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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게 뭐지?

전방에서 북한의 지뢰도발 사건이 터진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그간 우리의 상식으로 보았던 모습과 사뭇 다릅니다. 박 대통령은 12일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들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우리는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다. 동시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고 평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과거에 박 대통령이 말했던 “가차 없는 응징”, "정치적 고려 없는 현장에서 종결", “원칙 있는 접근”이라는 단어가 다 어디로 간 것이죠? “도발 원점 타격”이나 “지휘세력 궤멸”을 전매특허로 하던 김관진 안보실장도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아무런 행보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뢰 사건이 벌어진 이튿날(5일) 경원선 남쪽 철도연결 기공식에 참석하여 의미 있는 축사를 했습니다. 다음은 축사에서 나온 말들입니다.
“경원선을 다시 연결시키는 것은 한반도의 아픈 역사를 치유하고 복원해 통일과 희망의 미래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2015년 8월5일 오늘은 우리 모두가 평화통일을 반드시 이루고, 실질적인 통일준비로 나가고자 했던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다.”
“더 나아가 경원선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통해 우리 경제의 재도약과 민족사의 대전환을 이루는 철길이 될 것이다.”

지뢰 사건 이튿날 박 대통령은 사건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은 채 이렇게 아름다운 말만 쏟아냈다는 게 정말로 이상합니다. 작금의 한반도 상황을 보면 북한은 우리 정부에 대한 기대를 아예 접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은 거의 보이질 않고 더 큰 무력충돌만 없으면 다행입니다. 남북 고위급회담 역시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연일 박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말하고 있습니다.

영국 외교부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북한의 지뢰 도발을 규탄하는 듯 하면서도 한편으로 대화를 강조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안 되는 대화를 왜 자꾸 말하는 걸까요? 대화가 안 되는 건 북한 탓도 있지만 북한에 대한 혐오감에서 대화를 할 수 없었던 우리에게도 원인이 있습니다. 즉 정부가 원하는 대로 된 것입니다. 게다가 이 정부에는 북한을 잘 알고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도 없습니다. 북한을 아는 사람 자체를 찾아보기 어려운 정부에서 생뚱맞게 무슨 대화를 한다는 것인지 아리송합니다. 자격과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이게 저의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습니다. 이제껏 입만 열면 안보와 국가수호를 강조하던 대통령은 어디로 간 것인지, 정말 모를 일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어떤 사정이 있는 걸까요? 도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

   
 

박 대통령이 뒤늦게 철이 든 건지, 아니면 과거에 보수우익 일변도로 걸어왔던 정치 인생에 대한 반성인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너무 늦었습니다. 우리는 박 대통령 재임 기간에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걸 기대하는 것보다 더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라는 게 현명할 것입니다. 만나서 화해할 수 없는 남과 북이라면, 상대방의 굴욕을 요구하는 대화라면 만나지 않는 것이 더 낫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때 남북 비밀접촉이 4차례 진행되었지만 더 큰 불신으로 귀결되지 않았습니까? 대화를 한다고 만나서 상대방에게 모멸감을 주니까 더 큰 적대감으로 되돌아오지 않았습니까? 철학과 비전이 준비되어 있고, 장기적 안목에서 인내심을 갖고 풀어야 하는 게 남북관계인데 단기적인 성과 쌓기를 위해 덤벼들었다가 망신당하는 수가 있습니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김종대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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