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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남북연석회의로 막자

바야흐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정국이 열렸습니다. 청와대는 사드결정의 후폭풍을 맞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북한의 군사행동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경제계도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에 몸을 떨고 있습니다. 사드가 배치될 지역에서는 지역민들의 거센 항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사드는 대한민국의 모든 의제를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기로 결정한 세력은 오바마 행정부입니다. 사드 미사일은 미국의 록히드마틴사가 제조한 미국산입니다. 사드는 우리가 수입해서 쓰는 것도 아닙니다. 경북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면 미 본토의 미군들과 괌 앤더슨 기지의 미군들이 일정한 주기로 교대 배치될 전망이라고 합니다. 사드를 배치한 후, 관리하는 주체도 미국인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엄밀히 말해 오바마 행정부의 사드배치결정을 집행하는 역할을 맡았을 뿐입니다. SOFA 규정에 의거해 주한미군에게 사드기지의 부지를 마련해주고, 주한미군의 사드운용을 뒷받침해주는 것입니다. 7월 18일, 미국이 괌의 사드포대를 한국언론에 공개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드배치 결정의 진원지가 바로 미국이라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정부는 사드를 “당당하게 배치하겠다.”고 어깨 힘을 주지만 사드배치는 자주국방과 정반대의 길입니다.

오바마가 사드를 들이민 이유
그렇다면, 오바마 행정부가 사드 한반도 배치를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는 북한의 한반도 체제전환 요구에 대한 군사적 대응입니다. 북한은 1월 6일의 4차 핵시험부터 6월 22일의 화성 10호 발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치군사적 행보를 보이며 미국에게 평화협정 체결을 다그치고 있습니다. 정전체제를 지속시켜 주한미군을 영구히 주둔시키려는 미국은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높이기 위해 사드배치를 강행한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미국은 중국봉쇄를 전면화하고 있습니다. 남중국해 갈등에 이어 한반도에서 사드로 싸우는 것을 보면 미-중 관계는 협력이 아니라 갈등관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러 관계도 서로 견제가 치열합니다. 2015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부터 최근의 시리아 내전에 이르기까지, 미국과 러시아의 패권다툼은 점점 과열되고 있었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곧 대선을 앞둔 미국 내부의 불안요소입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버니 샌더스 등 좌우 양 진영에서 종래의 미국패권구도에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인종차별에 반발하는 흑인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바마행정부가 한반도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북한과 중국과의 갈등을 전면화하면,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수도 있다는 트럼프의 고립주의 외교는 비현실적인 정책으로 치부될 수 있습니다. 사드배치는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부추겨 막대한 이익을 착복하는 미국패권구도를 강화하는 행동입니다.

   
 

사드배치의 가장 직접적 요인은 바로 북한의 정치군사적 행보입니다. 북한은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핵을 계속 증산하면서 장거리타격능력을 시위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요구는 한반도 평화체제로 동북아 체제를 전환하자는 것입니다. 이는 미국이 결코 허용할 수 없습니다.

