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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기쁜 날

새벽 김관진 실장의 합의문 발표를 보면서 밤잠을 설치니 피곤기가 몰려옵니다. 그러나 잘 된 일이기에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이렇게 합의문이 성사될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어제 저녁에 통일부 출입기자로부터 “합의문 도출은 어렵다는 게 통일부 분위기”라는 소식을 듣고 반은 체념한 상태였습니다. 저의 예측은 완전히 틀렸습니다.

이번 남북 협상에 대해서는 참으로 할 말도 많고 연구할 것도 많습니다. 지뢰 사건 이후 박근혜 정부의 위기관리에 대해 많이 질타했지만 결과가 좋으니 이제는 덮어줄 때도 된 것 같습니다. 모든 관계자들과 일선의 장병들에 대해서도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남북 분단의 장구한 역사는 수없는 파란으로 점철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평화공존의 길로 한 걸음씩 전진하는 도도한 흐름은 막을 수 없다고 봅니다. 서로 적대시하는 대결정책의 피로증이 고조된 남과 북은 평화로운 생존과 번영 요구를 거부하기 어렵습니다. 변화하는 국제정세를 통찰하고 새로운 시대로 가기 위한 마지막 열차에 몸을 실은 것입니다. 이 합의문 하나로 모든 게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지만 좋은 출발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렇게 북한을 잡아먹을 것같이 으르렁대며 ‘3일 전쟁’이니 ‘7일 전쟁’이니 하면서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하여 굴복시키려던 냉전주의자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동안 북한을 갈아 마실 것처럼 적대시하다가 다른 한편으로는 합의문을 성사시킨 박근혜 대통령을 치켜세우려다 보니 종편은 논조가 꼬여버렸습니다. 합의문 제6항에 남북 민간교류를 활성화한다고 했는데, 이건 5.24조치를 이미 무력화하는 선언입니다. 그런데 방송은 아직도 “5.24조치 해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으니 이것도 대결정책의 논리가 붕괴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2002년에 제2연평해전 직후 북한이 유감을 표명하자 “이게 무슨 사과냐”며 물어뜯던 <조선일보>도 이번 북한의 유감 표명에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김대중이 하면 역적이라더니 박근혜가 하니까 되레 잘했다고 하네요. 이런 ‘변심(?)’, 환영합니다. 진즉에 이랬어야지요.

   
 

한편으로는 화가 납니다. 이렇게 합의하면 될 일을,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생존의 현장에서 쫓겨나 난민수용소 같은 낯설은 공간으로 피난을 가야 했던 그 무수한 민초들의 고통. 이걸 왜 겪어야 했습니까? 얼마든지 피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 말이죠. 이제 그런 모든 상처가 아물기를 기원합니다. 병사들은 부모 형제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김종대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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