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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와 G2간 패권 갈등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현안 진단’

1971년 닉슨정부의 ‘평화공존에 의한 중국 포용정책’ 이후 30여년 만에, 미국 대중정책 변화의 신호탄이 바로 ‘미·중 전략경제대화’였다. 2002년부터 양국은 정부간 고위급 전략대화 개최 합의, 2005년부터 본격적 전략대화 시작, 그리고 2009년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전략과 경제 영역까지 포함한 미·중 전략경제대화(U.S-China Strategic & Economic Dialogue)로 격상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금년 6월 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의 주요 이슈는 7차 미·중 전략경제대화 의제(남중국해 영유권, 거시경제 정책·무역투자 촉진·금융시장 안정과 개혁과 공급과잉 문제)에서 진일보하여 남중국해영유권·위안화환율·통상마찰·외교안보·인권·사이버해킹 등 미·중 양자간 문제와 북핵실험·사드배치·기후변화·에너지분야 협력 등 로컬 및 글로벌 레벨의 현안 문제와 관련된 120여개의 다양한 어젠다들이 등장하였다. 금년 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 주요의제는 단연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북한의 핵실험, 한국의 사드배치, 중국의 ‘시장경제국 지위(MES)’와 위안화 환율문제 등이었고, 미·중 전략경제대화의 대립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남중국해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에서 미국은 영유권분쟁의 국제재판소 중재수용을 요구하였으나, 중국은 중재수용 불가를 주장함과 더불어 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를 준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중국봉쇄를 위해 남중국해를 지켜야 하고, 중국 역시 해상실크로드의 출발점인 남중국해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둘째,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은 강력한 대북제재(자금세탁 우려국 지정, 북한의 달러베이스 외환거래 중지, 통신업체 화웨이 대북수출내역 요구)를 요구하였으나, 중국은 원론적 조치(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와 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만 확인하고 기타 현안과 관련해서는 상당한 입장 차 보여주었다.

셋째, 한반도 사드배치에 대해서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대북견제 방어용이므로 북한의 핵위협이 없으면 사드배치도 불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은 자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중국전역을 사정권으로 편입하여 안보 위협을 가중시키므로 사드배치의 불가함을 피력하였다.

넷째, 통상문제 핵심은 중국의 ‘시장경제국 지위’ 획득이다. 아직도 미국이 중국에 대해 ‘시장경제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사회주의 시장경제하에서 시장메커니즘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하고 있으며, 원자재 가격이나 임금, 환율, 제품가격 등을 결정하는 데 중국정부가 인위적 간섭을 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의 중국산 철강의 과잉공급에 대한 가격담합조사, 중국의 미국산 닭고기 반덤핑 관세 부과문제에 대한 WTO 제소, 인위적 환율조작 우려 등은 미·중간의 보호주의적 통상마찰을 야기하는 것이다.

이번 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상위 정치(High Politics)' 측면에서 글로벌 제국으로 진화하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견제와 미국의 포위망을 뚫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대결의 장이었다. 하지만 ‘하위 정치(Low Politics)’ 차원에서 중국철강 생산량의 대폭 감소(1.5억톤 전후), 위안화의 경쟁적 평가절하 자제(1.5%전후), 양자간 투자협정(BIT)의 조속한 타결 합의, 미국에 대한 400억 달러의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쿼터 배정 및 인문교류 확대 등 158항목에 대해 합의를 도출한 것은 긍정적 성과이다.

결과적으로 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다수의 현안에서 중국은 여전히 ‘방어적 스탠스’였고, 중국은 이러한 스탠스를 인정하면서 당분간은 중국에 대해 적대적인 '프로파간다'를 이겨내야 하는 태생적 과제를 안게 되었다. 더욱이 미국에 대항해 신(新)패권주의를 내세우는 중국과 이를 봉쇄하기 위해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 전략에 힘을 쏟는 미국이 맞서면서 G2간의 갈등은 높아만 가고 있다. 이제 중국은 미국에 대해 지역적인 ‘이해당사자(Stake-Holder)’에서 글로벌 ‘규칙 제정자(Rule-Setter)’로 진화하는 것에 동의해 달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현재 미·중 전략경제대화의 관심 영역은 하드파워 부문(안보와 경제)에 국한되어 진행되고 있으나, 결국은 소프트 파워(글로벌 보편가치)를 두고 미·중은 최후의 일전을 벌일 수밖에 없다. 이제 중국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중국은 ‘규칙제정자’인가 아니면 ‘규칙 파괴자’인가? 양자간 관계설정은 현실인정과 평화공존을 통해서 힘의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

한편, 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 주요 의제 중 하나였던 한반도 비핵화문제는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생존의 문제이다. 우리가 살 길은 세계체제의 하위체제인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평화체제(남북한 생산요소의 통합으로 내재적 발전동력 구비)를 정립하기 위한 빅딜인데 과연 우리는 무엇을 내주고 무엇을 취할 것인가(禮尙往來)에 대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우리가 직면한 전략적 차원의 사드배치와 북핵문제 그리고 경제적 측면의 통상문제 등이 통일한국의 기회비용이 될 것이다. 통일한국은 주변국과 평화와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지, 결코 주변국과 적대적 관계를 생산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내야한다. 한반도에 헬싱키협정을 초월하는 ‘평화적 신뢰프로세스’를 가동시켜 ‘한반도 문제의 한국화(Koreanization)’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이상만  lxw59@kyungna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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