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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한국 법조인을 향한 한 청년의 무한도전기美 듀크대 로스쿨 재학 박희정씨 '나는 꿈을 실험한다' 출간

젊은이 속에는 변화와 도전의 DNA가 자리하고 있다. 내일의 꿈을 위해 도서관을 지키는 이나, 국내가 좁다며 해외로 박차고 나아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DNA로 모든 난관을 뚫을 수는 없다. 몇 번 시도하다가 안되면 포기하고 마는 게 이 DNA가 가진 약점이다.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가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 박희정씨.

박희정(34)씨. 건국대 법학과를 졸업한 박씨는 영국 런던정경대(LSE),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 로스쿨을 두루 거쳤다. 졸업한 게 아니다. 한 학기만 다니고 중도 포기한 것이다. 재정과 건강 때문이었다. 박씨는 지난해 다시 미국 듀크대 로스쿨에 입학했다. 학교는 바뀌었지만 건강과 재정 문제는 여전한 것 같다. 얼핏 봐서는 그의 DNA 역시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최근 박씨가 필자에게 보내온 메일은 이렇게 되어 있다. “이번 책이 많이 팔려서 밀린 학비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벌써 학교는 2학기 중간고사를 끝냈는데, 저는 2학기 수강신청 등록도 안된 상태에서 2학기 시험까지 봤으니 3월 말까지는 꼭 학비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이번의 책 출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서 꼭 해결하고 싶습니다.”

필자가 박씨를 처음 만난 것은 3년 전 일간지 기자로 있을 때다. 그가 거주하는 곳은 서울 삼성동이었다. ‘아무리 고시촌이라고 해도 동네가 동네인 만큼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찾아갔다. 고시촌 내부는 사진기자가 사진을 찍기 곤란할 정도로 좁았지만 그래도 깨끗한 인상이었다. 더군다나 모범생처럼 곱상하게 생긴 박씨의 이미지에서 가난의 흔적을 찾기는 어려웠다.

당시 기사 내용은 영국 정경대, 오스트리아 빈대학 등 세계 유수의 로스쿨 합격통지서를 받고도 등록금 때문에 학교 선정을 미뤘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로부터 얼마 후 박씨는 LSE로 떠난다고 했다.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몇 개월 후 다시 연락이 왔다. 한국이라는 것이다. 얼마 후 박씨는 다시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고 했다. ‘이젠 제대로 가는가 보다’ 했다. 그런데 또 몇 개월 후 박씨가 한국에 왔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 친구 한군데 잘 정착하지 못하는 성격 아니야?’ 이런 의심까지 했을 정도다. 그 이유가 건강과 재정 때문이었음은 그의 책 ‘나는 꿈을 실험한다’(문예춘추사)를 읽고 뒤늦게야 알았다.

그는 학업을 포기할 수  없었던 상황을 책 서문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또 학비와 방값, 생활비가 부족해 한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응급실에 실려가며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버텼는데 참 처절하고 부끄러웠습니다. 똑같은 실수를 두 번 한다는 것은 정말 치욕이었습니다.”

   
▲ 박희정씨의 신간 '나는 꿈을 실험한다'(문예춘추사) 표지

그렇다면 건강도 따라주지 않고, 돈도 없는데 박씨는 왜 무모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걸까. 그는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나에게 있어서 믿음이라는 것은 희망이고 꿈이다. 어릴 적 시골에서 고추농사 벼농사 하던 내가 서울에서 공부하는 것을 꿈꿀 수 있었던 것과, 가진 것 없고 머리 나쁜 내가 세계를 무대로 평화 변호사로 활동하는 그림을 그리는 희망이 바로 내가 말하는 믿음인 것이다. 이 믿음이라는 것은 나를 어디에든 있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시골에 있는 내가 서울에 있게끔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이 믿음이라는 것이며, 서울의 단칸방 비좁은 고시원에 있던 내가 세계를 무대로 영국과 미국 전세계를 오가게 하는 것이 바로 이 믿음이라는 것이다.”

그는 빈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안동의 면 소재지에서도 한참 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시골이었다. 학교를 다닐 때도 먹을 걸 걱정해야 했다. 학비와 방값, 먹을 것, 입을 것 등 항상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는 처지였다. 그의 표현대로 ‘부모님으로부터 어떤 도움을 바라기는커녕 어떻게 하면 부모님을 도울 수 있을까’ 걱정해야 했다. 가진 게 전무했다. 의지할 것이라곤 하나님밖에 없었다. 그래서 기도는 일상이 됐다. 특히 새벽기도는 그에게 꿈과 활력을 주는 최고의 시간이다. 믿음과 기도가 그가 가진 유일한 자산이었다.

포기하고 싶은 때?

왜 없었겠는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어떻게 포기를 안할 수 있었을까. 기도 때문이다. 박씨는 “물고기가 물을 벗어나 살 수 없는 것처럼 나는 하나님을 벗어나 살 수가 없다”고 고백한다. 약하고 가진 게 없으니 무릎꿇고 기도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길을 헤쳐나가게 하셨던 것이다. 그것이 지금까지 서른 네 해 박희정씨의 삶이 되었던 것이다.
그의 책 ‘나는 꿈을 실험한다’에는 ‘통일한국에 기여하는 법조인’의 꿈을 향한 그의 무한도전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지금 그의 삶을 지켜봐온 숱한 지인들이 다시 도전 앞에 맞닥뜨린 박씨를 응원하고 있다.

김동호(높은뜻연합선교회) 목사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옛날 실력을 발휘해서 오늘 책 한 권 팔려고 글을 올린다”며 “희정씨의 친한 친구로부터 희정씨가 등록금을 내지 못해 학교에서 쫓겨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밝혔다. 이날 김 목사는 “높은뜻교회 교인들에게도 이번 주일 팔아보겠다”며 “한 2000권 정도 책을 팔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제안했다. 그의 페이스북엔 ‘책을 구입하기 위해 송금했다’는 댓글만 100개가 넘게 달렸다. 박씨의 소식이 궁금하다.

김성원 기자  op_kim@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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