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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하는 게 이상하다, 불필요한 논쟁 멈출 때”라는 대통령의 말이 우려와 논쟁을 부추긴다

사드(THAAD) 예정지로 경북 성주군이 최종 결정됐다. 이에 대해 성주 군민들은 거센 반발을 하고 시민단체들과 정치권에서도 우려와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물론 북핵 위협을 들어 사드 도입과 후보지 결정을 불가피하게 보는 시각도 있다. 새누리당을 비롯해 주로 거대 언론들이다. 일부 야당 인사들이나 전문가들 중에서도 사드 도입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이러한 찬반 논란, 국론 분열에 박근혜 대통령이 가세했다. 박 대통령은 아셈(ASEM) 회의 참석차 몽골로 출국하기에 앞서 14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검토 결과, 성주가 최적의 후보지라는 판단이 나오게 됐다. 우려한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우려할 필요가 없는 안전한 지역”이라며 “지금은 사드 배치와 관련한 불필요한 논쟁을 멈출 때”라고 주장했다.

   
▲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사드(THAAD) 배치의 불가피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사드 도입이 △북핵 문제 해결은커녕 중국·러시아의 대북 제재 이탈로 북핵 문제를 더 꼬이게 할 것이고, △중국 등의 경제제재로 오히려 남한이 피해를 볼 것이고, △해당지역 주민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를 공청회 한번 없이 비밀리에 추진해 결정한 것이 오히려 주민 불안을 부채질했다는 것 등 사드 도입에 대한 타당한 비판과 우려에 대한 제대로 된 해명이나 다독임은 박 대통령의 언급 속에 빠져 있다. 어떻게 보면 국론 분열과 주민 분노를 부추기는 언급을 하고 있는 셈이다.

어떻게 해서 국민 정서와는 동떨어진 이런 말들이 지금 같은 위중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을까? 오늘(14)자 조간신문 사설과 연관시키는 건 지나친 비약일까?

<조선일보>는 “‘전자파 진실 밝히라’ 사드 괴담 확산에 가세한 眞朴(진박) 의원들” 제목의 사설에서 13일 사드 배치 예정지로 경북 성주가 최종 결정된 것과 관련해 “이날 발표는 후보지로 거론된 여러 지역에서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앞당겨졌다. 칠곡·양산·음성에서는 지역 정치인들이 저항운동을 공공연히 선동했다”면서 “성주에서도 이날 발표가 나기도 전에 5000여 군민이 집회를 열었고 여러 명이 혈서를 썼다. 지난 며칠 동안 반대가 더 큰 반대를 낳으면서 사드를 무슨 전염병 대하듯 하는 악순환에 빠져들었다”고 설명했다.

사드 후보지역으로 보도된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선동’에 의한 것으로 규정한 것이다. 사드 반대 여론을 ‘괴담에 근거하고 있다’고도 했다.

신문은 “생소한 무기 체계를 곁에 두고 살아야 하는 해당 지역민들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사드 거부가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이나 괴담(怪談)에 근거하고 있다면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세간에는 전자파에 대해 ‘인체에 치명적이다’ ‘농산물이 오염된다’는 얘기들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 14일자 <조선일보> 사설

그러면서 “전자파는 반경 100m를 벗어나면 전혀 문제가 없고 세계보건기구의 유해성 기준에도 부합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라며 “성주에 들어설 사드 포대는 여기에 더해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과학과 기술로 안전성이 증명되는 것을 과장·왜곡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국방부의 논리를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신문은 “문제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괴담을 제조·생산하고 유통시키는 데 앞장서는 사람들이 정치인이라는 사실”이라며 대구·경북을 지역구로 둔 새누리당 의원들이 13일 “전자파의 진실을 제대로 밝히라”며 낸 성명을 문제 삼았다.

사설은 “사드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주한 미군이 들여오기로 한 이상 어딘가에는 배치해야만 한다”며 정부에 대해서는 지역 주민들의 불안 다독이기, 괴담을 확대 재생산하는 선동에나 앞장서는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심판을 주문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14일 "검토 결과, 성주가 최적의 후보지라는 판단이 나오게 됐다. 우려한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우려할 필요가 없는 안전한 지역”이라고 했다. “지금은 사드 배치와 관련된 불필요한 논쟁을 멈출 때”라면서.

