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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방위 산업 세계화, 저주인가 축복인가?

한국의 방위 산업은 한국이 처한 특수한 안보 상황 속에서 자체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큰 부담을 안고 있다. 방위 산업역량 강화를 둘러싼 논쟁은 한국의 독자적 전투기 생산 문제를 중심에 두면서 투자비용과 방위역량 강화 사이의 균형 문제를 제기했다.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교의 마크 드보어 교수는 지난 13일 “한국의 방위 산업 세계화, 저주인가 축복인가?”를 주제로 열린 37회 EAF 세미나에서 일부 국가들의 첨단 전투기 생산 역사를 분석하고, 전투기 생산을 위해 넘어야 할 도전 과제, 시장 진입을 위한 세 가지 전략, 성공의 장애 요인들, 그리고 방위 산업 세계화가 현 상황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다뤘다.

   
▲ 지난 13일 동아시아재단이 주최한 “한국의 방위 산업 세계화, 저주인가 축복인가?”를 주제의 37회 EAF 세미나

지금까지 전투기 생산에 성공한 국가들은 미국, 영국, 구 소련 연방, 프랑스, 스웨덴 등이다. 하지만 전투기 개발은 방위산업 분야에서 핵잠수함 다음으로 어려운 최대 난제 중 하나로 남아 있다. 과거에 첨단 전투기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 성공 사례가 드물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중국과 한국을 제외한 20개 국가 중 19개 국가가 전투기 시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를 맛봤다. 주목해야 할 점은 대부분의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들이 전투기 개발 자체에 실패했다기보다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수준 이하의 전투기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는 점이다.

마크 드보어 박사는 또한 전투기 시장 진입의 세 가지 전략을 소개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비(非) 제트기와 같은 선행 산업을 통해 프로젝트에 우선 착수한 뒤 해외의 설계 및 프로젝트 관리 지원 체계를 추후 도입하는 방식을 취한다. 두 번째 전략으로는 고등훈련기나 지상공격기 같은 좀 더 용이한 수준의 선행산업을 통해 전투기 개발 능력을 축적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해외에서 설계한 항공기를 생산한 뒤 해당 설계를 국내기술과 접목해서 발전시키는 전략이 있다.

이러한 시도들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첫째, 대부분의 국가들은 독자적 전투기 생산과 비용 대비 비효율성이 상충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더구나, 정교한 전투기 생산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인해 많은 예산이 필요한데, 이는 시간이 경과하면서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전투기 부속품 시스템은 주로 세계적인 업체들을 통해 공급되기 때문에 독자적 전투기 생산 능력을 보유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점들은 한국의 경우에도 그대로 해당되는 바, 한국정부에 의한 초기 투자액이 고성능 항공기의 연구 개발에 충분한가의 우려다. 특히, 그러한 항공기의 미래 해외 수출 전망을 통해 비용 대비 효율성을 결정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현재 항공기 개발에 있어 인도네시아와 파트너십 관계에 있는데, 미국이 과연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의 전투기 개발을 수용할 것인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드보어 박사는 또한 방위 산업 세계화가 전투기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는지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디지털 방식의 공급망 관리를 통해 작은 국가들이 세계적인 기반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항공기 개발의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공학 기술의 외주가 가능해졌고 설계 및 개발 과정을 국제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작은 국가들이 특정 우주항공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게 되면서 점진적 기술혁신이 증대되고 있고, 개별 주문에 맞춘 제품 제작이 가능해지면서 생산 공정이 유연해지고 있다.

   
▲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교의 마크 드보어 교수

결론적으로, 한국형 전투기 생산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전투기 개발이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굉장히 힘든 과정이 될 것이다. 전투기 생산을 위한 투자가 장기적으로는 독자적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는 성과를 낼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군사적 효율성과 효과성 면에서 일부 희생을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딜레마에 직면한 정부는 국가적 우선순위들을 신중히 고려한 후 균형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기사 작성: 이혜인 (동아시아재단 인턴)

*이 글은 동아시아재단 홈페이지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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