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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한반도 평화평통기연 ‘평화 칼럼’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이라는 요란한 구호가 한참이지만 정작 한반도는 통일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70년 동안 분단되었는데도 아직 분단극복은 요원해 보이기만 하다. 6.15 공동선언 15주년이라는 떠들썩한 주장도 소리없이 사그라지고 말았다. 남북 공동행사는 무산되었고 6.15 정신마저 무기력해 보인다. 광복 70주년, 6.15 15주년의 한반도는 통일 대신 분단이 심화되어 보이고 화해와 협력 대신 대결과 갈등이 더 커 보인다.

2015년 한반도는 총체적으로 평화가 실종되고 있다. 북핵 상황의 악화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남과 북은 상대를 군사적 능력으로 제압하려는 군비경쟁에만 매달리고 있다. 북한은 핵물질과 핵무기의 지속적 증대와 함께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를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한국도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와 킬 체인뿐 아니라 사드 배치 논란 등 군사적 우월성으로 북의 위협을 막을 수 있다는 군사 만능주의에 빠져들고 있다. 북의 SLBM과 남의 THAAD가 작금의 한반도 군비경쟁의 현주소이다.

서해가 첨예한 대치와 대결의 바다가 된 지는 이미 오래다. 평화와 협력의 바다는 사라진 지 오래고 그 자리에 이젠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전운만 맴돌고 있다. 최전방 섬들은 요새화되었고 남북의 군대는 증강되었다. NLL을 둘러싸고 남북은 잔뜩 당겨진 고무줄처럼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군사적 긴장과 대치에 더하여 남북관계는 정치적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오기와 신경전의 기싸움만 지속되고 있다.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대신 불신하고 미워할 뿐이다. 남이 제안한 것은 북이 무시하고 북이 제의한 것은 남이 거부한다. 금년 초 오갔던 대화 제의는 이제 말뿐인 게 되어버렸다. 당연히 대화와 협력은 설 땅이 없다. 남북관계에서도 평화는 실종되어 있고 그 자리엔 상호 적대와 미움이 자리잡고 있다. 남은 북을 의심하고 지긋지긋해하고 북 역시 남을 미워하고 기분나빠한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고조와 남북관계의 정치적 대결이 지속심화되는 조건에서 동북아는 더더욱 갈등과 대결의 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이 중국을 견제하는 재균형 전략임은 중국이 잘 알고 있고 중국의 신형대국관계 역시 미국의 헤게모니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중국식 발언임은 미국이 잘 알고 있다.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와 적극적 평화주의가 작금의 동북아 갈등에 편승해서 미국과의 군사적 일체화를 진전시키고 전쟁수행이 가능한 보통국가로 발돋움하려는 국가전략인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동북아 각국의 갈등지향적 구도에 가장 큰 구실이 되는 게 바로 북핵이고 북한문제이며 지금 한반도의 긴장과 대립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반도 평화의 실종과 남북관계의 정치적 대결이 동북아 갈등구조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힘으로 맞부딪치는 남북관계가 정치군사적 대결의 심화로 이어지고 전쟁 가능성과 군사적 긴장고조로 진행될 때 한반도 평화가 실종되고 위협받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한반도 평화의 실종은 결국 동북아 긴장과 대결에 기여하고 우리 내부의 적대와 갈등을 증폭시키는 데도 기여한다. 이제라도 평화의 절박성과 정당성을 고양하고 주장해야 한다. 언제부턴가 사라져버린 평화의 담론을 다시 복구해내야 한다. 군비경쟁 대신 군사회담을 강조해야 하고 군사주의와 안보담론 대신 평화주의와 대화협상의 우월성을 주장해야 한다. 남북 상호간 적대와 기싸움 대신 상호 존중과 이해의 정신을 확산해야 한다. 광복 70주년과 6.15 15주년에 다시금 한반도의 평화를 일깨워야 할 때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의 첫 출발은 화해협력의 남북관계일 수밖에 없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정치학)

김근식  kimo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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