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과연 북한이 진짜 쐈을까요?

어느 페친이 필자에게 띄운 질문이다. 이 글로 답변을 대신한다.

"과연 북한이 진짜 쐈을까?" 이번 북한의 도발에 대해 이런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다. 근거는 북한이 쏜 포탄 소리를 정작 경기도 연천 인근의 주민들이 전혀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 어제(20일) 오후 3시 5분과 4시 12분 북한이 두 차례에 걸쳐 로켓포와 야포 등으로 도발했다는 게 합동참모본부 측의 주장이다.

북한은 과연 진짜 쐈을까? 답은 진짜 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상황은 북한이 도발을 했느냐 아니냐, 북한이 도발을 할 것이냐 안할 것이냐보다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리 측의 대응이 어떻느냐는 것이다.

도발이 확전으로 이어지느냐 여부는 북한이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다. 막강한 한미연합군과 수십 배 이상의 경제력을 가진 남한이 쥐고 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리의 대응에 따라 확전으로 갈 수도 있고 도발이 계기가 되어 극적인 대화와 화해의 무드가 조성될 수도 있다. 물론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도권을 쥘 수 있지 않느냐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북핵은 대미 협상용이 아닌 남한 공격용으로서는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하다. 북한의 핵공격은 곧 북한의 멸망을 자초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재래식 무기를 통한 대남 공격도 동일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도발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어떤가. 이번 북한의 포격 도발은 우발적인 일이 아니다. 짧게는 지난 4일 북한의 지뢰 도발 이후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개시(이것은 심리戰으로 명백한 전쟁행위에 속한다. 이밖에 심리전엔 라디오 방송, 삐라도 포함된다) 그리고 그에 따른 북한의 몇 차례 위협이라는 맥락 속에 발생한 것이다. 물론 더 길게는 북한에 대한 대화 대신 압박정책을 유지해온 때문이고, 더욱 본질적인 것은 1950년 발생한 한국전쟁이 완전히 종결되지 않은 때문이다.

일단 긴 역사적 맥락은 접어두고, 이번 사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 북한은 20일 도발 직후 북한은 김양건 대남 비서 명의의 전통문에서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대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번 도발이 확전으로 치닫는 걸 원치 않는다는 뜻을 명백히 한 것이다. 물론 최전방 부대에는 ‘준전시 상태’를 선포했다. 이 역시 기존 위기 때마다 해오던 ‘전군 준전시 상태’와는 비교될 만큼 신중한 태도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태도에는 대화의 모습이나 확전의 의지가 없다는 메시지가 보이지 않는다. 진돗개 하나, 단호한 대응, 추가 도발 예상 등의 전투적이고 방어적인 자세밖에는. 이렇게 해서 북한이 만일 22일 오후 5시 이후 추가 도발이 발생할 경우 우리 측의 대응 사격이 있을 것이고, 그것이 몇 차례 반복되다가 국지전 또는 전면전이 되는 것이다.

우리 국민 중에 북한과의 전쟁을 원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그건 북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안그래도 먹고살기가 힘든 지경에 전쟁까지 치른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설사 한미 군 당국이 북한의 정세가 불안하다고 판단하고 확전을 통한 조기 사태 수습을 노린다면 오히려 사태를 더 꼬이게 만들 뿐이다. 미국이 해결사로 나섰던 이라크, 중동에서 지금도 분쟁이 끊이질 않는 사태가 그걸 증명하지 않는가.

적과 전쟁을 할 때도 뒤로는 대화의 통로를 열어놓는 법이다. 더군다나 북한은 (물론 국방부는 주적으로 적시하고 있지만) 함께 화해하고 연합해 새로운 코리아를 열어가야 할 반쪽이다. 이들과 또 다시 전쟁을 치른다는 건 70년 묵은 분단의 생채기를 다시 현재화하는 일이고, 다시는 화해와 통일을 꺼내기 어렵게 만드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우리 정부는 이번 사태 수습을 위해서라도 북한 당국자와의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그 대화를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계속된 남북 경색 국면을 근본적으로 타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 하나만으로도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와는 다른 치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한반도는 지금 두 사람의 선택에 따라서 평화의 행복의 터전이 되느냐 20세기 초처럼 강대국의 멋잇감이 되느냐 갈림길에 서 있다. ⓒ유코리아뉴스

남한은 지금 경제를 비롯한 사회 거의 모든 영역에서 활력을 잃었다. 돌파구가 없다. 북한 역시 3대 독재 세습과 강경정책으로 인한 내부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남북이 서로 닫힌 문을 열고 막힌 길을 뚫을 때 남북 공히 활력을 되찾게 될 거라는 데 대해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반대도 더욱 명심해야 한다. 국지전이든 전면전이든 남북이 대결을 벌일 경우 헌법 재해석을 통해 안그래도 호시탐탐 한반도 진출을 엿보고 있는 일본에게 명분을 깔아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에 대해 우리 국방부는 우리의 승낙 없이는 일본이 못온다고 했지만 막상 유사시가 되면 전시작전권을 가진 미국이 어떠한 조치와 행동을 취할지 알 수 없고, 거기에 대해 우리가 발언할 여지가 그다지 많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는 여지없이 20세기 초의 풍전등화 상황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자, 남북이 화해와 통일을 통해 돌파구를 열 것인가. 아니면 대결을 통해 자멸 혹은 공멸할 것인가. 광복 70년, 분단 70년이라는 역사적인 이 해에 우린 또 다시 역사적 선택 앞에 섰다. 그 선택의 가장 큰 무게추가 김정은 위원장과 박근혜 대통령, 그 중에서도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게 무겁게 주어져 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