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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통일 준비 위해 목사들이 뭉쳤다는데...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북사목) 조직 정비, 본격 출범..통일 관련 설교, 성경공부 자료 제공, 통일 이후 북한모델 개발

교회의 통일 준비가 너무 미미하다는 지적이 많다. 숙제를 망각했다거나 개교회주의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교회가 통일 준비를 본격화할 수 있을까. 즉, 교회 내 누가 일어서야 하겠느냐는 것이다. 이 질문에 ‘목회자’라며 나선 이들이 있다. 바로 목사들이다. 이름하여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북사목·회장 김성원 목사)다.

북사목은 2년 전인 2010년 2월에 창립했지만 최근 조직을 정비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국내외 탈북자 신앙 교육 및 양육, 교회의 통일 준비, 북한인권 및 대북지원 방향 제시, 통일 이후 북한교회 모델 개발 등이 주 사역 내용이다. 지난 2년간은 친목을 다지는 워밍업 시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연구 활동에 돌입하는 것이다.

회원은 목사들의 모임인 만큼 아무나 될 수 없다. 목회자 중에서도 복음주의 신앙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교회와 단체 소속 목회자여야만 한다. 물론 현재 북한선교 관련 사역을 하고 있는 목회자여야 한다.
현재 정회원은 27명이다.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한꿈학교 교장 김성원 목사가 회장이고, 남서울은혜교회 통일선교위원회 소속인 김영식 목사가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이밖에 탈북자 정착기관인 하나원 내 하나교회 이승재 목사, CCC 북한선교부 대표인 이관우 목사, 여성 사역자인 박상희(나오미네집) 전도사 등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북사목은 최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 조그만 사무실을 마련했다. 사무총장 김영식(41) 목사를 사무실에서 만나 북사목 전반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 김영식 사무총장은 "전문가들이 제시한 통일 방향과 방법을 이제는 목회자들이 나서서 목회 현장에 구체적으로 적용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유코리아뉴스

-북사목, 어떤 활동을 하나?
지난해 말 북한 관련 8개 신학교 동아리 멤버들이 모였다. 완전 맨땅에 헤딩하고 있었다. 신학생들이 하는 말이 ‘일반목회는 자료가 많은데 북한이나 통일 관련 사역자료는 없다’고 한탄했다. 통일과 관련한 목회자료를 모으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우선 매달 한번 분과장 모임을 한다(북사목은 분과 형태의 연구 모임이 주 사역이다. 8개 분과는 각각 탈북민 신앙교육, 탈북민 교육, 탈북민 취업, 대북지원, 인권, 해외사역, 기도와 연합, 차세대 등이다). 분과모임 자료를 바탕으로 전반기와 후반기 각 한번씩 목회자와 사역자 대상 세미나도 연다. 한 달에 한번 교회 방문, 격월로 현장 방문도 실시할 예정이다.

-누가 회원이 될 수 있나?
정회원은 준회원으로 들어와서 3개월이 지나야 될 수 있다. 물론 북한 사역을 하고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다. 회원 중에는 담임목사도 있다. 그 교회는 북한선교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 교회다. 본회의 목적에 동의하면서 모임에만 참여하고 싶다면 얼마든 준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 앞으로 탈북민 목회자들도 영입하려고 한다.

-교회가 하고 있는 사역이 많다보니 통일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 부교역자나 실무 사역자들이 상담을 많이 해온다. 실컷 설명해 주고 취지에 공감해서 돌아가지만 담임목사가 ‘노’ 하면 말짱 꽝이 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결국 목회자가 변하지 않고서는 교회의 통일 준비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지금까지 통일은 전문가들만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의 이론이나 방향 제시를 실제 목회 현장에서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예를 들어 대북 지원의 경우 그동안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가 주로 맡아왔다. 이에 대해서도 교회가 방법을 찾고 협력할 수 있는 모델을 발굴할 것이다. 차세대분과의 경우 북한선교에 대해 소명을 받은 평신도들이 많은데 담임목사가 그 길을 제대로 열어주지 못한다면 담임목사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다. 평신도들이 소명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방향과 길을 열어주는 게 담임목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왜 교회가 통일 준비에 나서야 하나?
나도 교회에서 통일 관련 사역을 하면서 통일방안을 준비하고 제시하는 게 교회의 업무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통일 방안 제시는 정부의 일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사회단체는 사회단체대로 교회는 교회대로 각자 역할이 있는 것이다. 탈북한 성도들에게 자꾸 통일을 얘기하니까 교회 본연의 사역에서 벗어나는 걸 경험했다. 교회의 핵심은 결국 목회다. 통일도 목회의 영역을 벗어나서는 안된다. 교회가 할 수 있는 통일 사역은 탈북자들이 복음을 접하게 하고, 이들이 고향에 돌아가서 하나님 나라 위해 쓰임받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있다. 하나님이 역사의 주관자라는 바탕에서 교회가 할 수 있는 통일이 있다. 이 바탕이 없이 교회가 자꾸 통일을 얘기하면 복음은 쏙 빠지고 일반인들이 하는 통일과 다름없는 것이 된다. 그것은 바로 에베소서 1장 10절 말씀(“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 하심이라”)이다. 이게 답이 될 것이다. 기독교가 말하는 통일은 예수 안에서의 구속, 즉 온 지구와 우주의 통일이다. 죄로 말미암아 우리는 분단을 경험한 사람이기에 눈앞의 분단을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교회가 이 같은 통일을 경험했다면 이산과 분단을 그대로 놔둬서는 안되는 것이다. 세계선교는 강조하면서 북한선교를 내버려두는 것은 말이 안된다. 교회 안에서 얼마든지 통일과 관련된 설교나 성경공부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 탈북민이 2만5000여명이다. 한번도 보지 못했던 북한 현지인이 우리 앞에 왔고, 그 중 많은 수가 교회로 나온 것은 하나님이 주신 기회다. 이들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데 그걸 제대로 안하면 어떻게 통일 후에 복음을 전하겠나. 이걸 임상하는 게 교회의 중요한 통일 준비다.