이제 미국은 전략적 인내에 더 이상 머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핵을 가진 북한의 정치군사적 행동에 대해 미국이 침묵한 결과, 중국과 러시아의 도전장이 점점 노골화되었습니다. 북한 앞에서 침묵하는 미국을 보며 시진핑 주석은 남중국해 진출을 다그치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서로 협력을 강화하며 동북아에서 미국의 패권을 상대할 방법을 모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하여 사드는 직접적으로는 북한의 정치군사적 행보에 대응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배치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드가 군사적 측면에서 한반도 방어에 적합한 방어체계인가 하는 논란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미국은 북한의 정치군사적 행보에 대응한다는 논리를 만들면서 또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이중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드 한반도 배치를 결정하였다고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미-중, 미-러간의 갈등이 미국의 사드 한반도 배치를 낳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국의 본심은 시진핑과 푸틴 견제이며, 북한은 핑계일 뿐이란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의 뿌리를 살펴보면, 올해 미-중, 미-러 갈등은 잠재적이고 미완성이었던 반면 북-미 대결은 직접적인 군사적 공세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핵보유와 장거리타격능력은 미국이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수준으로까지 심화, 확대되었습니다. 북한이 올해 1월 6일에 제4차 핵시험을 하고 2월 7일에 인공위성 광명성 4호를 발사하였을 때만 하더라도, 중국과 러시아는 북핵대응 기조를 면밀히 조율하였으며 유엔의 대북제재에 찬성하였습니다. 3월 2일, 유엔 대북제재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될 당시만 하더라도 미-중, 미-러의 갈등은 물밑에서 통제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북한발 정치군사적 행보는 유엔 제재결의안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유엔제재를 거부하고 4월에는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였으며, 6월 22일에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 10호를 발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북한은 36년만에 7차 당대회를 개최하고 리수용 조선노동당 부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을 만나 북-중 관계를 정상화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북한의 대미공세가 1월부터 7월까지 이어진 결과, 한반도 문제해결을 둘러싼 미국과 중-러의 시각차는 커지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대북대결에서 더 이상 중국을 앞세울 수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미국은 이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인권제재명단에 포함시키고 사드 한반도 배치를 공식화하였습니다. 이제 겉으로는 협력관계였던 미-중, 미-러 관계도 갈수록 갈등관계로 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드 해법은 우리민족에게
미국의 사드 한반도 배치는 북-미 대결의 결과물입니다. 그러므로 사드는 기본적으로 북한과 미국이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우리와 통일의 대상이며 미국은 우리 동맹국입니다. 즉 한국이 사드문제에 개입할 여지는 매우 큰 것입니다.

하지만 사드배치를 미-중, 미-러 갈등의 결과물로 본다면 우리가 개입할 여지도 별로 없습니다. 사드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풀어야 할 문제가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자기 힘을 작게 보면 문제근원도 외부에 있는 것처럼 보이고, 문제해결방법도 외세를 쳐다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사드는 이 땅에 배치되는 우리민족의 현안입니다. 사드 문제 해결에는 우리민족이 나서야 합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미국측 입장에 완전히 붙어서 북핵위협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사드배치를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결국 이 문제를 풀려면 민간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북한이 제안한 “8월 통일대회합”은 현 사드 정국을 풀어나갈 하나의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6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정당, 단체 연석회의 북측 준비위원회'에서 전 민족적인 통일대회합을 개최하자는 호소문을 채택했습니다. 6월 27일에는 남측 국무총리, 국회의장, 각 정당, 지방자체단체장, 이희호 여사,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등 통일운동 단체, 종교, 시민사회단체, 사회문화 및 경제협력 단체들에게 오는 8월을 계기로 평양 혹은 개성에서 전민족적인 통일대회합을 갖자는 편지를 발송했습니다.

북한은 “북남관계 개선과 통일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정견과 신앙, 주의주장에 관계없이 그 누구와도 허심탄회하게 마주앉을 용의가 있다"고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입장은 지난 조선노동당 제7차 당대회의 사업총화보고발언에서도 확인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시 제7차 당대회에서 “민족대단결이자 곧 조국통일이며 통일강국입니다.”라며 “온 민족은 조국통일의 큰 뜻을 앞에 놓고 사상과 리념, 정견의 차이를 초월하여 하나로 굳게 단결하여야 합니다.”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과 남의 각 정당,단체들이 접촉과 래왕, 련대련합을 실현하여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마련해나가야 합니다.”라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는 “설사 지난날 반통일의 길을 걸은 사람이라고 하여도 그에게 민족적량심이 남아있다면 주저없이 손을 잡고 마음을 합쳐 통일애국의 길을 함께 가야 한다는것이 우리 당의 민족대단결리념의 참뜻입니다.”라고 하여 그가 누구이든지 간에 통일에 나선다면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1948년 4월, 남북제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를 열고 김구선생과 김규식선생을 평양으로 초청해 분단을 막고 통일정부를 수립할 방도를 협의하였습니다. 북한은 1986년에는 대한민국 최덕신 전 외무부장관의 방북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북한에서 최고인민희의 대의원을 맡았고 조국통일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지난 2003년,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 등 남북경제협력사업에 나선 현대 정주영 명예회장을 기념해 평양에 류경정주영체육관을 건설하였습니다. 북한은 통일문제에 있어서는 반공투사, 한국의 장관, 재벌총수와도 손을 잡고 함께 하였습니다. 북한은 통일을 이념문제가 아니라 민족문제로 보는 듯 합니다.

