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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고위급 8.25합의는 최악의 협상이었나?경실련통일협회, ‘고위급접촉 타결 이후 남북관계 전망과 과제’ 열린 좌담회 개최

남북의 대결 국면이 전쟁으로까지 비화활 수 있었던 지난 8월, 하지만 남북 고위급은 지난 8월 25일 무박 4일, 43시간의 기록적인 회담을 통해 전쟁 대신 평화와 교류를 선택했다. 8.25 합의를 앞두고 펼쳐진 긴장 국면, 8.25 합의의 의미, 향후 남북관계 전망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경실련통일협회가 열린 좌담회를 통해 짚어봤다.

   
▲ 2일 오후 서울 혜화동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경실련통일협회 주최 '고위급접촉 타결 이후, 남북관계 전망과 과제' 열린 좌담회 모습 ⓒ유코리아뉴스

“최악의 협상” vs. “확성기 개시 잘한 일”
‘고위급접촉 타결 이후 남북관계 전망과 과제’란 주제로 2일(수) 오후 3시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좌담회엔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회장,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서주석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이정철 숭실대 정외과 교수, 이혜정 중앙대 정외과 교수,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우선 남북 고위급 접촉 타결 평가에 있어서는 혹독한 비판과 후한 평가가 엇갈렸다. 김영윤 대표는 “우리 정부는 그 많은 합의의 시간을 사과를 받아내는 데 썼다. 전쟁 안하기로 하고, 교류하기로 한 것, 잘한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어떻게 하면 전쟁을 안하고 평화롭게 지내는가’이다”면서 “44시간 협상을 통한 합의 도출의 결과가 민간교류와 이산가족 상봉인데, 우리 정부의 기조가 어떻게 하루아침에 이렇게 바뀔 수 있는지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위기 속에서 뭔가 기조를 바꾸려고 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위기를 무마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정철 교수는 “전문가가 보기에 잘된 협상은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상 결과 때문에 대통령 지지율이 20%씩 뛰어오르는 걸 보면 국민들이 얼마나 절절하게 평화를 원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 과정과 결과에 대해 혹독하게 평가한 이혜정 중앙대 교수 ⓒ유코리아뉴스

이혜정 교수는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의 양쪽 협상단은 협상재량권을 전혀 갖지 못한 남북 정상의 대리 협상 혹은 기싸움이었다. 최악의 파트너였다”고 말하고, 국방부장관이 아닌 청와대 김관진 안보실장이 협상 파트너로 참석한 것을 지적하며 “협상 과정에서 기존 외교, 국방 체계가 전혀 작동을 하지 못했다. 외교, 국방이 다 사유화된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념체계에 대한민국의 안보가 달린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안찬일 소장은 “이번 합의를 통해 남북한은 서로 입장을 재확인하고 아킬레스건을 재발견했다. 그건 바로 확성기 재개”라면서 “다시 한번 확성기를 튼다면 김정은도 불러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 소장은 “북한은 10.10 축제(노동당 창건 70주년)를 위해 남북간 긴장이 필요했던 것이고, 확성기 개시라는 우리의 예상치 못한 대응이 북한의 당혹감을 불러왔다. 이번 대결과 협상의 가장 큰 성과는 북한은 우리와 물리적 게임을 할 수 없는 상대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박인휘 교수도 “북한이 가진 비대칭무기가 핵무기라고 한다면 우리가 가진 비대칭무기는 자유, 민주주의, 인간의 창의성이라고 생각한다”며 “확성기 재개가 과연 21세기에 맞는 수단인가에 대한 지적이 있지만 우리가 가진 이러한 비대칭적 수단이 효과적이기에, (확성기를 통해) 계속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8.25합의 계기로 사실상 5.24조치 무효화해야” 

이번 협상에서 5.24조치 해제를 약속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영윤 대표는 “이번 기회를 통해 5.24조치를 해제하겠다고 못박았어야 한다”며 “그것이 남북 긴장을 해소하고 민간교류와 평화를 제도화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서주석 책임연구위원도 이번 고위급접촉 합의 결과인 민간교류 활성화와 관련해 “이것은 결국 인도적 지원, 금강산관광 재개, 5.24조치 해제와 연결된다”며, “5.24조치는 입법이 아닌 정부의 행정조치였기에 5.24조치 해제 없이도 경협 및 민간교류를 재개하는 우회적 방식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철 교수도 “1980년대 아웅산 폭발사고 1년 만에 이산가족 만남을 하고 KAL기 폭발하고 6개월 만에 노태우 대통령의 7.7 특별선언이 있었는데 5.24조치는 5년이 지나도 전혀 변화가 없다”면서 “이번 고위급접촉에서 5.24조치에 대한 이면합의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한다”고 이면합의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이번 고위급 접촉 타결 결과를 계기로 다양한 교류 등이 제도화돼 5.24조치가 사실상 효력이 다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좌담회에서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맨 왼쪽)가 대북 확성기 방송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민간교류가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져야” vs. “선거 국면에서 치킨게임 재발될 것”
향후 남북 관계 전망과 관련, 김영윤 대표는 “8.25 합의는 남북 대치, 확성기 재개 등이 발생하면 언제든 휴짓장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산가족 상봉이 연중 행사(이벤트)가 아닌, 이를 통해 분단의 아픔을 느끼고 분단 극복의 방법을 모색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면서 “항구적 평화를 궁리하는 게 중요한데 우리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하나만으로 족하다고 생각한다면 국민의 마음을 잘못 읽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서주석 책임연구위원은 “군사위기의 해소와 더불어 경협 재개 조치가 이어질 경우 기존 남북 합의의 포괄적 재검토와 합의를 거쳐 전면적 남북관계 개선도 가능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군사위기 재발방지를 위한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조치로서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과 남북 장성급회담 재개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 책임연구위원은 “이번에 북한과의 어려운 협상을 이끌어냈지만 협상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우리 내부에서 준비할 게 더 많다”며 “합의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한 세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철 교수는 다양한 분야의 민간교류 활성화를 통해 5.24조치의 사실상 무력화를 언급하며 “이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의 분위기도 무르익을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10월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 정부가 주도성을 발휘해 6자회담 재개나 북미협상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오바마 대통령을 설득해야 한다”고도 했다. 남북 정상회담 필요성에 대해서는 안찬일 소장도 적극 강조했다.

반면 이혜정 교수는 “남북 체제의 적대의식이 너무 멀리 온 것 같다. 보수나 정치권에서 흡수통일에 대한 구조적 압력이 너무 거센 것 같다. 내년 총선에서도 이러한 치킨 게임 국면이 반복될 여지가 너무나 크다”고 향후 남북관계를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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