<조선일보>와 비슷한 논조를 보인 곳은 <매일경제>. <매일경제>는 “국가안보 걸린 사드 배치, 갈등관리도 차질없어야” 제목의 사설에서 성주군 주민들의 사드 배치 반발에 대해 “주민 건강이나 지역 발전에 대한 걱정은 이해하지만 이 중 상당 부분은 오해에 기반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런 사실을 주민들에게 제대로 이해시켜야 할 것이고 주민들도 일단 그런 설명부터 들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주민 불안이 오해에 기반한 것인 만큼 정부가 주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주민 불안의 원인을 ‘선동’으로 본 <조선일보>와는 사뭇 다른 것이다. 진단이 다르니 해법도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중앙일보>는 “국론이 분열되면 사드도 무용지물이다” 제목의 사설에서 “사실 불필요한 오해를 생산하고 논란을 증폭시켜 온 가장 큰 원인이 부인과 무시로 일관해 온 정부의 태도였다”며 “‘미국의 요청도 협의도 결과도 없다’고 주장하다가 갑자기 사드가 필요하다며 배치 결정부터 부지 선정까지 발표해 버리니 국민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고 여러 억측과 맞물려 근거 없는 괴담까지 난무하게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 14일자 <중앙일보> 사설

<조선일보>가 괴담의 제조·생산·유통의 당사자들을 정부가 아닌 정치인들로 보고 그들 때문에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고 보는 반면, <중앙일보>는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논란의 원인이 있다고 본 것이다.

<중앙일보>는 그러면서 “이미 성주군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데다 제주 민관복합항 건설 때 경험했듯 향후 외부 반미세력이 끼어들어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며 “더 늦기 전에 대통령부터 총리·장관들이 사드가 한반도 안보에 왜 필요한지 국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성심껏 납득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동강 난 국론은 10개 포대의 사드로도 보호할 수 없다’는 명언도 곁들였다.

<한국일보> 역시 “사드 후보지 밀실 결정이 부른 성주 군민의 반발” 제목의 사설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성주군 주민들의 불안과 반발은 군 당국이 초래한 측면이 크다”며 △지난 8일 국방부가 수 주 안에 부지를 공개하겠다고 했다가 5일 만에 쫓기듯 확정한 점 △주민 설명이나 최소한의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 △전자파의 안전성을 둘러싸고 근거 없는 의혹들이 제기되는데도 군 당국이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점 등을 주민 불안의 원인으로 꼽았다.

신문은 그러면서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안이라도 최대한 주민 동의를 얻는 등 적정 절차를 거쳐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며 “사드 논의 시작부터 협의 과정, 배치 결정까지 전 과정에서 국민은 철저히 배제됐다. 그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정부는 어떻게 수습하겠다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 14일자 <한국일보> 사설

“대통령이 ‘사드 불가피성’ 국민들에게 직접 설명하라” 제목의 사설을 내보낸 <국민일보>도 “군은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가 주민 건강에 무해하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한 번의 만남으로 해결될 성질이 아니다”며 “국방부장관이 안되면 총리가, 그래도 안되면 대통령이 나서서 주민들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했다.

<세계일보>도 “국내외 파장이 큰 중대 현안을 결정하면서 지역 사전설명회 일정 하나 안 잡았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이렇게 후속 조치에 허술하니 ‘사드 괴담’이 번지는 것이다”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고, <서울신문>도 사드 관련 각종 소문들을 ‘광우병 괴담에 버금가는 각종 악소문’이라고 규정하면서도 “성주 군민들이 극렬하게 반발하는 것은 유해성에 대한 걱정뿐만 아니라 불투명한 결정 과정에도 기인한다. 한미 군 당국은 일찌감치 결정해 놓고도 행정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공개를 낮춰 혼란만 부채질했다”면서 “성주 군민들은 아무리 국가 안보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아무런 사전 설명도 없이 결정한 것은 국민을 우롱한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그런데도 군은 여전히 성주 군민들의 양해만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도 “이들(성주군 주민들)의 불안을 님비(NIMBY)로 몰아붙일 일이 아니다”며 “정부는 ‘전자파 참외’ 같은 괴담이 퍼지지 않도록 사드의 실상부터 알리는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국익을 위한 결정임을 알리고 현장을 찾아 협조를 구하는 등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경향신문>은 “주한미군 방어용임을 확인해준 사드 성주 배치” 제목의 사설에서 “사드가 주한미군 방어용이라는 사실은 성주의 지리적 위치와 사드 미사일의 사거리가 200㎞인 점을 비교하면 금방 드러난다”며 “시민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고 중국 반발 등의 대가를 감수하면서까지 왜 사드배치에 목을 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면서 한국민이 아니라 주한미군을 우선 보호한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게다가 사드가 ‘북핵에 대한 주권적·자위적 조치’가 아니라면 반발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무슨 수로 설득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 14일자 <경향신문> 사설

사드 배치 지역이 경북 성주로 확정되고 수도권이 사드 방어망에서 제외되면서 ‘북핵·미사일 대응’이라는 정부 논리가 의미를 잃었다는 지적은 <경향신문> 외에도 <한겨레>, <한국일보>, <국민일보> 등 여러 신문 사설이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이번 (사드 배치) 결정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돼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는 판단 하에 한미 동맹의 미사일 방어 능력을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사드 배치 결정의 이유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김성원 기자  op_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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