 핵무기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번 9월 북한의 핵실험 직후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앞으로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을 명확히”하였다.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을 끊임없이 추구하여 지역 안보를 불안정하게 하는 도발행위를 지속하였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국가 안보와 경제 개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빈곤에 처하게 만들어 버렸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나는 미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고 이런 위협과 북한의 다른 도발에 대하여 국제사회가 상응하는 결의와 비난을 하는 데에 미국이 앞장서도록 하여야 한다”고 선언하였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은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데에 실패하였다. 특히 지난 1년간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남은 임기 동안 한반도 문제가 눈에 띄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듯 보였다. 최근의 도발 행위에 대하여 새로운 제재를 가하는 것과 지금 있는 제재라도 정확하게 따르게끔 중국을 단호하게 대하는 것에 대하여 논의가 있었으나 이는 모두 새로운 대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둘 중 어느 것도 북한을 제재함에도 불구하고 무기를 개발하는 것에 대하여 효과적인 대응 방안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중국은 북한을 점점 강경하게 대하고는 있으나 아직 태도를 완전히 바꾸지는 않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한반도와 관련하여 거둔 유일한 의미 있는 성과는 한국, 일본과의 동맹을 통하여 억지 능력을 키운 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호전되고 양국이 북한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지난 3년간 한일관계가 역사문제로 인하여 악화일로를 걸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끈질긴 노력 덕인지 한일관계는 점차 회복되었고 한미일 삼국간의 안보 협력은 강화되었다. 이후 삼국은 합동훈련, 잦은 고위급 회담, 삼국간 군사 정보 보호 협정 논의 등 북한의 추후 도발에 대하여 공동으로 대처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미동맹을 통하여 억지력을 늘리려는 노력 또한 점차 결실을 보고 있다.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은 한국에 사드(THAAD)를 배치하기로 합의하였다. 사드 배치 찬성론자들은 현재 한국에 배치된 미사일 방어 전력으로는 한국과 주한 미군을 북한의 발전하는 중단거리 미사일 전력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주한 미 공군이 소유한 패트리어트(PAC)로는 최종단계의 하층방어만 가능하기 때문에 사드가 가진 상층방어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반대론자들은 사드가 향상된 능력을 갖고 있지만 천여기가 넘는 중단거리 미사일을 보유한 북한의 미사일 전력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군사적 방안?

특히 한국에서 북한 지도부를 제거하는 작전에 관한 논의가 점차 활발해졌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9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그러한 작전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 한국이 김정은 등 북한의 지도급 인물들을 제거할 “암살부대”를 설치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한 장관은 이에 대하여 “적이 핵미사일을 사용할 징후가 명백해지면 그것을 억제하기 위해 적의 지도부를 포함한 주요지역에 대한 응징 차원으로 보복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설명하였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북한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강조하였으며 2010년에 있었던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과 같은 북한의 도발 행위가 또 있다면 이에 대하여 강력한 응징을 언급하였다.

한반도의 상황은 미국에게도 역시 지속적으로 매우 위험한 안보적 도전이지만, 미국이 북한의 도발 행위와 위협에 군사적으로 대응할 선택지는 많지 않다. 그러는 와중에 북한이 탄도미사일의 거리와 정확도 등에서 성능을 향상해 감에 따라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북한에 대하여 무력을 사용하여야 할 수도 있다는 주장을 불러일으켰다. 마크 허틀링 미군 예비역 중장은 최근 “이렇게 많은 실험을 하면 결국 제대로 된 무기를 갖게 될 것이다. 내가 걱정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들이 딱 한 번만이라도 성공적인 실험을 하게 된다면 그 지역의 다른 주권국가는 물론 잠재적으로 미국을 위협하게 되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 주장하였다.

그러나 군사적 행동의 대가는 여전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북한이 가진 가장 위협적인 무기는 미사일과 핵이 아니라 한국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재래식 전력이다. 한미동맹군의 역량은 북한군을 압도하지만 그렇다고 서울을 포격하도록 배치된 장사정포를 막을 수는 없다. 이는 수백만의 한국 시민뿐만이 아니라 서울 주둔 수천 미군의 목숨을 위협한다.

급변사태에 대한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한미동맹군은 질적 역량에 상당한 이점을 갖고 있어 북한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다. 한국과 미국이 고민하는 점은 그들의 잠재적 군사적 행동이 북한의 행위에 비하여 비례적인지와 북한의 반응이 어느 정도일지에 대한 것이다. 즉, 한미 양국이 갖는 압도적인 군사적인 우위는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지만, 그 활용도는 지극히 제한적이다. 군사적 능력을 사용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안일 정도로 상황이 급속하게 악화돼야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한국이 긴장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기 위해서는 효용에 대비하여 그 잠재적 비용 역시 고려하여야 한다. 이는 북한의 핵 능력을 저하시키려는 정도이든 북한의 핵심적 군사 기지나 지휘 본부를 타격하는 것이든 정도와 관련 없이 모든 잠재적 군사 행동에 필수적이다.

이렇듯 복잡한 고려사항들은 미국이 군사적인 선택지를 언급할 때 균형 있으면서 전략적이게 모호한 입장을 취하게 하였다. 그의 전임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오바마 대통령은 군사적 행동을 취할 가능성을 항상 강조하며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역설한다. 북한에 대한 억지 능력은 미국의 한국 방어에 대한 신뢰성 정도에 달려 있기에 이는 미국 입장에서 실용적인 정책인 것이다.

오바마 이후의 북한 이슈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세는 차기 미국 대통령에게도 고민거리로 남을 것이다. 확실한 해결책이 없는 것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바마와 그의 전임자들은 북한이 핵 능력을 포기하게끔 만들고 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하여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시도하여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앞으로도 북한의 진화하는 위협을 매의 눈으로 주시하여야 하는 위치에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억지력을 키우는 데에 더 노력을 기울이며 동북아 동맹국인 일본, 한국과의 삼자간 협조에 전념해야 한다.

미국은 북한과 거래를 하는 은행에 제재를 가하는 등 북한에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 위하여서도 한국 및 일본과 협조하여야 한다. 더 강한 제재방안들은 중국의 반대로 인하여 유엔 안보리를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한미일 삼국간의 공조로 북한을 더욱 옥죄는 다자 제재 체제를 시도하여 볼 수 있다. 그러는 한편 미국은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유인하여 북한에 대하여 든 더 강한 채찍과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당근과 채찍의 균형이 없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물러나 있었다. 이는 북한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는 그간의 사정들로 보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이런 신뢰의 결핍을 이해하는 것과는 별개로 압박과 강제만으로는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할 수는 없다는 사실도 자명하다.

필자 소개

J. Berkshire Miller(미국 외교협회 국제문제연구원)

J. Berkshire Miller는 미국 외교협회 국제 문제 연구원으로 도쿄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East West Institute의 동아시아 선임 연구원이며 국제정책 이사회(Council on International Policy)의 설립 이사이다. 안보와 정보에 대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1.5 트랙이나 2트랙 회담에 자주 참여한다. 

또한 그는 Economist, Foreign Affairs, Forbes, Newsweek 등 다양한 매체에 동아시아 안보에 관한 글을 기고하였으며, Time, National Interest, Global Asia, Jane’s Intelligence Review, CNN, East Asia Forum, Asahi Shimbun 등에도 글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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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Berkshire Miller  mail@keaf.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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