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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여대야소' 유권자의 안보의식을 간과한 결과오일환 보훈교육연구원장 기고

4.11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지역구 127석과 비례대표 25석을 합한 152개의 의석을 확보함으로써 원내 제1당의 위치는 물론, 원내 안정기반인 단독 과반의석을 차지하는 예상 밖의 승리를 쟁취했다. 이에 반해 ‘MB정권 심판론’을 앞세우며 과반수 획득에 자신만만해 했던 민주통합당은 지역구 106석에 비례대표 21석을 포함한 127개의 의석을 얻는 데 그쳤다. 늘 의지가 앞서는 여야 정치권의 예상은 물론이고, 정확성을 생명으로 여겨야 할 언론사들의 예측마저 크게 빗나갔다.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을 비롯하여 자유선진당(5석), 보수성향 무소속(1석)을 합한 범보수 진영은 총 158석의 의석을, 민주통합당을 포함해 통합진보당(13석), 진보성향 무소속(2석)을 합한 범진보 진영은 142석의 의석을 각각 획득함으로써 제19대 의회권력의 지렛대는 여전히 보수 쪽으로 기울게 되었다. 대체로 이명박 정부 집권 말기 정국이 ‘여소야대’로 격랑을 겪게 될 것이라던 전망 역시 헛다리짚기를 하고 말았다.

사실 민간인 사찰을 비롯하여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 대통령 측근 비리 등 꼬리를 문 잇단 악재에 시달리던 여당이 선거연대를 이룬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거센 양면공격에 맞서 승리를 거둘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대다수 여당 인사들조차 ‘여소야대’의 정국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 이러한 결과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요인들은 무엇일까? 여러 견해들이 난무하고 있지만, JTBC와 리얼미터(여론조사 전문기관)가 선거 다음날 긴급 실시한 조사결과가 비교적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그 결과를 보면, 나꼼수 진행자인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의 막말파문이 22.3%, 경제, 복지 등 정책공약이 16.1%, 민간인 불법사찰의혹이 14.9%, 한미 FTA 폐기논란이 10.7%로 각각 나타났다. 야권 후보단일화 여론조사 조작파문도 일정 영향을 미쳤고, 제주 해군기지 건설논란과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준비는 3~5%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정책공약, 민간인 불법사찰의혹 외에는 모두 민주통합당에 악재로 작용하였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필자는 여기서 상대적으로 간과되고 있는 안보와 관계되는 요인들이 유권자의 투표행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 그것은 선거결과를 나타내주는 분포지도가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붉은색으로 도배된 데서 나름대로 확인할 수 있다. 북한과 접경하고 있는 강원도가 9석 모두를 새누리당의 품에 안겼고, 112석이 걸린 수도권에서는 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에 43대65로 크게 패했지만, 북한에 의한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보다 현실적으로 느꼈을 인천만큼은 6대6으로 무승부를 이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해주는 걸까? 특히 강원도의 경우,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8석 가운데 3석밖에 차지하지 못했었다. 근년 들어서는 선거 때마다 더욱 진보 성향으로 탈바꿈하는 현상을 역력히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야당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됐던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민주통합당이 통합진보당과의 연대 이후 국가안보와도 밀접하게 연계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 등에 대해 현저한 ‘좌클릭’ 양태를 보인 것은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안보 우려를 낳았고, 이는 곧 수권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촉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해 상당수 지지표를 잃는 결과를 초래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당 내부에서조차 “야권연대 때문에 민주당 의석수를 손해 봤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 같은 분석을 잘 뒷받침하고 있다고 본다.

사실 민주통합당은 주어진 안보상황을 크게 간과한 것이 사실이다. 북한의 ‘광명성 3호’ 장거리로켓 발사 준비가 우리의 안보의식을 크게 자극할 수밖에 없었음에도 이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대처했던 것이다. 유권자들은 의도적으로 안보의식을 자극해 표를 구걸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역풍’을 불게 하지만, 안보를 해치면서까지 표를 얻겠다는 무분별한 언행에 대해서는 심판할 줄 아는 현명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 더 이상 여야 정치인들은 ‘국가안보’를 선거에 이용하는 구태를 버려야 한다. 국가는 여야 모두가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할 대상이다. 정당의 존재가치는 국가 안위와 국민의 안녕에 있기 때문이다. 국가 없는 정치란 있을 수 없다.

<보훈교육연구원 원장/정치사회학>

 

오일환  iwoh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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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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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orius 2012-04-14 20:10:10

    그러면 이러한 결과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요인들은 무엇일까? 여러 견해들이 난무하고 있지만, JTBC와 리얼미터(여론조사 전문기관)가 선거 다음날 긴급 실시한 조사결과가 비교적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그 결과를 보면, 나꼼수 진행자인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의 막말파문이 22.3%,   삭제

    • storius 2012-04-14 20:08:27

      유권자들은 의도적으로 안보의식을 자극해 표를 구걸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역풍’을 불게 하지만, 안보를 해치면서까지 표를 얻겠다는 무분별한 언행에 대해서는 심판할 줄 아는 현명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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