남북해외가 하나되어 우리민족의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이유는 바로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지금 사드논란이 시끄러운 것도 사드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기 때문입니다. 평화는 우리 남측만의 요구는 아닌 듯합니다. 북한도 7차 당대회에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우리 민족의 운명과 관련되는 사활적인 문제이며 조국통일의 필수적전제입니다.”라고 규정하였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조선반도는 일시적인 정전상태에 있는 지역이며 그로 인한 불안정한 정세는 우리 겨레의 생존과 발전을 위협하고 조국통일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되고 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남북해외의 모든 민족구성원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자는 데에 무슨 정치적 목적을 따지는 것은 궁색합니다. 이번 성주군민을 보십시오. 생존이 위협당하는 당사자들이 한데 모이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입니다.

앞으로도 우리민족은 남북해외 모든 세력이 지속적으로 모여 민족의 장래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합니다. 박근혜 정부도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뒤를 이어 평양행을 결심해야 합니다. 그것이 통일로 가는 길이며 우리 민족이 사는 길입니다.

   
 

미국은 한반도에 사드배치라는 대결방안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협정체결이라는 진정성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북한도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를 위한 동일수준의 신뢰를 약속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북미는 사드배치로 싸울 때가 아니라 평화협정을 결심할 때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도 사드에는 강하게 반발하지만 북미평화협정을 반대할 이유는 없습니다. 결국 한반도 평화는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오바마에게 불리한 사드
사드배치는 여러모로 보아도 오바마 행정부에게 득보다 실이 많은 결정 같습니다. 먼저 사드배치는 2017년 연말에 실현될 사안입니다. 국방부는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사드로 요격가능하다고 하지만 국방부의 말을 100% 믿더라도 그것은 2018년에나 가능한 일입니다.

사드배치는 미래인데 북미대결, 중미대결, 미러대결은 현재입니다. 지금 미국은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을 진행해야 하며 가을에는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혼란이 와중에 2017년 한국대선에서 정권교체라도 일어난다면 사드는 원점에서 다시 논의될 수도 있습니다.

득보다 실이 많은 사드배치가 어찌하여 일사천리로 결정되었을까요? 미국이라고 해서 언제나 합리적으로 안정적인 정책을 결정한다는 보장은 없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도 여러 제국주의 국가들은 뜻대로 안 풀리고 내외의 독촉에 시달리다보면 득보다 실이 훨씬 많은 정책결정을 해왔습니다. 1812년 나폴레옹은 러시아 정벌에 나섰다가 유럽을 잃었습니다. 이는 1940년 히틀러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1941년 진주만을 기습한 일본군도 결국 본토가 초토화되었습니다.

지금 오바마의 사드배치 결정이 그런 성격입니다. 사드배치 결정으로 미국 안팎에 위세를 돋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로 인해 북-중-러의 결속은 훨씬 강화되었습니다.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는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없게 되었습니다. 북한은 추가적인 대미 군사행동에 나설 천금같은 기회를 잡았습니다. 8월의 UFG와 가을의 대선까지. 미국의 군수뇌부는 정말 골치아프게 되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진정 미국을 우방으로 생각한다면, 막다른 골목으로 질주하는 오바마에게 직언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오바마에게 필요한 것은 사드가 아니라 평화라는 것을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에게 필요한 것도 사드가 아니라 평화입니다. 지금 사드를 고집하다는 평화담론을 민간에 빼앗기고 영원한 반통일정권으로 낙인찍히고 말 것입니다.

곽동기/ 우리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

곽동기  dkkwak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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