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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부,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중단하고 비공식 접촉 시작할 때”윤영관 서울대 교수, 온라인 웹진 최근 칼럼에서 지적

최근 이란과의 핵협상 타결, 쿠바와의 수교로 적에게 잇따라 손을 내밀고 있는 오바마 정부가 북한에 대해서도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압박이나 ‘전략적 인내’ 같은 정책이 오히려 북한을 중무장하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윤영관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가 전략적 인내 중단과 북한과의 비공식 접촉을 오바마 정부에게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윤 교수는 글로벌 이슈에 대한 정치 지도자들, 전문가들의 다양한 관점을 게재하고 있는 온라인 웹진 <Project Syndicate>에 지난 13일 게재한 ‘불량국가와의 화해(Rapprochements with Rogue States)' 제목의 글에서 “‘악의 축’ 즉, 이라크, 이란, 북한에 대해 미국이 취했던 차이를 살펴보면 상당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이라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그의 강경파 보좌관들은 무력이나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로만 테러리즘이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막을 수 있다고 믿었고 그래서 2002년 3월 이라크를 침공했지만 결과는 10년 넘게 지속된 전쟁상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이라크 정부,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의 발흥으로 연결되었다”고 지적했다.

이란에 대해서는 “당시 온건파 정치인인 모하마드 카타미 대통령은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포기시킬 수 있을 합리적 제안을 내놓았지만 부시 대통령 팀은 제재와 군사위협으로 이란을 압박하는 선택을 했다”면서 “그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카타미 대통령 후임으로 2005년 취임하면서 협상을 통한 해결 가능성은 사라져버렸다. 결국 2013년 새로운 온건파 대통령인 하산 로우하니가 취임하면서 협상을 통한 해결에 대한 희망이 되살아났고 다행히 오바마 대통령은 그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근 협상타결로, 그동안 미국 영향력의 쇠퇴를 주장하던 사람들은 다시한번 생각해봐야만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부시 대통령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 윤 교수는 “(부시 대통령은)1994년 북한 핵 활동의 동결과 흑연감속로의 점진적 해체를 목표로 미북간에 체결된 제네바합의는 ‘순진한’ 클린턴 정부에 의해 행해진 ‘유화 정책’의 결과물에 불과한 것으로 간주했다”며 “부시 행정부는 강경정책을 선호했고 2003년 시작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남북한을 포함하는 6자 회담을 통해 북한을 압박했다. 공식적으로 선언되지는 않았지만 당시 미국의 핵심 정책결정자들은 북한의 레짐 체인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했다.

이후 부시 행정부는 2006년 북한을 다루는 방식을 바꾸어 실질적 협상을 시작했고 2007년 5차 6자 회담에서 2.13합의를 이끌어냈지만 검증절차에 대한 북한의 거부로 실행될 수 없었다. 이후 2009년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지목한 ‘불량국가들’과의 화해를 추진했고 북한 비핵화의 실현을 희망했다. 하지만 북한은 그 희망대로 따라와주지 않았다.

이 같은 맥락을 소개하며 윤 교수는 “안타깝게도 북한은 그때 이후 최소한 세 번에 걸쳐 미국을 배신했다”며 2009년 5월 2차 핵실험, 2012년 인공위성 발사, 2013년 2월 3차 핵실험 강행 등을 꼽았다. 이후 미국 본토에 대한 북한 당국의 ‘불바다’ 발언 등 번번한 위협이 있었고, 더 이상 낙관론이 설 자리는 없어져 버렸다는 게 윤 교수의 관점이다.

그러면서 윤 교수는 이렇게 묻고 있다. 2002년 ‘악의 축’ 세 국가의 과거 행적이 미국 정책결정자들에게 말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윤 교수는 “‘레짐의 변화’(regime change)보다는 정책 변화(policy change)를 추구하는 것이 더 합당한 접근법”이라고 강조한다.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의 레짐을 바꾸긴 했지만 엄청난 비용을 지불했고 지금도 지불하고 있다. 반대로 이란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목표는 온건했고 비핵화에만 초점을 맞추었고, 최근 핵협상 타결에서 보듯 그 결실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접근법도 이미 답이 나와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취하고 있는 ‘전략적 인내’가 결과적으로 ‘레짐 체인지’ 전략을 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본 윤 교수는 “설사 그 전략이 성공한다고 해도 대혼란과 폭력적일 수 있는 붕괴 시나리오의 비용이 놀랄 만큼 클 수 있다”며 “바로 이러한 거대 비용의 두려움이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문제에 대해 소극적 태도를 취하게 만들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에서도 지적했듯 오바마 행정부는 집권 초기 북한과의 화해를 희망했지만 북한은 핵실험과 인공위성 발사로 그 희망을 실망으로 바꿔놨다. 북한에 대한 엄청난 불신을 가진 미국 정부로서는 북한과의 협상에 나서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윤 교수도 이같은 미국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인내’의 비참한 결과를 언급한 것이다.

시간 끌기가 미국에게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윤 교수는 “(기다리고만 있는 사이에) 북한은 계속 핵무기 숫자를 늘려나가고 있으며, 장거리미사일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며 “북한은 미국의 직접적인 안보위협이 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이 북한의 핵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제한적인 목표’를 설정해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제한적인 목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제공되는 경제적 조치를 의미한다. 윤 교수는 “리비아가 2003년 12월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올해 이란협상이 가능했던 것도 모두 이러한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 윤영관 서울대 교수

윤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은 최근 상당히 시장경제화 되었다”며 “실제로 2000년대 초 북한의 가구당 수입의 80% 정도가 시장활동으로부터 나오는 비공식 수입이었다. 지금 김정은 레짐은 시장의 힘이 되돌이킬 수 없이 팽창하는 덕택에 갈수록 중국과 비슷해져가고 있다. 이는 분명히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핵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비용과 이득을 계산하는 맥락(context)을 바꾸게 만들 것”이라고 봤다. 따라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김정은 위원장이 핵 프로그램의 손익계산을 바꾸도록 하는 그 같은 과정을 촉진시켜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그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최선의 방책은 ‘전략적 인내’를 중단하고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한 대북 비공식 접촉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북한과 같은 불안정한 레짐을 상대로 할 때는 인내가 결코 미덕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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