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남북관계
지뢰에 무너진 박근혜 정부의 위기관리

지난 토요일 오후쯤으로 기억됩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예비역 대령이 저에게 전화가 와서 “전방의 지뢰 사고가 아무리 보아도 이상하다”는 겁니다. 북한의 지뢰가 분명한 데 정부는 “폭우에 유실된 지뢰”이며 “북한과의 관련성은 낮은 사고”라고 언론에 말하는 게 이상하다는 겁니다. 이 예비역 장교는 해당 부대의 여러 사정을 설명하며 “우리 지뢰일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대꾸하기를 “북한 지뢰가 맞다면 정부가 저렇게 태평한 게 말이 되느냐, 호들갑을 떨어도 보통 호들갑을 떨지 않을텐데”라며 의문을 표시했지요. 그리고 주말에 김광진 의원이 “북한 지뢰라는 제보를 받았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면서 사태는 급반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제(10일) 국방부는 난 데 없이 “북한 지뢰로 밝혀졌다”며 북한에 대북 심리전을 재개하는 조치를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참 이상한 일입니다. 최초 지뢰 사고가 발생한 8월 4일로부터 6일이 지난 시점에서야 북한의 지뢰 도발이라고 말하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느린 대응, 이건 무얼 말하는 걸까요? 전방 지뢰가 북한제라는 걸 밝혀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해당 부대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일인지도 모릅니다. 북한이 관련된 대공 용의점이 있는 사안이라면 당장 해당부대는 비상을 걸어야 합니다. 합참의 위기조치반도 소집되었어야 합니다. 군의 모든 정보와 작전의 핵심은 적시성(適時性)입니다. 도발이 확실하다면 바로 응징작전이나 대응작전이 이루어졌어야 합니다. 그런데 6일이 지나도록 가만있다가, 그것도 일부 예비역들과 국회의원이 말하는 동안에도 국방부는 아무런 대응 작전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와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DMZ 주도권 장악 작전을 실시한다?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이게 실효성이 있습니까? 게다가 야당은 왜 이 중대한 문제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는 걸까요?

   
 

사태를 정확히 규명해야 합니다. 여러 예비역들의 의견을 참고해 볼 때 북한 지뢰는 맞는 것 같습니다. 한반도 평화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북한의 파렴치한 도발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전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였다면 해당부대가 국방부에 올린 최초 보고 내용은 무엇이었으며, 청와대 국가안보실에는 언제 어떤 내용으로 보고하였는지 상세히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국방장관이 북한제라는 판단을 한 시점은 언제인지도 확실히 밝혀야 합니다. 통상 이런 일이 벌어지면 군 지휘부의 대응이 상세히 기사화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것도 없습니다. 또 대통령은 7시간 동안 사라졌던 걸까요? 그날 합참의장은 천안함 사건 때처럼 또 외부 행사하고 술을 먹었던 걸까요? 도대체 작전의 책임자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밝혀야 할 것 아닙니까? 북한이 쳐들어 와도 이렇게 대응할겁니까?

그동안 입으로만 국가 안보를 외치고 정보기관이 민간인 사찰에나 몰입하고 있으니 국가 위기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될 리가 없습니다. 이건 보통 심각한 사태가 아닙니다. 국내 정치에는 그리도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없는 간첩 잡는다고 호들갑 떨더니 이번에는 왜 늦었습니까? 

   
 

민간인이 오히려 국방부보다 사태를 먼저 파악하고 말했다는 걸 무얼 의미하는 겁니까? 확실히 밝혀야 합니다. 어물정 그냥 넘어갈 생각이라면 이번 기회에 확실히 버릇을 고쳐 놓아야 합니다. 정말 이 정부 못 믿겠습니다. 불안해서 어디 살겠습니까?

김종대 / 디펜스 21 플러스 편집장 

김종대  jdkim2010@naver.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