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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 사드 제대로 보도하고 있는가민언련 <언론포커스>

사드 배치 이유 설명 않고, 반대 세력 비판만 하는 ‘불통’ 정부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에 미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배치하기로 결정한 지 40일을 넘기면서 찬성 여론이 약간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다. 갤럽이 8월 9일~11일 사이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찬성 56% 반대 31%로 나타났다. 사드 배치가 고착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박근혜 정부는 사드 배치가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무엇 때문에 중요한 것인지 그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문스럽고 국내 언론 역시 그런 것 같아 걱정이 늘어난다.

우선 박근혜 정부는 사드 배치 여부가 중차대한 안보 문제라고 말하면서도 1년 이상 뭉그적거리면서 국민의 지혜를 모으는 일을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이어지자 어느 날 갑자기 미국과 사드에 관한 “최종합의”를 보았다고 발표해 국민을 당황하고 화나게 했다. 정세균 국회의장도 한·미간의 사드 합의에 관해 정부로부터 어떤 보고도 받은 바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불통’이 나라를 이끌고 가는 기분이다.

사드가 국가와 국민의 안보에 중요하다는데 대다수 국민은 사드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막아주는 요격 미사일 정도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정부로서는 그게 오히려 사드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올리는 데 더 효과적일지 모르겠다. 언론도 대부분 사드를 그렇게 보도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사드 배치는 국가와 국민의 생존을 지켜낼 최소한의 방어 조치이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대안 없이 비판과 갈등으로 국민을 반목시키는 것은 결국 국가와 국민을 위기로 내모는 것과 같다”고 사드 비판을 탓했다. 정부가 발표하는 결정을 비판하면 비애국적이라는 소리인데 그것은 독재적 사고방식이다. 정부가 곧 국가인 것은 아니다.

미국 미사일 배치, 운영에 자주권 지킨 나토 동유럽 회원국
박 대통령은 사드가 국가와 국민의 생존을 지켜낼 최소한의 방어 조치라고 했다. 하지만 사드가 어떻게 그런 것인지 설명은 없었다. 그런데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한 것과 같은 날 사드와 유사한 요격 미사일을 배치하기로 결정한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의 동유럽 회원국들은 미국의 사드 배치 요구를 9년이나 미루며 동의해주지 않았다. 국민의 반응과 관련된 문제들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러시아 미사일을 요격 대상으로 하는 사드를 배치했다가는 러시아의 핵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 문제가 제일 컸다. 미국은 사드가 러시아 미사일을 목표로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이란이나 북한 같은 불량국가(rogue state)를 목표로 하는 것이라며 사드 때문에 러시아의 핵미사일 공격을 받을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안심시켰다.

하지만 동구 회원국들은 미국이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 요격 미사일 방향을 러시아 쪽으로 옮겨 놓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버릴 수가 없었다. 따라서 사드 운영을 미국에 맡기지 않고 나토 회원국들이 직접 맡도록 했다. 미국이 반대해서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의 중재로 이루어진 타협 결과였다.

공격 무기가 될 수도 있는 사드, 미국의 사드 정책의 역사적 배경 이해해야
한국에 배치된 사드에 대해서도 미국은 중국이나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중국이나 러시아가 미국 말을 믿어줄 리가 없다.

사드는 요격 미사일이라는 점에서 방어 무기다. 그러나 사드의 레이더는 중국과 러시아 영토 깊숙이 침투해서 두 나라의 미사일 이동을 추적할 수 있고 미사일이 발사되기 전에 이쪽에서 먼저 상대국 미사일 기지를 공격해 중·러의 미사일 재고를 파괴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1972년에 체결한 미사일 방어 조약을 2002년에 탈퇴해 핵무기를 계속 개발하고 있는 국가여서 위험성이 더욱 크다. 그러므로 사드는 방어 무기로만 단정할 수 없다. 방어 무기인 동시에 공격 미사일 역할도 할 수 있다. 다시 봐야 할 무기다.

구소련 위성국에서 나토 회원국이 된 동구 국가들은 소련의 위협이 두려워 미국의 보호는 환영하지만, 그 때문에 소련의 핵미사일 공격 대상이 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 그래서 미국은 동구 회원국들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드가 러시아가 아니라 이란이나 북한 같은 국가의 위협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란 거짓말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니 북한과 군사적으로 상시 대치하고 있는 한국에 사드를 배치 명분으로 북한을 끌어들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의 그런 외교적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겠는가?

한국 언론은 미국의 사드 정책에 관해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 중국이 한국의 사드 배치에 유감을 표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나타내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이해할 수 있고 또 이해하는 것이 장래 한·중 관계를 원활히 유지하는 데도 상호 유익하다. 그런데 한국 언론에서 이런 분석이나 시각은 보기 힘들다.

   
 

끝으로 한국 언론이 사드 문제를 다루면서 유의할 것은 사드가 핵전쟁을 전제로 고안된 요격 무기라는 점이다. 만에 하나 제3차 대전이 벌어진다면 사드 때문에 한국이 핵전쟁의 첫 희생 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

장행훈  ccdm19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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