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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당창건 70주년 기념 모든 주민 보너스, 얼마나 보탬 될까?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9월 23일 발표)에 따라 “조선로동당 창건 일흔 돐을 맞으며 전체 인민군 장병과 근로자들, 연금·보조금·장학금을 받는 모든 대상들에게 월 기준 생활비의 100%에 해당하는 특별상금을 수여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성년자를 제외한 거의 모든 주민들이 특별상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9월 25일자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과거 주요 기념일에 주민들에게 모포나 벽시계 같은 물품을 선물로 지급했으며, 현금을 지급했던 1989년 세계청년학생축전 때도 직장인과 대학생에게만 지급했지 군인, 연금 수령자에게까지 지급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연합뉴스>는 “과거와 달리 이번에 전 주민과 군인에게 현금을 나눠준다는 것은 북한에 시장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고 화폐경제체제가 구축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0월 3일 보도에서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 소장 인터뷰를 통해 “쌀 1㎏에 6~7천 원인데 근로자가 4천 원을 더 받아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북한경제 전문가인 그레이스 오 조지아주립대학 교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이번 특별상금 조치로 쌀값 상승 등 10~50%의 초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김정숙평양방직공장 기숙사 내 상점. ⓒ人民网

북한의 특별상금이 얼마만큼의 가치를 갖는지, 부작용은 없을 것인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북한의 임금 체계를 이해해야 한다. 북한이 '생활비'라고 부르는 임금은 기본생활비에 가급금, 상금, 장려금 등 성과급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본생활비는 직종 등에 따라 책정되며 '생활비'라고 했을 때 기본생활비만 의미하는 경우도 있다.

가급금은 근속연한, 기술자격 등에 따른 추가 임금이고, 상금은 국가가 설정한 지표를 달성한 집단이나 개인에게 추가로 지급하는 임금이며, 장려금은 노동의 양과 질, 설비, 이용률을 높여 생산계획을 초과 달성한 경우 추가로 지급하는 임금이다.

한편 2002년 사회주의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기업소의 독자적 운영권을 확대하면서 기업소의 수익에 따라 임금도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정창현 교수가 2013년 6월 17일 <통일뉴스>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공장 노동자들의 통상 기본 생활비가 1000~4000원이며 성과급이 더해져 1만~1만5천 원 정도의 임금을 받는다고 한다.

가장 임금이 높은 직종인 탄광 노동자는 6만 원까지도 받는다. 교수나 사무직 등은 성과급을 더해도 1만 원 이하여서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같은 해 12월 2일 기고한 글에서는 일부 기업소의 사례를 통해 현금 10만 원, 현물 20만 원으로 임금이 30만 원 정도로 인상됐다고 하면서 전반적으로 4인 가족 기준 30~50만 원 정도의 생활비가 필요한데 그에 맞게 임금이 인상됐다고 했다.

전체 생활비가 대략 40배 정도 올랐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평양326전선공장의 2005년 재정공시 표를 통해 장려금, 상금을 제외한 1인당 기본생활비가 1~4만 원 가량 됨을 확인했다. 기본생활비는 국가가 정한 상한선 내에서 기업소가 자체로 책정하기 때문에 평양326전선공장만 다른 기업소에 비해 월등히 높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기준생활비도 10배 가량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북한이 지급하는 특별상금이 기본생활비의 100%인지 성과급까지 포함한 전체 생활비의 100%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성과급까지 포함한 전체 생활비를 기준으로 지급한다면 기업소마다 차이가 커서 형평성 논란이 일 수도 있기 때문에 기본생활비 기준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번에 북한 주민들은 대략 1~4만 원 가량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 2015년 2/4분기 4인 가족 기준 가계지출이 평균 400만 원 정도 된다. 북한 4인 가족 기준 전체 생활비가 40만 원 정도라면 대략 10배의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즉, 기본생활비 기준으로 특별상금이 지급됐을 때 4인 가구 기준 한국 돈으로 10~40만 원을 지급받는 셈이 된다.

한편 북한 시장의 쌀값 동향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데일리NK> 자료에 따르면 최근 1~2년 동안 쌀값이 ㎏당 4~6천 원으로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이번 특별상금으로 쌀 1㎏도 사기 힘들다는 주장은 지나치게 과장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인플레이션 같은 부작용은 없을까?

2015년 1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즉위 기념으로 공무원, 정부가 고용한 직원, 군인, 연금 수령자, 학생들에게 두 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였으며, 일부 사기업들도 직원들에게 비슷한 금액을 지급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체 노동인구 550만 명 가운데 약 300만 명이 정부에 고용돼 있으며 평균 한 달에 2400달러(약 266만 원)를 받는다. 그러나 아직까지 별다른 인플레이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의 경우 지급하는 특별상금도 훨씬 적고 화폐경제의 영역도 사우디에 비해 더 좁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더 낮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생활비의 30% 가량을 사회문화시책금(무상교육, 무상의료 등 사회주의 국가시책 경비)으로 공제하고 나머지를 노동자에게 지급하는데 그 가운데서도 일부를 현금이 아닌 현물이나 물품교환권(배급권)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화폐경제 영역은 그리 넓지 않다. 다만 생활비와 성과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화폐경제 영역 역시 과거에 비해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 평양의 생맥주집. 여름에는 생맥주 교환권도 주민들에게 지급된다. ⓒ신은미

그러나 북한에서 시장은 여전히 보조적인 경제수단이기 때문에 이번 특별상금을 “북한에 시장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고 화폐경제체제가 구축”된 징후로 보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유코리아뉴스 제휴사 NK투데이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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