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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화해와 통일의 길을 여는 ‘하나의 코리아’ 제작 발표회 현장

“요즘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이 노래를 부르며 다시 무릎 꿇지 않고 일어서는 기적을 경험하고 있다.”

24일 오후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꿈꾸는 음반’ 하나의 코리아 제작 발표회에서 가수 박완규는 노래를 부르기에 앞서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아마 선글라스로 가려진 눈은 붉어져 있겠다 싶을 정도로 목소리는 살짝 울먹이는 듯 했다. 절망 앞에서 그를 일어서게 만든 노래 ‘나의 길’은 이렇게 이어진다.

외롭고 힘겨운 날에도 나의 꿈 멈출 수 없어
아직 걸어가야 할 나의 길 있으니
거칠은 비바람 불어와 내 앞을 막아선다 해도
나는 다시 일어나 서겠어 나의 꿈 있으니
(중략)
못 다한 사랑으로 힘겨운 사랑으로
부끄러운 나는 그래도 일어나 다시 나의 길을 가려네

   
▲ 가수 박완규 ⓒ하나의코리아

뭐가 그리 힘들었던 걸까. 박완규는 노래가 끝난 뒤 질의응답 시간에 한 기자의 질문을 받고 “내가 지금 만들고 있는 앨범 때문”이라고 했다. 박완규의 고백이다. “내 노래가 상업적이지 않은 이상 성공하지 못할 게 뻔한데, 앞길이 보이지 않는 여기에 이렇게 계속 쏟아부어야 하는 걸까. 이러다가 다시 10년 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이 노래를 집에서 들으면서 ‘엣따 모르겠다. 성공하든 안하든 나는 내 길을 가련다. 나는 트렌드 가수도 아니고 요즘 찾는 분들도 적지만 내 길을 가야 한다. 아직 내 음악의 반에 반도 못한 상태에서 절대 무릎꿇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곡을 만든 고형원 하나의코리아 대표가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바라면서 만들었다고 했으니, 이 노래는 오랜 남북의 분단과 갈등으로 절망한 남북한 사람들을 향한 것이지만, 이처럼 삶의 무게에, 좁은 길을 가느라 지치고 쓰러진 사람들을 부추겨 일으키는 힘이 있는 셈이다.

가수 소향은 특유의 열창으로 백범기념관을 흔들어놨다. ‘우린 믿어요’란 곡이다.

우린 믿어요 이 땅에 새 날이 오는 것을
흰 옷 입은 겨레 이 푸른 하늘 아래
함께 노래할 그 날을
우린 믿어요 이 땅이 하나 되는 그 날을
남과 북 형제들 함께 땀 흘리며
내일의 길을 열어요

소향은 통일 노래를 부르게 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고형원 작곡자와는 오랜 시간 인연을 맺고 있는 사이다. 그동안 많은 시간 북한에 어떻게 자유가 들어갈 것인가, 어떤 식의 통일이 가장 아름다울 것인가 이런 얘기를 많이 나눴었다. 그래서 저야말로 이 앨범 제작에 참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앨범 취지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전적으로 동의했다. 너무 좋았다.”

   
▲ 가수 소향 ⓒ하나의코리아


노래로 열어가는 통일의 길에 대한 분명한 소신도 피력했다. “우리가 지금 북한에 넘어갈 순 없지만 문화는 무섭다. 음악은 북한 사람들이 몰래몰래 듣고 있는 실정이다. 그들의 아픔을 안아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가장 쉬운 방법이 노래라고 생각했다. 이번 앨범 제작에 쟁쟁한 분들이 참여해주셨는데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노래의 파워가 북녘 사람들의 마음에 들어갈 때 통일을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앨범 발표회가 우리가 이렇게 응원하고 있다는 걸 북녘에 알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DMZ나 북한에서 통일콘서트를 꼭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에 대해 고형원 대표는 “이 노래를 남녘만이 아니라 북녘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만들었다. 이 노래를 통해 북녘의 한 사람이라도 더 살려야겠다, 언젠가 올 통일을 준비하며 기다려야겠다, 이런 각오로 제작했다. 언젠가 꼭 북한에 가서도 공연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소프라노 신영옥이 ‘일어나라’를 불렀다.

일어나라 우리 민족 하나의 코리아로 일어나
아리랑 고개 넘어 이제 온 세계로 시대의 새로운 길 열어라
일어나라 우리 민족 일어나라

   
▲ 소프라노 신영옥 ⓒ하나의코리아

해외에서 30년을 넘게 살았다는 신영옥은 “이번 앨범 얘기 들었을 때 무조건 한다고 했다”면서 “고형원 대표께서 굉장히 마음을 담아 오랫동안 준비한 노래이고, 가사 하나하나가 남북의 분단과 통일의 열망을 노래한 거여서 연습을 하면서 얼마나 울컥했는지 모른다”고 고백했다. 신영옥은 그러면서 “우리 민족 모두가 안고 있는 슬픔과 아픔을 노래로 만들고 부르며 우리 모두가 다 하나되는 자리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는데 그 꿈이 이 앨범을 통해 오늘 비로소 이루어졌다”며 감격해했다.

앨범 ‘하나의 코리아’에는 이들 외에도 부활, 전인권, 아이비, 팀, 인순이, 송소희, 안치환, 양동근, 이지훈, 선예, 하덕규, 최인혁 등이 발라드, 락, 클래식, 국악, 힙합 등 다양한 장르로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꿈꾸는 15곡의 노래가 담겨 있다.

작곡과 작사를 직접 담당한 고형원 대표는 “2012년 중국 대성중학교에 있는 윤동주 서시 시비 앞에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하는 구절이 가슴이 깊이 와닿았다”며 “이국땅 만주에서 민족의 독립을 꿈꾸고 몸을 바쳤던 선조들을 생각하며 이 시대 통일을 열망하며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곡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4년 반 동안 25곡을 썼고 그 중 15곡이 주인(가수)을 만나 이번에 앨범으로 나왔다. 나머지 10곡도 내년 가을 쯤 주인을 만난다면 새로운 앨범으로 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 하나의코리아 고형원 대표 ⓒ하나의코리아

5월 24일, 이 날은 6년 전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이유로 모든 남북 교류와 대북 지원을 중단한 5·24조치를 취한 날이다. 고 대표는 “5.24조치엔 남북간 모든 문이 닫혔지만 단, 영유아 지원만 허락했었는데 지금은 그것마저도 막혀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 앨범의 가수들이 의기투합한다면 언젠가 북한에 가서 통일 노래도 부르고 교류도 하는 그런 일이 있기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꽉 막힌 한반도, ‘하나의 코리아’ 노래가 길을 만들 수 있을까.

 

   
▲ 고형원 하나의코리아 대표, 가수 소향, 신영옥, 박완규(왼쪽부터)가 '하나의 코리아' 앨범과 개인의 소감을 밝히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노래를 한 소향, 신영옥, 박완규(왼쪽부터) ⓒ유코리아뉴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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