   
▲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북사목) 소속 목회자들이 연구 모임을 하고 있다. ⓒ북사목

-목회자들이 통일 준비하겠다고 나선 것은 처음인가?
그런 셈이다. 기독교북한선교회도 있고, 북한교회세우기연합도 있지만 각 분야별 사역을 하던 목회자들이 뜻을 모은 것은 처음이다.

-같은 목회자들이라도 통일과 관련한 의견이 다를 수밖에 없을 텐데?
처음에는 그런 것도 없지 않았지만 2년 동안 계속 만나다보니 서로 수용하게 되었다. 물론 이 문제는 지금도 진행중이다. 지금까지 모임 내에서 싸움 없이 잘 지내왔던 만큼 앞으로도 그런 염려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통일과 관련한 목회자 설교자료나 성경공부 자료도 제공하나?
그렇다. 회원들이 올해 내에 통일 관련 설교 다섯 편씩만 내도 훌륭한 설교 샘플들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본다. 1년에 분기별로 한번씩이라도 북한선교주간을 정해서 설교를 제공해 볼까 한다. 성경공부 자료집도 급선무다. 지금 자료를 모으고 있다.

-어떻게 북한선교에 뛰어들게 됐나?
2004년에 경남대 북한대학원(북한대학원대학교 전신)에 입학한 게 계기가 됐다. 그때 석사학위 논문 주제가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개신교 프로그램이었다. 학교에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관심을 갖게 됐다. 탈북민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많은 것들을 깨닫고 고치게 됐다. 탈북민에 대해 난민법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도 타당성이 있지만 나는 중국이 북한을 형제국가로 생각하는 이상 효과가 없다고 생각했다. 국제사회가 강대국 논리로 흐르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교회가 이들 탈북민들을 품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 같은 생각은 석사 논문 쓰면서 수많은 탈북자들을 인터뷰하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왜 탈북민인가?
난 반공을 절대적으로 찬성한다. 지금도 제대로 된 반공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동구권이 무너지고 북한이 저렇게 된 데 대해 아이들에게 바르게 가르쳐줘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반공교육의 한계가 있다. 그것은 북한 체제뿐만 아니라 북한 사람까지도 반공으로 다 몰아버린다는 것이다. 탈북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 땅 탈북민들을 포용할 수 있는 역량이 대한민국에 있는가. 나는 없다고 생각한다. 탈북 성도들로부터 차별 얘기를 들어보니 눈물이 나더라.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남한 사람들이 탈북민들을 적극 품어야 한다. 이들과 부대끼고 대화하는 것이 곧 통일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고 통일 준비다. 난 통일의 대안세력은 두 갈래라고 생각한다. 남한 사회를 경험한 탈북민, 남한 사회에서 탈북민을 경험한 남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통일 후 북한에 가서 가교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남한 내 탈북자들은 북한 사람들에게 남한 사람에 대한 오해를 잠식시킬 수 있는 가장 정직한 답변이다. 이걸 경험하고 있는 게 바로 남한 교회다. 이걸 목회자인 내가 어떻게 놓칠 수 있겠나.

내 부모님은 다 북한 출신이다. 아버지는 평안북도 정주, 어머니는 황해도 해주 출신이다. 부모님도 6.25 때 탈북한 분들이다. 목사가 성경을 보면서 아버지의 한이나 이산가족의 한을 가지고 있으면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이 어떻게 와닿겠나. 탈북자와 대화해보면 남한 사람과 별로 다를 바 없다. 다 비슷비슷하다. 그런데도 자꾸 남북 갈등, 진보-보수 갈등이 부추겨지는 게 안타깝다.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었던 영호남이라는 말이 없어지니까 언제부턴가 진보, 보수가 등장했다. 지역갈등이 있을 때는 이념 갈등이 덜했는데 지역갈등이 없어지니까 오히려 통일 얘기가 더 어려워졌다. 안타깝다.

*북사목 전화: 02-3482-7107

김성원 기자  op_kim@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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